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락] 사우디, 이란에 발목 잡혀..원유패권다툼 치열
[국제유가 급락] 사우디, 이란에 발목 잡혀..원유패권다툼 치열
  • 배원숙 기자
  • 승인 2016.02.24 23: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등 주요 산유국들이 산유량을 1월 수준으로 동결하는데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때 국제유가가 반등했으나, 이란의 반발로 재차 급락하는 등 국제유가는 롤러코스터를 방불케 하고 있다.

재정악화 기로에 서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주도로 산유량 조정을 시사하는 동결 합의가 이루어졌으나 시장은 이를 믿지 않고 있다. 여기에는 이란의 역할이 컸다.

블룸버그 및 골드만삭스등 해외 언론과 투자기관에 따르면, 사우디, 러시아, 베네수엘라, 카타르등 4대 주요 원유 생산국의 원유 생산량이 이미 절정에 이른 상태에서 동결 합의는 무의마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더해 미국을 위시한 서방국들의 경제제재가 해제된 이란이 원유 생산량을 늘리고 수출에 열을 올리고 있어 원유 동결 합의는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선 배경에는 미국의 셰일 가스에 따른 공급 증가다. 위기감을 느낀 중동을 비롯한 러시아, 베네주엘라, 카타르등 산유국들이 미국의 셰일 가스를 견제하기위해 과잉생산에 나서게 되었고, 공급은 느는데 경기부진으로 수요가 감소하면서 폭락세를 걷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셰일 가스는 여전히 생산되고 있고, 재정 위기에 놓인 사우디 및 러시아등 산유국들은 수익을 위해 지속적으로 원유를 생산. 저가에 내다팔수 밖에 없는 상황. 여기에 이란의 원유 수출 확대는 또다른 변수로 당분간 저유가 행진은 지속될 전망이다.

증산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제안한 산유량 동결 방안에 대해 평가절하하며 이란이 감산할 이유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 석유장관은 최근 "1월 수준에서의 산유량 동결 제안은 현실적이지 않은 요구"라며 "이란의 원유 생산량이 줄면 인근 국가들이 산유량을 상당부분 앞지르게 될 것"이라고 현지 언론이 보도해 이란의 원유 수출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1배럴에 100달러를 육박하던 유가는 현재 30달러를 조금 넘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산유국 대부분이 출혈경쟁에 나선 결과물이다. 손해를 보면서도 시장 점유율을 잃을까봐 억지로 생산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적자는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사우디등 동결 합의가 전해진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풀이된다. 동결 소식이 전해지자 곧바로 유가 시장은 급등세를 나타냈으나, 이란이 반발하자 또다시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이란의 가세로 종전과는 달리 원유시장 패권을 두고 사우디와 이란이 다투는 모양새다.

이란의 반발과 원유수출 생산 의지가 전해지면서 사우디는 오히려 "산유국들이 동결은 하겠지만 감산은 없을 것"이라고 밝혀 국제유가는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향후 출혈경쟁을 막기 위한 산유국들의 협의는 지속적으로 진행되겠지만 이란이 버티고 있는 한 유가 회복은 좀처럼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