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제일모직과 합병과정에도 최순실 개입? 국민연금 수천억 손실 불구 '찬성표'
삼성, 제일모직과 합병과정에도 최순실 개입? 국민연금 수천억 손실 불구 '찬성표'
  • 안민재 기자
  • 승인 2016.11.2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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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형표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 사진:국민연금 제공

[데일리경제]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에서 국정농단의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가 개입되었는지 여부를 밝히기 위해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중인 검찰은 합병과정에서 주요 주주 지위에 있던 국민연금이 삼성에 힘을 실어준 배경을 두고 최순실씨와의 연결고리가 있는지, 부당한 윗선의 지시가 있었는지 찾고 있다.

검찰은 24일 오전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문 전 장관은  삼성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큰 손실이 날 것을 알면서도 합병안에 찬성표를 던지도록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앞서 검찰은 23일 강남 논현동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와 삼성 서초사옥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여 관련 자료를 수거해왔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지배구조를 둘러싼 잡음이 일면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반대의사를 밝힘에 따라 합병에 제동이 걸렸다. 당시 엘리엇은 합병비율이 삼성물산의 주식가치를 저평가해 손해를 입는다는 점을 들어 주주 설득에 나섰고, 삼성물산 지분 1조 2000억 내외, 제일모직 지분 1조 1800억 내외를 보유하고 있던 국민연금의 선택이 초미의 관심사였다.

결국 국민연금은 삼성의 손을 들어줬고, 합병은 가결됐다. 결과적으로 현재 시점에서 합병에 따른 국민연금의 손실은 수천억대에 이를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산하고 있다.

검찰이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최순실씨와 정유라씨에 대한 삼성의 크고 작은 각종 특혜 및 적극적인 지원 이유에 대해 의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씨의 개입으로 국민연금의 지원을 등에 업고 합병을 무난하게 성사시킨 것에 대한 보은이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이 작용하고 있다.

합병 당시 삼성 이재용 부회장은 자문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합병에 찬성표를 던진 국민연금의 결정으로 지배구조를 공고히 하게 됐다.

삼성은 주지하다시피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미르재단 및 K스포츠재단등에 주도적으로 나서 계열사등을 통해 수백억원의 지원금을 기부했다. 나아가 재단을 거치지 않고 최 씨 모녀의 독일 회사인 비덱스포츠에 35억원을, 장시호 씨 측에는 16억원을 별도로 지원했으며, 장기적인 정유라 승마 지원 프로젝트를 세웠다는 의혹도 받을 정도로 최씨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합병이 성사된 지난해 7월이후 두 달 뒤인 9월경 35억원이 건네졌다는 점에서 최순실 씨가 청와대를 통해 국민연금을 움직였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검찰은 이같은 연결고리에 주목하고 삼성과 최씨, 청와대의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에 출두하기에 앞서 문 전 장관은 문 이사장은 청와대 지시나 삼성의 연락을 받고 국민연금에 합병찬성을 종용했는지에 대해 부인하고 합병과정에 적절하지 않은 것은 없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물산은 검찰 조사에 즈음해 제일모직과의 합병 관련 자료 폐기에 나섰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JTBC 뉴스룸은 지난 23일 "삼성물산이 직원들에게 "금일 정보보호 자가활동 관련해 대량문서 폐기룸 운영을 한다"며 직원들에게 폐기할 것을 구두로 지시하고 서명까지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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