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난색 "통화가치 하락""단기부양 의미없어"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난색 "통화가치 하락""단기부양 의미없어"
  • 이원섭 기자
  • 승인 2016.03.10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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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데 이어 유럽중앙은행마저 마이너스 금리를 들고 나오면서 경기부양에 나서고 있는 것과는 달리,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9개월째 동결했다.

한국은행 금융 통화위원회는 10일 기준금리를 지난달에 이어 1.5% 돌결하는데 그쳤다. 경기상황이 지난달에 비해 특별한 변화가 없었다는 점과 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금통위원수도 한명으로 지난달과 마찬가지였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동결 배경으로 밝힌 내용은 지난달과 대동소이하다. 이전에 제시했던 내용과 거의 일치한다. 미국경제가 일시적 부진에서 벗어나 완만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에 반해 유로지역의 회복세는 다소 약화되고 중국 등 신흥시장국의 성장세는 계속 둔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완만하나마 회복세를 이어가겠지만 중국 등 신흥시장국의 금융‧경제 상황, 국제유가 움직임,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국내 경제에서 볼때 수출 감소세는 여전히 진행중이고, 소비 등 내수 회복세 역시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경제주체들의 심리도 부진하는 등 경기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고용 면에서는 취업자수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고용률이 전년동월대비 상승하고 실업률은 하락하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앞으로 내수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대외 경제여건 등에 비추어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의 말마따나 경제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 동결 카드로 언제까지 버틸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금리인하에 주저하고 있는 한은이 일본이나 유럽등의 선제적인 공격성 카드를 빼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수출이 감소추세에 있고, 실물경제가 부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원화 가치를 절하시키는 방법으로 국내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는 등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었으나, 결국 동결조치됐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를 망설이는 데에는 나름 이유가 있다. 단기적인 심리 개선 효과는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볼때 막대한 가계부채등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견해다. 미국의 금리인상 여부와 유럽, 일본, 중국등 출구전략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구조적인 문제 해결보다 단기 부양에 그칠 경우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클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또 섣부른 금리 인하는 원화가치 폭락사태를 야기할 수 있다. 원화가치가 안그래도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인하가 단행되면 자칫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를 이탈할 가능성이 커진다. 굳이 금리를 내리지 않더라도 통화가치는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선제적 금리인하는 현재로서는 필요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반면, 중국경제가 이미 성장률을 제고할 정도로 성장부진에 빠져있고, 저유가 상황이 개선되지 않거나, 신흥국 경제위기등 대외적 변수가 급변할 경우 자칫 금리인하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인하가 득보다 실이 더 클 수 있다"는 신중론을 견지하고 있는 이주열 한은총재는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이 '충분히' 완화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하여 금리인하에 여전히 난색을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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