[기획]①사드보복 장기화, 위기의 자동차..안개속 탈출구는 없나?
[기획]①사드보복 장기화, 위기의 자동차..안개속 탈출구는 없나?
  • 김보연 기자
  • 승인 2017.09.05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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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가 4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7 모스크바 국제상용차 전시회에서 수출 전략형 중소형 트럭 HD36L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사드배치로 인한 중국의 사드보복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직격탄을 맞은 한국의 자동차 산업은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자동차는 올해 8월 자동차 판매량이 6% 감소한 총 33만 6625대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국내 판매는 29.6% 증가한 것이나, 해외판매는 10.8% 감소한 수치다.

현대차는 해외 시장에서 국내공장 수출 4만8660대, 해외공장 판매 23만3405대 등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 감소한 총 28만2065대를 판매했고, 해외 공장 판매는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로 인한 중국 판매 감소와 노조 파업으로 인한 수출 물량 생산 차질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차의 올 상반기 중국 판매량을 볼때 30만1000대로 작년 동기 대비 53만3000대보다 22만2000대, 42.4%나 줄어든 상태다. 이는 2011년 36만3000대 이후 반기 실적 기준 최저치다.


사드보복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는 하반기에도 부정적인 대외변수들로 인해 쉽지 않은 영업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아차도 상황은 마찬가지. 상반기 경영실적이 매출액 26조4223억원(전년 동기 대비 2.5%↓) 영업이익 7868억원(44.0%↓) 경상이익 1조2851억원(39.0%↓) 당기순이익 1조1550억원(34.8%↓) 등으로 실적 하락을 면치 못했다.

중국에서만 글로벌 전체 판매 감소분 11만 2천여대를 훌쩍 뛰어넘는 11만 8천여대가 감소해 중국의 사드 보복 직격탄을 피해가지 못한 것이다.

이처럼 한국 완성차 업계는 중국 사드보복 직격탄을 제대로 맞으면서 모처럼 경기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껏 기지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사드로 인한 중국 내 소비심리 악화가 심화되는 속도가 당초의 우려보다 빨리 찾아온 수요 악화로 이어져 2분기 세전이익 부진 우려를 키울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장기적으로 중국 시장 회복이 실적개선을 이루는데 근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까지 중국의 사드보복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전망은 불확실하다.

또 최근 북미시장에서의 경쟁도 치열해져 시장 상황이 우호적이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미국의 역성장 우려 속에서 승용차 부문이 부진하고 일본이 신차전략을 강화하고 있어 상대적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기도 하다. 또, 한-미 FTA 불확실성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GM은 렌터카회사 등에 대한 대량판매와 소매 판매등 분야에서 모두 호조세를 나타내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고, 4개월 연속 판매실적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일본의 도요타 역시 3개월 연속 판매실적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는 것에 반해 현대기아차등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북미시장에서 세단 시장의 판매 감소세 지속과 기존 중형 SUV 라인업을 포함한 모델 노후화에 따라 판매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대당 인센티브(가격할인폭)는 업계 평균치 보다 증가해 경쟁심화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최근 세단 시장 침체에 따른 판매실적 회복 지연으로 재고가 늘면서 이를 축소하기 위한 인센티브 상승세가 가파른 편이다. (미래에셋대우 분석) 기아차 역시 지속적인 재고조정에도 불구하고 상품성 개선효과가 크지 않아 구모델에 대한 인센티브 상승폭이 여전히 큰 편으로 대체적으로 부정적 전망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더해 기아차의 통상임금 판결도 리스크를 더하고 있다.

지난 8월 31일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에서 법원이 노조의 손을 들어주면서 노조 측이 요구한 정기상여금과 중식비, 일비 가운데 정기상여금과 중식비를 통상임금으로 인정해 2011년 소송 제기 근로자들에게 원금 3126억원, 지연이자 1097억원 등 총 4223억원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아차 사측이 항소할 것으로 보여지나 사측의 입장에서는 악조건임에 틀림없다.

이처럼 대내외적인 악조건 속에서 한국 완성차 업계는 그 어느때보다 높은 위기감에 쌓여 있다.

이대로 탈출구는 없는 것일까.

중국시장의 부진이 이어지고는 있으나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이루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7월에는 재고 축소를 위해 생산량을 낮게 조정하면서, 8월부터 정상 가동으로 회복해 모든 해외 공장이 전월 대비 증산한 것으로 나타난 점은 희소식이다.

또, 신한금융투자의 업황 전망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의 경우 G70, 기아차는 쏘렌토 F/L 출시로 하반기 내수 시장 점유율이 견조해 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재고 소진으로 판매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뉴스도 들려온다. 내수 판매에서도 출시 1년 이내인 신차 비중이 높은 현대차(28% vs 기아차 19%)가 선호되고 있어 흐름이 좋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2018년부터 보다 경쟁력 있는 세단 신차 라인업이 보강되고, 소형급 SUV 라인업 추가 등 점진적인 상품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고, 전기차, 친환경차 등 신차 개발이 어느 정도 가시화되면 현재의 침체된 수출시장에서 다소 숨통이 트여질 것으로 예상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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