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건축 5년 만에 최대 폭락
서울 재건축 5년 만에 최대 폭락
  • 데일리경제
  • 승인 2008.10.24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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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재건축 5년 만에 최대 폭락

[데일리경제]정부가 부동산경기 회복을 위해 갖가지 정책을 내놓지만 시장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지난 21일 일시적 2주택자들과 처분조건부 대출자들을 위해 기존 주택 처분 시한을 2년으로 늘렸지만 매물을 다시 거둬들이는 등의 반응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서울 재건축 단지는 5년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며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는 정부의 수박 겉 핥기 식 대책에 부동산시장은 실망 매물만 쌓여가고 있으며, 집값은 바닥이 어딘지 모른 채 계속해서 곤두박질 치고 있다.

-지역별 아파트값, 최대 하락폭 저마다 ‘갱신’
-서울 집값 3년 4개월 만에 낙폭 최고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10월 4주 전국 지역별 아파트값은 ‘~년 만에 최대 하락폭’이라는 기록을 저마다 세우며 일제히 마이너스변동률을 기록했다. 가계 주거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에도 불구하고 전국 아파트값은 -0.32%의 변동률을 기록하며 지난 2005년 6월 이후 최대 하락폭을 나타냈다. 서울 집값 역시 3년 4개월 만에 -0.57%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신도시는 한 주 만에 -0.40%가 뒷걸음질 치면서 2000년 12월 이후 가장 많이 하락한 날로 기록됐고, 경기도 역시 지난주에 이어 마이너스변동률(-0.22%)을 이었다. 그동안 나홀로 강세를 보였던 인천도 이번주 2005년 8월 이후 가장 큰 낙폭(-0.15%)을 기록했다.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재건축 단지들이 끌어내렸다. 서울 재건축 단지는 한 주 만에 무려 -2.72%가 떨어지며 5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특히 송파구(-7.12%)를 비롯한 강남구(-2.66%), 서초구(-0.94%) 등 강남권 단지들의 하락세가 두드러졌고, 도봉구(-2.91%), 동작구(-2.36%), 강동구(-1.83) 순으로 약세를 이었다.

송파구에서는 가락동 시영아파트가 한 주 동안 평균 8,000만 원 가량 집값이 떨어지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이 단지는 재건축 사업으로 이주만을 남겨놓은 상태였지만 추가부담금이 터무니 없이 높게 책정돼 지난 7월 이후 사업이 전면 중단된 상황이다. 가락동 D공인 대표는 “임대주택 비율과 소형면적 의무비율, 초과이익환수 등의 온갖 규제에다 추가부담금만 최소 2억 원 이상 내야 하기 때문에 사업을 진행하기가 어렵다”며 “이러한 규제를 풀어주지 않는 한 거래 활성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강남구에서는 개포동 주공단지들이 일제히 급락했다. 정부의 경기 활성화 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 수요자들이 매수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S공인 대표는 “추석 이후 매수자 없이 매물들만 쌓여가면서 집값이 급속도로 하락하고 있다”며 “한 달 사이 면적별로 1억 원 이상씩 집값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서초구 역시 거래가 중단된 지 오래다. 정부정책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정작 수요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지 못하는 대책의 연속이라며 일대 중개업자들은 입을 모았다.

서울 구별로는 강동구(-0.87%), 노원구(-0.36%), 도봉구(-0.18%), 강북구(-0.15%) 등 이른바 상반기 블루칩으로 자리매김했던 ‘강북권’을 중심으로 하락폭이 컸다.

노원구에서는 중계동과 상계동 일대 아파트들이 맥을 못 췄다. 일부 집주인들은 일시적 2주택자 처분시한이 2년으로 연장된다는 언급에 급하게 내놨던 급매물을 들어놓고는 있지만 이자부담을 견디지 못한 집주인들이 가격을 낮춰서라도 매도를 원해 하한가가 조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중계동 중계그린 72㎡(22평형)는 2억 5,500만 원에서 2억 3,500만 원으로 2,000만 원이 떨어졌고, 월계동 미륭 69㎡(21평형)는 2,250만 원이 하락한 2억 6,500만 원에 매매가가 새롭게 형성됐다.

강북구와 도봉구 역시 약세를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올해 들어 집값이 가장 많이 올랐던 지난 4월과 비교해 평균 2,000만~3,000만 원 가량 떨어졌다. 아파트값이 약세를 보이자 시세를 묻는 전화는 끊임없지만 정작 거래로까지 성사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중개업자들은 말했다.

한편, 서울 권역별로는 강남권이 -1.21%가 떨어졌고, 비강남권 역시 약세(-0.20%)를 면치 못했다. 유형별로는 일반아파트와 주상복합단지가 각각 -0.19%, -0.05%씩 밀려났다.

-신도시 2000년 12월 이후 가장 많이 떨어져
-인천, 연수구·부평구·남동구 모두 거래부진


이번주 신도시는 전 지역이 우울한 한 주였다. 산본(-0.67%)은 중대형, 중소형을 불문하고 전 면적에 걸쳐 약세를 보였고, 분당(-0.52%), 평촌(-0.50%), 일산(-0.12%), 중동(-0.05%) 순으로 매매가 하락대열에 합류했다.

경기도는 안양시가 -1.02%의 변동률을 나타내며 가장 많이 떨어졌다. 특히 호계동 일대 아파트값 낙폭이 컸는데, D공인 대표는 “이 일대는 지난달을 시작으로 매수세가 부쩍 줄었다”며 “대출 이자 부담으로 매도인들이 호가를 낮추는 탓에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의왕시(-0.53%)는 오전동 일대 단지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66~99㎡(20~30평형)대를 중심으로 꾸준히 거래가 이뤄지고 있지만 수요자들이 급매물만 찾아 집값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 이밖에 성남시가 -0.42%로 하락세가 이어졌고, 용인시(-0.42%), 파주시(-0.29%), 고양시(-0.29%), 화성시(-0.28%) 순으로 집계됐다.

한 달 만에 ‘나홀로 상승’이라는 명예를 내려놓은 인천은 그동안 집값 상승세의 주역이었던 연수구(-0.80%), 부평구(-0.25%), 남동구(-0.02%) 일대 아파트들이 줄줄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자 아파트 밀집지역인 이곳 거래가 중단되면서 거래부진으로 접어든 것이다. 반면, 도심재생사업이 진행 중인 중구(0.58%)를 비롯한 서구(0.13%), 동구(0.10%), 남구(0.06%)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대조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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