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9년만에 기준금리를 0.25% 인상했다. 이로써 신흥국을 비롯한 세계경제는 또다른 불확실성에 놓이게 됐다.
17일(한국시간 기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했다. 현행 0~0.25%인 기준금리가 0.25~0.5%로 인상되는 것으로 지난 2006년 6월 이후 9년 6개월동안 유지되던 제로금리 정책이 종언을 맞이한 것이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올해 고용 여건이 추가 개선됐고 물가가 중기목표치인 2%로 오를 것이라는 상당한 확신이 있다”며 금리인상 이유를 밝혔다. 또 “이번 인상 후에도 통화정책의 입장은 시장 순응적으로 남을 것”이라고 에둘러 말해 내년에도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우리나라를 비롯, 세계 금융시장은 일단 차분한 분위기다. 충분히 예상됐던 일로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정부 당국과 금융수장들의 분석이 전해졌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및 임종룡 금융위원장, 이주열 한은총재등은 한 목소리로 충분히 예측됐던 일로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안심시키고 있다.
세계 금융시장 역시 큰 동요는 일단 없어 보인다.
유로존은 오히려 선제적으로 미국과는 반대방향의 금리인하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미 예치금리를 -0.2%에서 -0.3%로 내렸다. 유럽은 ‘제로 금리’를 넘어 ‘마이너스 금리’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정책 수단을 사용할 의지에 한계가 없다”는 말로 추가적인 부양책을 강하게 나타내기도 했다.
세계 경제의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도 마찬가지. 경기부진 신호를 보이고 있는 중국은 앞서 위안화 평가절하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물가가 오를 기미가 없고, 수출부진등 경제지표 개선 조짐이 없는 상황에서 쉽게 기준금리를 올릴 이유가 없다는 분위기다. 오히려 경제부양을 위한 또다른 완화정책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렇듯 미국 기준금리 인상은 현재 큰 파장없이 수면아래 잠자고 있다.
그러나, 0.25%의 인상이 의미하는 상징적인 위험은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조만간 세계 경제에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올 것이라는 불확실한 그늘을 여전히 드리우고 있다.
우선, 신흥국 시장에 타격을 가할 것이다. 제로금리에 이르는 미국의 양적완화는 신흥시장 특히 아시아로 자본이 몰리는 현상을 초래했다. 금리인상은 이같은 현상을 뒤바꿀 것이다. 신흥국에서 미국으로 또는 유럽으로 자금이 빠져나가는 모양새를 이루게 된다. 벌써부터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은 꾸준히 이어져 왔다. 급격한 자본이탈이 이루어지면 유동성 위기에 빠져 신흥국 붕괴로 이어지고 이에 더해 세계 경제는 한치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시계 제로 상태에 놓이게 된다.
원자재 가격 추가하락에 따른 문제점도 있다.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충격을 피해가기 어렵다. 석유화학업계 및 철강, 조선등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경제구조상 신흥국 위기가 더해져 수출은 더욱 어렵게 된다.
국제유가하락과 맞물려 기준금리 인상등 악재로 인해 중동 산유국에 대한 수출도 막혀버릴 위험성이 크다.
문제는 기준금리 인상이 내년에도 몇차례 오를 여지를 남겨뒀다는 점이다. 미국 경제가 더 활성화될 경우 금리는 또 오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관적인 견해는 일단, 세계 금융시장이 미국 기준금리 충격파를 흡수할 정도로 맷집이 좋아졌다는 점을 제시한다. 미 연준 옐런 총재도 수차례 금리인상 여부를 밝혀왔고, 이를 토대로 급격한 변동은 없을 것이라는 측면에서 오히려 불확실성이 제거되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정리하자면 미국의 금리 인상은 이미 예견되어 있던 일로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에는 일정 타격을 줄 수 있으나, 불확실성이 해소되어 빠르게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제시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