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로스' 대 '중국', 일촉즉발 대결..세계 금융시장 예의주시
'소로스' 대 '중국', 일촉즉발 대결..세계 금융시장 예의주시
  • 안민재 기자
  • 승인 2016.01.3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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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조지소로스 공식홈페이지

헤지펀드 대부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가 최근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전운이 돌고 있다.

조지 소로스는 성공한 투자자라는 이미지 뒤에 국제적인 투기꾼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인물로 1992년 영국, 1997년부터 1998년까지 말레이시아 외환시장을 공격해 외환위기를 초래한 인물로 비난을 받아 왔다.

소로스는 지난 1992년 영국 파운드화에 대한 공매도에 나서 약 11억달러(1조2000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소로스 펀드를 위시한 헤지펀드들은 영국 파운드화를 다량 투매해 파운드화의 가치를 폭락하게 하면서 막대한 수익을 거둬들였다. 이른바 1992년 9월16일‘블랙 수요일’사건이다.

1997년 말레이시아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당시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는 소로스를 비롯한 헤지펀드 세력을 '악의 축'으로 비난하면서 외환위기의 주범으로 몰아세웠다. 공교롭게도 우리나라는 당시 외환위기를 겪고 IMF구제금융을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그런 그가 이번에 중국 시장을 비판하면서 중국을 정조준해 전운이 돌고 있다. 소로스는 '중국 경제 경착륙 가능성'을 제기하며 "아시아 통화가 하락한다는 데 베팅했다"고 밝혔다. 지난주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행한 그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중국은 최근 있었던 중국 위안화와 홍콩 달러 가치 하락을 유도한 투기세력으로 그를 지목하고 맹비난에 나섰다.

신화통신, 인민일보등 중국 언론들은 "투기꾼은 여전히 과거에 살고 있다"거나 "소로스가 중국에 전쟁을 선포했다"며  "(소로스를 위시한 헤지펀드)의 위안화 공매도는 반드시 실패하게 될 것"이라고 경계감을 드러냈다.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위안화 환율로 고심중이던 중국이 소로스로 대변되는 헤지펀드 세력에 전면전을 선포하고 나선 배경에는 지난 영국, 말레이시아와 같은 위기감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소로스 회장이 비록 어느 나라 화폐를 공매도 했다고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아니나 최근 중국경제 경착륙 가능성을 제기하고 '금융위기가 다시 올수도 있다'는 식의 발언을 이어가 중국 시장에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는 것도 위안화 공격을 앞둔 사전 포석이라는 것이 중국의 판단이다.

중국이 소로스를 경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감을 내비치면서 '걱정없다'는 고자세를 유지하는 배경에는 나름 이유가 있다.

중국이 3조 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외환을 보유하고 있고, 폐쇄된 시장 성격상 외환위기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은 막대한 규모의 자본이 해외로 유출된 상황이다. 중국 외환보유액은 2014년 6월 4조 달러에서 작년 말 3조3000억 달러로 줄었다. 1년 반 동안 7000억 달러가 해외로 빠져나간 셈이다. 작년 중국 무역 흑자가 6000억 달러에 이른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실제 자본 유출 규모는 1조 달러를 넘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지속적으로 해외로 자본이 유출되면 중국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수도 있다.  

다만, 소로스를 비롯한 헤지펀드가 승리할 것이라는 예단도 하기 어렵다. 이미 소로스는 1998년 홍콩달러를 공격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당시 아시아 외환위기를 기화로 소로스를 비롯한 헤지펀드들이 홍콩달러를 매도해 가치급락을 유도했다가 홍콩당국이 무제한으로 매입하고 홍콩 금리를 30%씩이나 끌어올리면서 홍콩달러 가치가 급등했다. 이로인해 소로스는 크나큰 손실을 입은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도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으나, 여전히 대외변수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로 돌아선 이래 자칫 일본과 환율전쟁에 나설수도 있는 긴박한 상황에 놓여있다. 또, 실물경제 악화와 수출부진, 성장세 둔화등 각종 경제지표도 녹록치 않다. 시장에 연일 퍼붓도 있는 위안화로 인해 위안화 가치는 점점 더 떨어지고 있기도 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소로스를 필두로 헤지펀드들이 위안화 가치 하락에 베팅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세계 금융 시장은 소로스와 중국의 대결을 예의깊게 지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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