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기업간 채용 양극화 악화
올 하반기, 기업간 채용 양극화 악화
  • 데일리경제
  • 승인 2008.09.0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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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기업간 채용 양극화 악화

[데일리경제]유가(油價)를 비롯한 물가상승이 지속되고 소비심리도 위축되는 등 경제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 하반기 채용시장도 밝지 않을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특히 기업 규모에 따라 극심한 채용 양극화가 나타날 전망이다.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060300)(www.incruit.com 대표 이광석)는 8월 7일부터 22일까지 상장사(공기업 제외)를 대상으로 실시한 ‘2008 하반기 채용계획 조사’ 결과를 1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정규직 4년제 대졸 신입사원 채용에 대해 상장기업 채용담당자와의 일대일 전화면접을 통해 이루어졌다.
 
Part 1. 채용 나서는 비율 45.6%로 절반 안 돼, 6년 來 최저치
 
- 인크루트 하반기 조사 이래 최저치 기록
- 채용실시 비율, 대기업(69.9%)〉중견기업(45.6%)〉중소기업(29.5%)

올 하반기에는 상장사 중 채용에 나서는 기업이 전체의 절반도 안될 전망이다.
 
조사에 응한 596개사 중 올 하반기 채용에 나설 계획인 기업은 272개사, 45.6%에 머물렀다. 채용을 하지 않을 것이란 기업은 34.7%(207개사)에 이르렀고,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는 곳도 19.6%(117개사)로 많았다.
 
통상 하반기가 채용이 가장 활발한 시기임을 감안하면 그만큼 하반기 전체 채용시장이 좋지 않다는 뜻이다.
 
실제 채용에 나서는 기업 비율(45.6%)은 인크루트가 상장사를 대상으로 하반기 채용전망 조사를 실시한 2003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6년 간의 조사결과 중 최저치.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서는 채용 기업 비율이 무려 11.5%포인트가 줄었고, 최근 들어 가장 낮았던 2006년과 비교해서도 4.1%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기업규모별로 속을 들여다보면 상황이 더 심각했는데, 작은 기업일수록 사정이 더 나빴다.
 
대기업은 69.9%가 채용을 실시할 것으로 나타나 채용 기업이 유일하게 절반을 넘었다. 채용을 하지 않는 곳은 14.1%. 채용미정인 곳은 16.0%였다.
 
중견기업은 채용을 실시하는 비율이 45.6%로 뚝 떨어졌다. 채용하지 않는다는 곳은 30.1%로 대기업의 두 배에 육박했다. 24.3%는 아직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었다.
 
중소기업은 채용을 실시한다는 기업이 3분의 1도 되지 않았다. 29.5%만이 채용을 실시할 것이라고 답한 것. 되레 채용을 하지 않는다는 곳이 52.6%로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 미정인 곳은 17.9%. 10개 중 7개사가 채용을 하지 않거나 주저하고 있다는 것. 대기업과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결국 중견·중소기업이 채용문을 닫고 있는 것이다.
 
Part 2. 기업간 ‘빈익빈 부익부 채용’ 뚜렷
 
- 전체 채용규모, 전년대비 2.1% 감소
- 대기업 전년대비 2.7%↑ VS 중견 10.8%↓, 중기 36.0%↓

그럼 하반기 채용규모는 지난해와 비교해 어떨까.
 
채용계획을 확정한 기업(479개사)들이 올 하반기 뽑는 인원은 총 1만 8천 474명. 지난해 같은 기업들이 1만 8천 861명을 채용한 것과 비교해 2.1% 감소한 수치다.
 
채용에 나서는 기업이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것에 비하면 우려와 달리 채용 감소폭은 놀랄 만한 수준은 아니다.
 
그런데 역시 안을 들여다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중견·중소기업들이 큰 폭으로 채용을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이 이를 떠안은 덕분에 채용 감소폭이 2.1%에 그쳤기 때문.
 
대기업의 경우 올 하반기 69.9%의 기업만이 채용에 나서겠다는 상태인데도 1만 5천 118명을 채용할 것으로 나타났지만, 지난해 하반기는 이보다 더 많은 기업이 채용을 실시했는데도 1만 4천 715명에 머물렀다. 올 하반기 채용규모가 지난해보다 2.7% 증가한 것. 채용하는 기업은 줄었지만 채용규모는 늘려 잡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상황이 180도 달랐다.
 
채용기업이 줄어든 것은 물론이고 채용규모도 지난해보다 무려 10.8%, 36.0%나 각각 감소한 것이다.
 
실제 기업당 채용규모에서도 이런 차이가 드러난다.
 
기업당 평균 채용인원이 대기업의 경우 지난해 117명에서 올해 139명으로 확대된 반면, 중견기업은 29명→26명, 중소기업은 25명→13명 수준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채용규모가 커 시장 영향력이 큰 대기업들이 악화일로에 놓여있는 하반기 채용시장의 버팀목이 되고 있는 형국이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대내외적 경기 여건의 악화가 지속되면서 하반기 고용 사정이 좋지 못하다”면서 “특히 전체 근로자의 88%를 중소기업이 고용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기업간 채용의 양극화는 오히려 전체 채용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주요 그룹사와 벤처기업 등 기업 각계에서 일자리를 늘리려는 희망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과 더불어 중소기업들이 고용 창출에 나설 수 있는 근본대책 마련도 절실하다”고 이 대표는 강조했다.
 
Part 3. 업종별 채용 부침 심할 듯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기업규모별 전망치는 지난 6월 인크루트가 조사한 상반기 결산조사와 매우 유사하다.
 
대기업이 2.7% 증가, 중소기업이 36.0% 감소할 것이란 하반기 전망은 6월 조사에서 상반기 대기업이 2.0% 증가했고, 중소기업이 37.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된 결과와 거의 비슷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좋지 못했던 상반기의 상황이 하반기에도 되풀이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업종별로는 등락이 갈렸다. 채용이 좋을 것으로 나타난 업종과 그렇지 못한 업종이 뚜렷이 나뉘어졌다.
 
기타제조, 물류운수, 자동차를 비롯한 8개 업종에서 지난해보다 채용이 줄어들 것으로 나타난 반면, 석유화학, 식음료 등 5개 업종에서는 채용이 늘 것으로 나타나 업종별 부침이 심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최근 양호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 ▶석유화학(+19.5%)업종은 올 하반기에 지난해보다 20% 가까이 채용이 증가할 전망이다. ▶식음료(+17.3%) 역시 작년보다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정보통신(+6.0%), 자통법 시행으로 인재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금융(+5.9%) ▶유통무역(+2.7%) 등은 올 하반기 나쁘지 않을 전망이다.
 
반면 기타제조와 물류운수 업종의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내수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타제조는 전 업종에서 가장 큰 하락폭(-22.4%)를 보였고, ▶물류운수도 지난해보다 큰 폭 감소(-20.0%)할 것으로 나타났다. 둘 다 원자재가와 유가에 큰 영향을 받는 업종으로 물가상승에 따른 영향이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고유가와 철강가격 상승 등에 발목을 잡힌 ▶자동차(-18.9%), ▶건설(-17.0%), ▶기계철강조선(-8.8%) ▶제약(-5.0%) ▶전기전자(-2.1%) 등의 업종에서도 하항세가 점쳐지고 있다.
 
채용규모로 보면 ▶전기전자(3,945명)가 가장 많은 인원을 뽑아 전체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2,985명) 역시 대규모의 인원을 충원할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화학(1,697명) ▶기계철강조선(1,589명) ▶식음료(1,513명) ▶정보통신(1,369명) ▶건설(1,252명) ▶제약(1,095명) 등의 업종은 1천명 이상의 인원을 뽑을 것으로 보인다.
 
이어 ▶자동차(994명) ▶기타제조(646명) ▶물류운수(600명) ▶유통무역(419명) 등의 순으로 채용이 이뤄질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올 하반기 입사를 노리고 있는 구직자라면 9월을 놓치지 말아야 할 듯 하다.
 
채용시기가 9월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기업들에게 채용공고를 공지하는 시기를 물어본 결과, 전체의 절반 가까운 48.6%의 기업이 ▶9월에 채용을 시작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10월도 21.8%로 채용이 많이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11월에 6.2% ▶12월 5.3%가 각각 채용을 실시할 것으로 조사됐다.
 
18.1%는 이미 ▶7~8월에 채용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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