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구의 차이나 돋보기]한국과 중국, 누가 위기인가?
[강현구의 차이나 돋보기]한국과 중국, 누가 위기인가?
  • 강현구 논설위원
  • 승인 2015.12.03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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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중국 경제? 한국 경제의 위기!

누구나 중국 경제의 위기를 이야기하고 있는 지금, 중국의 위기 뿐 아니라 중국을 거울로 보는 우리의 문제에 대해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중국 경제를 통해서 한국 경제를 얘기하는 상당히 긴 글이 될 듯합니다.

그 첫 번째 꼭지로 “한국과 중국, 누가 위기인가?” 중 중국경제 위기론의 실체를 집어 봤습니다. 먼저 중국경제의 위기와 관련된 반쪽짜리 기사를 내놓습니다. 곧 한국경제의 위기와 관련한 기사가 나갈 겁니다.

독자들과의 활발한 토론을 기대해 봅니다."

▲ 사진:청와대

중국위기론이 성행하고 있다. 뿌리 깊은 황화론에서 시작된 중국위협론이 지난 30년 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려 지더니 이제는 중국위기론이다. 중국위기론의 요체는 간단하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예전만 못해 중국 경제의 뿌리 깊은 문제인 금융 부실 및 국유기업 부실에 실업, 부동산 문제 등이 얽혀 중국 경제가 붕괴한다는 설이다. 여기에 지난 여름 중국 증시의 폭락 사태와 곧 이은 위안화 평가 절하까지, 언 듯 중국위기론이 현실화 되는 것처럼 보인다.

아주 오랫동안 중국 경제 발전을 삐딱한 시각으로 보며 중국위협론의 원리를 제공했던 서방 언론 뿐 아니라 이제 한국의 중국 전문가들까지 언론에 출현해 중국위기론을 확대 재생산하기에 바쁘다.

과연 중국 경제는 위기인가? 아니면 조정기에 불과한가. 이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위해서는 과연 위기가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위기에 대한 개념 정확히 얘기해 경제위기에 대한 개념은 경제학의 그 학설만큼이나 복잡하다. 이는 경제위기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백과사전 검색에서 찾기 힘들다는 점에서 잘 나타난다.

먼저 주류경제학이라 일컬어지는 고전주의 계열 학파의 전통이론에는 위기론 자체가 없다고 봐야한다. 그들은 일반균형과 이에 따른 장기균형을 주 입장으로 삼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손이 시장의 장기적 균형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비주류경제학에서는 이를 경기순환 문제로 다룬다. 이는 곧 다시 다룰 것이다. 전통적인 위기론은 맑스-레닌주의의 입장에서부터 출발한다. 공황론, 파국론 그리고 전반적위기 혹은 일반적 위기가 그것이다.

여기서는 현재 위기의 일반적 의미로 쓰이고 있는 비주류 경제학의 경기순환론을 중심으로 중국 경제의 위기에 대해 살펴보려 한다. 경기순환론은 경기가 일정한 싸이클을 갖는다는 데서 출발하여 후에 주가, 외환위기 등을 분석하고 예측하는데 주로 사용된 이론이다.

19세기 중반의 프랑스인 경제학자 쥬글라Juglar의 설비투자 사이클equipment investment cycle에서 시작하여 1920년대에는 키친순환Kitchin cycle 이론, 건설투자의 사이클을 중심으로 분석한 쿠즈네트 순환Kuznet cycle을 거쳐 자본주의사회는 40~60년을 주기로 하는 장기 사이클이 존재한다는 콘트라티에프 사이클에서 집대성된 이 이론은 현대에 와서는 크루그만Krugman의 제1세대 외환위기 모형, 옵스펠드Obstfeld의 제2세대 외환위기 모형, 삭스Sachs의 현대화된 금융공황 모형, 자본자유화와 붐-버스트 사이클 모형 등에 응용되고 있다.

이런 경기순환론은 현재 경제의 장기 순환이나 주가, 외환에 걸쳐 다음의 일반적인 주기를 갖는다고 이야기 된다.

▲ 경기순환모형

이 그래프 모형에 따라 보통 U, V, W, L자 형태로 분석된다. 먼저 U자는 경기가 원만하게 상승하고 원만하게 하락하는 경제학자들의 가장 이상적인 모형이다. V자는 경기가 급격히 하락하는 경제학자들에게 악몽 같은 모델이다. W자는 V자가 반복되는 악목 중의 악몽으로서 고 저점이 두 번 반복해 오는 모델을 더블딥이라고 한다. L자는 경제가 급격히 하락해 반전을 못하는 장기 불황을 의미한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같은 최악의 모델이다.

또 보통 U자의 반복된 싸이클에서 저점과 고점을 나누는데 고점에 올라서면 경기가 과열 되었다는 표현을 쓴다. 그 고점의 정도가 심할 때 버블경제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 때 경기를 원만하게 조정하는 것을 연착륙이라 하고 그렇지 못하게 V자를 그리며 저점으로 떨어지는 것을 경착륙이라는 한다. 경착륙의 경우에는 고통이 따를 수밖에 없다. 물론 그 고통은 일반 서민의 몫이다.

이제 이 경제순환이론에 비춰 중국 경제의 지나 온 길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중국 개혁개방 후 경제성장률 그래프를 살펴보자.

▲ 중국경제성장률

먼저 중국경제성량률이 최고점을 찍은 것이 1984년 15.20%. 이때 중국에선 급격한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로 논쟁이 시작된다. 이 논쟁의 불씨는 중국 공산당의 원로인 천윈陳雲을 중심으로 시작되었다. 1990년대 초 중국의 보수파를 대표하던 천윈은 경제는 새장 속의 새와 같아 너무 풀어 놓으면 날아가 버린다고 연 12.5%에 달하던 경제성장률을 10% 이하로 낮추어야 한다며, 결과적으로 경제개혁의 속도 조절을 주장했다. 반면 덩샤오핑은 개혁개방이 본 괘도에 오르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개혁개방의 속도를 더 높이면 경제는 자연스럽게 조정될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 결과 나온 것이 사회주의 시장경제론의 출발선이 된 남순강화이다.

1989년의 급격한 하락은 천안문 사태의 후유증이므로 이 곳에서는 언급하지 않기로 한다.

다음 중국 경제가 의미있는 규모로 성장하고 과열 논쟁이 시작된 것이 1995년이다. 중국 정부는 당시 안정속의 발전이라는 “온중구진 穩中求進” 노선을 내설며 연착륙을 시도한다. 그 연착륙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중국 경제는 2003년부터 2007년까지 10% 좌우의 높은 경제 성장률을 자랑하며 G2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2008년 세계적인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고속 성장을 유지하던 중국 정부는 그 이후 중국 취업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최저선인 8%의 경제성장률을 목표로 하는 “바오빠保八” 정책으로 전환하면서 제 2의 연착륙을 시도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시진핑 시대에 더욱 정교화 되어 “신창타이新常態론”으로 발전하게 된다. 신창타이의 핵심은 변화된 중국 경제 환경에 대한 능동적인 대처에 있다. 신창타이론 이전 중국 경제정책의 핵심은 지속 성장, 보다 정확하게는 고용이 가능한 지속 성장이다.

중국은 이를 위해 앞서 얘기했듯 이른바 바오빠 즉 중국 내 고용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최저 수준의 경제성장률인 년 8%를 유지하는 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양극분화에 근거한 심각한 빈부격차, 도농격차, 연안과 내륙 간 지역격차의 능동적 해결을 위해서는 최소한 고용문제는 해결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최소 년 10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논리이다.

콴송학파의 기본 입장은 중국이 GDP 1% 성장하면 일반적으로 100만개 정도의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것으로 1000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최소 8%의 성장률 유지가 관건이라는 것이었다.

신창타이론은 기존 논리가 고도화된 중국 경제의 발전을 감안하지 못하고 있다는데서 출발한다. 과거 중국 경제 수준에서는 GDP 1% 성장이 100만개 정도의 신규 일자리만 창출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150만에서 17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 할 수 있을 정도로 경제구조가 고용 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 산업을 중심으로 고도화 됐고 이러한 새로운 상황은 성장률 8%에 목 멜 필요 없는 새로운 경제 환경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지금의 중국 경제는 이 신창타이론의 연장선에서 새로운 중국 경제 발전 모델을 찾고 있는 것이다. 신창타이론의 구체적인 정책 방향은 후에 다루기로 하겠다.

결론적으로 중국경제가 위기인가? 아니면 조정기일 뿐인가? 이의 판단은 순전히 독자들의 몫이다.

다음회에는 똑 같은 모델을 이용해 한국경제의 경기순환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 필자소개

강현구 논설위원은 1995년에 중국으로 가 8년여를 머물렀다. 중국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에서 중국경제 전공으로 박사를 한 뒤 귀국해 인하대, 홍익대를 거쳐 세한대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2006년 중국천진사범대학 대학원 교수를 시작으로 2008년까지 중국 양주대학에서 교환 교수를 지냈으며 그 후 중국 남경과 한국을 오가며 중국 경제와 한중 교육 교류에 천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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