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3만달러 벽 높다 "원화약세, 글로벌 경기부진등으로 소득 감소"
국민소득 3만달러 벽 높다 "원화약세, 글로벌 경기부진등으로 소득 감소"
  • 배원숙 기자
  • 승인 2016.03.2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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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0년째 3만달러대의 벽을 넘지 못한채 주춤하고 있는 것이다.


1인당 국민소득은 국민들의 평균적인 생활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연간 3만달러를 넘어서야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것으로 여겨지나,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은 2만 7340달러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이에 당분간 3만달러 벽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06년 처음으로 1인당 2만달러를 넘어선 이래 10년째 3만달러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5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대비 2.6% 성장에 그쳤다. 올해도 상황은 좋지 않다. 1분기(1~3월) 경기지표들이 부진하게 나오면서 벌써부터 경제성장률 3%대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경기 부진, 중국 경제 후퇴, 저유가등이 겹치면서 경기회복세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경제상황과, 원화약세에 따른 수출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월 수출(잠정)은 364억17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2.2% 감소하면서 2009년 2월(-18.5%)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2월 소비와 서비스업 생산 등 모두 전월대비 마이너스를 나타내며 내수경기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이 1988년 2만달러에 돌파한 이후 4년 만에 3만달러를 넘어서고, 스위스(2년), 스웨덴(4년), 독일·덴마크(6년) 등이 3만달러 달성에 6년 안팎이 소요된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더딘 셈이다.


그나마 꾸준히 상승세를 그려왔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부침을 겪었던 지난 2009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서기까지 했다.


김진성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거시분석실장은 "국민소득이 상승하려면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속도보다 소득이 더 많이 늘고 기본적으로 경제성장률이 더 뒷받침돼야 한다"며 "3만달러를 달성하려면 지금과 같은 저물가 상황과 디플레이션 우려에서 벗어나야 한다. 전체적으로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 이상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 교수는 "한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이 쇠락하고 있기 때문에 3만달러로 진입하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이라며 "생산성 위주의 성장전략이 있지 않는 한 (3만달러대에) 어쩌면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국민소득을 좌우하는 원화가치도 약세가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에도 원·달러 환율이 연평균 7.4% 상승하면서 국민소득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국민소득은 달러화로 환산되기 때문에 원화가치 하락은 곧 국민소득 하락으로 연결된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고된 상황에서 올해도 원화가치는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005~2018년중 3.0~3.2% 로 금융위기 이전인 4.8~5.2%보다 최대 2%p 떨어졌다. 앞으로 글로벌 경기침체와 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으로 저성장 고착화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환율 상승이 경상 성장보다 크게 나타났다"며 "올해도 원화 가치가 많이 떨어져있기 때문에 2만7000달러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선태 KB금융경영연구소 거시분석실장은 "환율이 원화강세로 간다면 3만달러 도달 시기가 조금 빨라질 수 있지만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측면에서는 시기가 앞당겨지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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