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금리동결 "글로벌 금융 불확실성 크다"..인상시기 불투명
미 연준 금리동결 "글로벌 금융 불확실성 크다"..인상시기 불투명
  • 안민재 기자
  • 승인 2016.03.17 15: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미국 시중금리 추이. 자료:블룸버그, IBK투자증권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회의에서 시장의 예상대로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나섰다.

옐런 의장은 "기준금리 인상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면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미국경제가 완만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나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 움직임이 지속적인 위험을 주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금융시장의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늦추는 방향에서 정책을 펴고 있다는 점과, 부진한 금융시장이나 글로벌 경기를 좀 더 고려해 판단하겠다는 의중으로 읽혀진다.

대외 불안요인에 대한 시각은 최대한 포괄적으로 제시하는 한편으로, 미국 경제의 회복과 관련해서는 최대한 낙관적인 인상을 주려는 모습도 엿보였다.

반면, 4월 금리인상 논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3월 FOMC회의에서는 매파로 분류되는 조지위원이 금리인상 필요성 제기가 있었으나 결국 0.25%~0.50%의 현 금리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시장은 당초 글로벌 경기 침체등을 이유로 미국 금리인상이 6월 이후로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고, 결국 FOMC는 이를 확인시켜줬다.

지난 12월 FOMC에 비해 중간값 기준으로 올해 GDP 성장률 전망은 2.4%에서 2.2%로 낮춰졌으며, 물가 전망치 역시 1.6%에서 1.2%로 하향 조정되었다. 물론 실업률은 4.7%로 여전히 안정적인 수준을 기대하고 있지만 성장과 물가에 대한 기존 입장은 일단 한발 후퇴한 것이다.

연준이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0.25∼0.5%로 올린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금리인상 속도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바 있다.

최근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이 미국과는 정반대로 마이너스금리를 도입하면서 유럽 및 글로벌 경제상황이 본격적인 회복기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준 점도 미국의 나홀로 금리인상 움직임에 제동을 건 것으로 보인다.

16일(이하 현지시간) 연준이 발표한 통화정책회의 및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발언들을 보면 이런 비판을 잠재우고 연준이 시장을 무시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주고자 다각도로 노력했을 엿볼 수 있다. FOMC의 코멘트는 이상보다 현실을 택한 것이다.

FOMC에서 미국 경제에 대해 소비와 주택시장은 견조하지만, 설비투자와 순수출이 약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여기에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2%대에 안착할 지 여부에 대해서도 좀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언급하고 있는 것이 반증이다.

하나증권 소재용 연구원은 "ECB의 완화적 행보 등으로 미국의 금리인상 명분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나 고용증가에도 불구하고 임금이 잘 늘어나고 있지 않다는 옐런 의장의 지적을 생각해 보면 미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번 금리 동결의 주된 이유라고 여겨진다."고 밝혔다.

그는 "물가의 상승과 유가의 반등으로 제조업 지표의 개선이 뒤따를 여지가 있어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비교적 높게 본다."면서도 "글로벌 경제의 체력적인 한계로 인해 잘해야 0.75%에서 미국 금리인상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FOMC의 이날 회의 결과 성명에서 주요 쟁점은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의 위험성 여부"를 지적한 것으로 지난 1월 FOMC 성명과 비교했을 때 글로벌 경제 상황, 중국 경제 우려, 저유가등 불확실한 변수인 대외 요인을 '위험 요인'이라고 지칭하며 적극적으로 거론한 점이다.

이번 성명에서 연준은 17명의 FOMC 참가자들이 제시하는 앞으로의 기준금리 예상치, 즉 '점도표'를 통해 연준 내부에서 올해 2번가량의 금리 인상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는 지난해 12월 금리인상 때 제시한 약 4번에 비하면 상당히 후퇴한 것으로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정책 방향이 누그러진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금리동결 결정은 시장의 예상과 부합해 불안감을 크게 줄이는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대목이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의 이런 입장에 대해 시장의 불안감을 크게 줄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옐런은 미국이 여타 선진국에 비해 고용면에서 성과를 냈고 미국이 몇달동안 대외 충격에 직면했을때 매우 강한 복원력을 보여줬다고 해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큰 줄기는 이어갈 것이라는 점을 내비쳤다.

FOMC 위원들의 '점도표'에서도  올해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없었고, 대표적인 매파로 분류되는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장은 0.25%포인트의 인상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연준은 기존보다 더 조심스러운 입장을 유지했고 점도표나 경제전망 수치, 성명서를 감안하면 지난 1월에 비해 완화적으로 변화한 것만은 사실이다. 미 연준의 이번 정책결정에 대해 IBK투자 김지나 연구원은 "경제전망 하향 수치에 비해 성명서와 옐런 의장의 기자회견, 점도표 등이 더 완화적이었던 주된 이유로는 최근 미국 내 경기보다는 언제 다시 불거질 지 모르는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과 ECB와 BOJ 등 타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 등에 무게를두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2월 인상 당시보다 미국 지표는 좋아졌을지 모르지만, 미국 외 주요국은 오히려 경기 둔화가 우려되는 국면이기 때문에 상대적인 긴축을 통해 달러 강세를 조절할 필요가 있었을 것으로 내다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