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여부에 유로존 비상..'하나의 유럽' 붕괴 예고
브렉시트 여부에 유로존 비상..'하나의 유럽' 붕괴 예고
  • 안민재 기자
  • 승인 2016.02.23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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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영국총리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묻는 국민투표를 넉달 앞둔 시점에서 유럽 일대는 대혼란에 빠졌다.

영국은 유럽연합의 재정 위기가 심화되자 2013년 1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총리가 EU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고, 오는 6월 23일 브렉시트 투표가 예정돼 있다.

이에 유럽연합측은 브렉시트를 막고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국의 탈퇴는 유럽연합의 존립 자체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28개국 유럽연합 정상들은 지난 19일(현지시간 기준) 캐머런 총리를 설득하기 위해 장고의 장고를 거듭하며 브렉시트를 막기위한 회담에 돌입, 영국이 내민 EU 회원국 지위 변경에 관한 요구조건을 대부분 받아들이는 등 대폭 수용하는 자세를 취했다.

최대 쟁점중 하나인 EU 이주민 복지혜택 제한도 수용했다. EU 이주민의 경우 영국에 이주한지 4년이 지나야만 복지혜택을 주겠다는 요구도 받아들인 것이다. 유럽 정상들은 ‘긴급 중단’(emergency brake) 제도를 도입, 7년간 복지혜택을 중단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이주민들이 본국에 두고 온 자녀에 대한 양육수당도 삭감할 수 있도록 했다.

프랑스가 반대한 영국의 유로존 결정 거부권 행사에 대해서도 받아들였고, EU조약중 '더욱 공고하게 통합된 공동체' 조항에서 영국을 제외하는 방안도 수용하는 등 그야말로 항복문서에 조인하는 모습이다.

이처럼 유럽연합이 영국의 거의 모든 요구사항을 들어준 것은 브렉시트를 막기 위해 애가 타 있다는 증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 여론은 찬반이 비등하다. 탈퇴파와 잔류파간 거의 동등한 수치로 나뉘어져 있는 상황. 언제든지 상황이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다.

영국의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1993년 야심찬 첫발을 내딘 유럽연합은 흔들리게 될 것이다. 영국의 탈퇴 이후 시리아 난민등이 끊임없이 몰려오고 있는 상황에서 난민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덴마크나 독일, 폴란드등 여타 유럽국들도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이렇다보니 유럽연합은 '하나의 유럽'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영국을 달라는 것은 모두 주겠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브렉시트가 현실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이 우세하나, 유동적으로 변화하는 영국의 정치현실에 따라 탈퇴 가능성도 여전히 잠재해 있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중국 경제 경착륙 우려 및 유럽의 경기 회복 부진, 저유가 기조, 난민문제가 어우러진 복잡한 구조속에서 하나의 유럽이 붕괴될 위기에 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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