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의 독일 이야기] ‘유학(留學)’
[지명의 독일 이야기] ‘유학(留學)’
  • 지명
  • 승인 2016.08.17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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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베를린 장벽 한 조각에 독일로 유학을 결심하다

1991년 10월 군대 만기 제대를 앞둔 어느날, 독일에 거주하던 누님이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는 소식과 함께 작은 소포에 장벽 돌조각을 보내주셨다. 돌이켜보면 그때 그 장벽 조각 하나가 나의 인생을 바꾸어 놓는 계기가 되었다.

독일로 유학을 가기로 했다. 외국의 학술·기술·문화 등을 공부하기 위해 교육기관이나 연구기관 등에서 교육을 받거나 연구 활동에 종사하는 것에 관심을 가져 왔는데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통일 독일에서 학문을 이어가고 싶었다.

 

당시만 해도 유학생들이 그리 많지 않은 시절 이었고 대부분 유학생들은 미국을 선호하던 시절이었다. 독일에는 문과 보다는 이공계 학생들과 예능계(음악,미술) 학생들이 거의 대부분 이었다. 당시만 해도 독일은 마르크(Mark)화를 썼었고 환율은 1마르크에 약 550원 정도였다.

 

1993년 12월 독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독일어 공부를 거의 하지 않은 채 무작정 떠났다. 당시는 중국 상공을 지나지 못했던 때여서 서울을 출발한 비행기는 동해를 날아 소련을 통과해 유럽으로 향했다. 비행시간 16시간. 20대 초반에 패기 하나만으로 도착한 독일의 베를린(Berlin)은 나에게 적지 않은 충격 이었다. 8시쯤 도착했는데 적막하고 추운 도시에 모든 상점은 문이 닫혀 있었고 서울 생활에 익숙했던 나는 아주 많이 당황했다. 나를 더욱 당황 시킨 것은 화물이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오지 않아 여행 가방이 아직 도착하지 않은 것이었다. 손짓 발짓 바디랭귀지로 결국 다음날 받은 가방은 어머님이 몰래 넣어주신 김치 폭발 사건으로 이어져서 파란 봉투에 “정체 모를 냄새가 진동하는 물건” 이라는 표와 함께 배송되었다.

독일 베를린의 첫날은 그렇게 지나가고 있었다.

유학이라는 것. 그날부터 나는 유학생 이었고 모든 유학생이 그러하듯 쩐과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독일의 물가는 이상적이다. 먹고 사는 것에 필요한 것들은 아주 저렴하지만 안해도 되는 것들은 상상보다 비싸다. 정말 검소한 독일인(거의 대부분)들의 생활이 물가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은 물과 맥주 가격이 거의 비슷한 수준 이라는 것. 베를린은 물에서 석회 성분이 나오기 때문에 수돗물을 마시지 못해 정수를 하거나 사서 마실 수밖에 없다. 당시 맥주가 500ml 한 캔에 약 1마르크(550원)정도였다.

 

많은 사람들이 공부를 하는 동안 한번쯤 다른 나라로의 유학을 꿈꾼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물론 형편에 따라 좌지우지 될 수도 있지만 내 생각은 용기도 큰 몫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나라에서의 삶에 대한 두려움. 물론 나는 두려움이 즐거움으로 바뀌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진 않았다. 당시 거의 대부분 독일 유학생들은 한 달에 1,200~2,000마르크면 모든 유학비가 해결되었다. 당시 환율로 66~110만원 정도였다. 미국 유학생이 한 달에 쓰는 비용과는 엄청난 차이였고, 게다가 학비 포함이다.

당시 독일은 한 학기 등록금은 없었고, 학생회비란 명목으로 한 학기에 약 60마르크(3만3천원정도)를 내면 그걸로 학생 이었다. 물론 학생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선 의무적으로 건강보험을 들어야 한다. 이것이 한 달에 약 100마르크였고, 제일 비싸게 느껴진 것 이었다. 물론 추후 설명을 하겠지만 절대 비싼 것이 아니라고 느끼기엔 3개월이면 충분했지만 말이다.

 

유럽의 대표선수 독일로!

 

요즘 여러 나라로 유학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독일로의 유학을 추천하려고 한다. 아니 조금 더 나아가 배움의 다양성을 느끼고 싶은 후학들에게 권하고 싶다. 독일로 유학을 한번쯤 고려해 보라고 말이다.

이유는 요즘 대한민국의 대학을 다니기 위하여 한 달에 드는 학비 포함 생활비 및 기숙사비를 합하면 얼마나 될까? 한 취업 포털 사이트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평균적으로 약 60만원이 한 달 생활비라고 조사가 되었다. 사람마다 사는 곳이나 소비 습관이 다르기 때문에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대다수의 대학생들이 36만원 정도를 기준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기숙사비 약 30여만원, 2015년 기준 연간 평균 등록금이 국립대 418만원 사립대 734만원 이다. 월 평균 1백만원 이상 쓰고 있다는 결론이다. 물론 체감은 더 높을지 모르겠다. 또한 물가 자체가 많이 올랐고 유로(EURO)화로 바뀐지 오래 되었으니 이 또한 많이 다르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독일에 있는 후배들에게 듣는 현재 생활비는 예전의 생활비와 그리 많이 차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요즘에도 월 110만원이면 생활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 정도면 한번 추천해 봐도 비용 적으로는 괜찮지 않을까?

■ 지명은 누구?

-서울고 40회졸

-TU Berlin Gebäudetechnik (베를린공대 건축설비학) 수료

-TU Berlin 총동문회 총무

-(현) Design SALLIGO 및 SALLIGO furniture COO(Chief Operating Officer)

[■편집자 주]'지명의 독일 이야기'는 독일에서 대학을 다니고 비즈니스를 하면서 느낀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독일에 대한 제반 정보를 제시해주고 있다. 독일 유학이나 생활, 비즈니스 정보를 구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저자의 칼럼 집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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