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감산 기로에..저유가에 산유국 시름 깊어지는 이유
사우디아라비아, 감산 기로에..저유가에 산유국 시름 깊어지는 이유
  • 안민재 기자
  • 승인 2015.11.23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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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OPEC

석유가격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와중에, 사우디아라비아가 산유량 감소와 고정환율제(페그제) 폐지를 놓고 기로에 서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업체들을 겨냥해 산유량을 줄이지 않고 있는 사우디는 석유수출국 기구(OPEC)회원국들의 감산요구에 불응해왔다. 사우디는 지난 7월 하루 평균 생산량이 1057만배럴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지난 8개월 간 하루 평균 1000만배럴을 생산했다. 공급과잉 탓에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주 배럴당 44.66달러에 마감돼 전년 동기 대비 44% 하락했다.

사우디의 감산 거부에 따라 유가는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해 원유가격이 배럴당 40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원유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사우디는 산유량 감소나 페그제 폐지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기로에 서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근 보고서에서 "사우디가 리얄화 달러 페그제를 포기할지가 내년 석유시장의 최대화두가 될 것"이라며 "사우디의 현재 입장을 감안했을 때 전면적 통화 절하로 가기 보다는 완만한 감산을 채택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훨씬 수월하다"고 전망했다.

한편, 석유수출국기구(OECD) 회원국인 베네수엘라가 최근 원유시장 안정화를 위해 OPEC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히는 등 산유국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1월 20일 기준 배럴당 두바이유는 41.78달러, 서부텍사스유 41.90달러, 브렌트유 44.66달러로 이대로의 추세라면 국제 유가는 배럴당 40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 에우로기오 델 피노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은 OPEC회원국들에게 ‘균형가격 도입’을 부탁했다. 원유가격에 설비투자 비용을 포함시켜 가격을 올려달라는 것이다. 이어 델 피노 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가 베네수엘라가 제시한 배럴당 88달러의 균형가격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OPEC은 미국이 셰일을 개발해 산유량을 늘리자,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해 저유가에도 생산을 늘리고 있는 출혈경쟁에 어쩔 수 없이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의 입장은 단호하다.오는 12월 4일, OPEC 회원국 석유장관들은 생산 수준을 결정하는 회의를 가질 예정이나, OPEC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비 OPEC 회원국의 협력 없이는 생산량을 낮추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여서 국제유가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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