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구의 차이나 돋보기] 우리가 놓친 세 가지..."왜 한국 정부는 중국에 둔감한가!"
[강현구의 차이나 돋보기] 우리가 놓친 세 가지..."왜 한국 정부는 중국에 둔감한가!"
  • 강현구
  • 승인 2015.12.03 2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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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놓친 세 가지에 덧붙여

데일리 경제에 처음으로 기사를 올리게 됩니다. 원래 이 기사는 최근 1년 여 한중 관계에서 한국이 놓친 아쉬운 부분들을 지난 30 여년 한중 관계의 발전에 반추해 보려는 의도에서 쓰여진 단발성 기사 였습니다.

하지만 이 기사와 관련된 몇 가지 중요한 이슈들에 대해 보다 자세한 설명이 있었으면 하는 의견이 있어, 몇 가지 문제들을 차례로 다뤄 볼까 합니다.

먼저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에서 메이드 바이 차이나made by China로, 차이나 인싸이트China insight 그리고 신창타이new normal로 이어지는 중국 경제 정책 방향에 대한 전반적인 얘기를 간단히 다루어 볼까 합니다.

다음으로 중국 위안화의 SDR 편입에 대한 문제를 중국 환율 정책과 중국 위안화 국제화 문제와 더불어 다루어 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한중 FTA 문제는 원래 이 코너에서 다루는 게 자연스럽겠지만, 기사에서 언급한 대로 한국이 놓치고 있는 게 너무 많다고 생각해 따로 적당한 시기에 다루어 보려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지난 1주일 중국 관련 대형 이슈들이 모든 매체의 첫머리를 장식하고 있다. 리커창 총리의 방한에 이어 한중 FTA 타결 그리고 중국 위안화의 SDR 편입까지.. 문제는 이 일련의 과정에 한국 정부의 대응이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이런 징후는 늘 있어왔던, 한국의 중국 경시 일변으로 해석 할 수도 있겠지만 작년의 시진핑 방한으로부터 복기해 보면 우리가 무언가를 놓치고 있지 않은가 싶다.

지금의 한국 정부는 한중 관계가 사상 최고라는 점을 늘 내세우며 그것을 외교 업적의 제 1로 삶고 있는 듯하지만... 실제 내용으로 들어가 보면 한국과 중국 사이의 무게중심이 이미 심하게 기울고 있다는 인식을 지울 수가 없다.

▲ 사진:청와대 리커창 중국 총리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에서 메이드 바이 차이나made by China로---, 지금은 차이나 인싸이트China insight로 중국의 대국굴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보면, 적어도 경제 관계에서 만큼은 한국의 설자리 거의 없어 보인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로---, 정확히는 한국과 중국이 의미 있는 교역을 시작한 이래로 한국은 매년 100억 달러 이상의 무역 흑자를 중국에서 봐왔다. 그 주축은 초기 기간 플랜트에서 시작하여 반도체를 위시로 한 전자산업 그리고 석유화학 산업이었다. 메이드 인 차이나 시기는 한국의 거의 모든 산업 업종이 중국 특수를 누렸다. 혹 수출 특수를 누리지 못한 업종들도 중국에 대한 직접 투자를 통해 활로를 찾아 나갔다. 메이드 인 바이 시기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핸드폰 등 많은 산업들이 중국 현지 생산을 통해 그 특수를 이어 나갔으며 수출에 있어서도 석유화학산업이 나머지 빈 자리를 채우며 대 중국 흑자를 견인해 왔다.

문제는 차이나 인싸이트 시대다. 중국이 세계의 자원을 무진장 끌어 들이며 모든 것을 자체로 해결하기 시작하면서 영원히 중국에 대한 비교우위라고 여겼던 석유화학산업 정확히 얘기하면 석유화학 가공재료의 아성이 흔들리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이 시기 발 빠른 기업은 석유화학산업을 정리하고 또 다른 기업은 중국으로 직접 투자를 꾀하는 동안 우리 산업의 대중국 무역 경쟁력은 급격히 힘을 잃어 가고 있다.

한중 FTA가 놓친 가장 큰 부분이 이것이다. 주지하다시피 한중 FTA의 가장 큰 수혜 품목으로 석유화학 제품의 관세 철폐를 꼽는다. 하지만 이는 때늦은 카드 일 수 있다. 김영삼 정부 시절 한중일 간 FTA 논의를 하자는 말이 나오고, 2005년 민간 공동연구가 시작된 이래 2014년 11월 실질 타결 선언, 2015년 2월 25일 가서명을 거쳐. 지난 6월1일 정식 서명이 나오기 까지 아무리 적게 잡아도 10년 동안 한국 정부는 무엇을 한 것일까?

중국과 거래하는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바 중의 하나는 한국 공무원들이 중국을 너무 모른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살다시피 하는 사람들도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무섭게 변화는 그 환경을 몇 년전 가 본, 그것도 어느 작은 도시의 경험을 기반으로 대중국 문제를 처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한국의 직업 공무원들은 그 정도로 무능하지는 않다. 문제는 한국을 이끄는 파워 엘리트들이 중국 경제 문제를 정적으로 그것도 정치적 시각에 치중해 본다는 점일 것이다. 중국 경제는 앞서 얘기 했듯이 그 양적 팽창 만큼이나 더 드라마틱한 질적 변화를 겪고 있다. 이 구조적 변화에 둔감하면 할수록 중국은 미래가 아닌 과거의 관점에서 볼 수 밖에 없다.

차이나 인싸이트 시기 중국은 신창타이를 정책 전형으로 삼고 있다. 여기서 한국의 많은 전문가 들이 지난 9월 중국 증시 폭락과 경제성장률 둔화와 연결시켜 중국 경제의 위기 운운하면서 중국은 서비스업으로 가고 있다라고 단언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지난 8월 중국 정부는 반도체 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 정책을 발표 했다. 여기에는 중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투자 뿐 아니라 대만과의 관계 개선을 통한 대만 반도체 회사와의 협력까지 포함되어 있다.

신창타이의 핵심은 중국 경제 구조의 고도화이고 여기에는 하이테크 산업의 집중 육성, 금융산업의 고도화 및 국제화 그리고 서비스 산업 육성이 포괄되어 있다. 이를 단순한 서비스 사업으로 중심축이 기울고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해이다.

이것이 한중 FTA 체결로 환호하고 있는 한국 화장품, 의료, 여행 산업이 놓친 다른 한가지 이다. 이번 리커창 총리의 방한 시 한중은 소비자 보호에 관한 양해 각서에 서명했다. 중국 현지에서는 이 소식을 다른 무엇보다도 비중 있게 다루었다. 중국의 속내를 알게 하는 대목이다.

중국이 남미, 아프리카 여러 나라 하물며 독일에까지 실질적인 현금성 선물을 하는데 비해 한국에는 제도적인 부분에서 그것도 상호주의에 입각한 실혜를 주는데 그치는 것일까? 이것이 우리가 놓치고 있는 세 번째 문제이다.

이번 리커창 총리의 방한에서 중국은 한국에 몇 가지 제도적인 선물을 주었다. 그 중 한국에서 가장 반가워 한 것은 그동안 여러 이유로 막혀있던 김치, 삼계탕 그리고 쌀의 수입을 전면적으로 고려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중국 입장에서 한국에 준 가장 큰 선물은 작년 시진핑 방한 시 반쪽으로만 이루어 졌던 위안화 직거래를 완전체로 이루게 한 상하이 내 원-위안화 직거래 허용과 중국 내 한중 창업 인재 플랫폼을 구축해 주겠다는 것이었다.

작년 시진핑 방문 시 한국 대기업들은 중국 정부에 많은 것을 원하고 있었다. 삼성의 경우는 시안에 건설 중인 반도체 공장 및 수조우에 건설 중인 디스플레이 공장의 융자 문제, 현대는 베이징 제 2 공장 및 중칭 상용차 공장 건설 인가 문제, 금호는 난징 타이어 공장 이전과 관련 한 문제 등 세세하지만 대기업들의 실질 이익과 관련된 부분들이었다.

중국은 방한 선물로 이러한 제반 소원의 수리와 더불어 한중 무역 및 교류 업계 관계자들의 숙원인 위안화 직거래를 선물로 가져왔다고 한다. 하지만 모종의 원인으로 정확히는 일본 군국화에 대한 유감 표명 문제가 엇갈리면서 이 중요한 문제는 부분적인 해결에 그치게 됐었다.

그 간 한중관계의 발전, 특히 박근혜의 중국 국경절 열병식 참가를 계기로 중국은 리커창 총리 방문 시 지난번에 다 풀지 못한 위안화 직거래와 더불어 청년 창업 지원이라는 제도적인 선물을 가지고 한국에 온 것이다.

문제는 한국이 이 일련의 문제에 대한 준비가 거의 안 돼 있다는 점이다. 위안화 직거래의 경우 위안화의 SDR 편입과 맞물려 한국 무역 및 금융계의 주요 관심사임에도 불구하고 시진핑 방문 후 1년 간 별 준비가 없었다는 점이다.

물론 지난 1일 원-위안 직거래 시장 개장 1주년 기념 컨퍼런스가 있었지만 실질적 내용 없는 단순 행사에 그쳤다는 점이다. 특히 기재부가 위안화 SDR 편입 및 원-위안화 직거래에도 불구하고 위안화 보유고를 밝힐 수 없다고 한 부분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이 한국 정부의 준비 사항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청년 창업 플랫폼 문제는 한국 청년 실업의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가 정책성 홍보인 창조경제와 관련된 제조업 혁신 3.0과 중국 제조 2025 간 연계를 통한 창조 혁신 분야 협력에만 집중해 현안을 놓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우려마저 들게 한다.

지난 30 여년 한중 관계를 돌이켜 보면 많은 부침이 있었다. 초기에는 한국이 중국을 무시해서 혹은 이해하지 못해서, 그 후로는 중국의 급격한 성장에 그 생각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혹은 그것이 이해가 안 돼, 지금은 중국에 대한 두려움 혹은 그 두려움에 대한 몰이해로 인해 우리는 중국과의 관계에서 명분도 실리도 이도저도 아닌 결과만을 가져온 면이 잇다.

물론 중국의 성장이라는 호재를 최대한 이용해 한국 경제를 이만큼 견인해 온 것도 우리다. 하지만 중국에 대해 지금처럼 둔감하게 대한다면 그 결과는 우리에게 또 다른 재앙으로 다가 올 것이다.

작년 시진핑 방문부터 이번 리커창 총리의 방한가지 지난 1년 간 우리가 놓친 것들을 다시 복기해 보고 그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 나가는 것이 생각하기 조차 싫은 그 대재앙에서 벗어난 길이다. 지난 30년 중국은 우리에게 기회였듯이 앞으로의 30년도 중국을 위협이 아닌 기회로 만들 책임이 우리에게는 있다. 그것이 우리 후세대 아니 미래의 한국에 대한 지금의 책임일 것이다.

■ [필자 소개] 강현구 논설위원

강현구 논설위원은 1995년에 중국으로 가 8년여를 머물렀다. 중국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에서 중국경제 전공으로 박사를 한 뒤 귀국해 인하대, 홍익대를 거쳐 세한대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2006년 중국천진사범대학 대학원 교수를 시작으로 2008년까지 중국 양주대학에서 교환 교수를 지냈으며 그 후 중국 남경과 한국을 오가며 중국 경제와 한중 교육 교류에 천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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