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근칼럼 길이야기10 "취업대란! 우리는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가?"
김홍근칼럼 길이야기10 "취업대란! 우리는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가?"
  • 김홍근
  • 승인 2015.09.20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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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업청탁은 현대판 음서제도(蔭敍制度)다.

최근 지도층 자녀의 취업청탁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면서 취업 희망자를 허탈하게 하고 있다. 명문대를 나와 변호사 자격증을 갖춘 자식의 직장까지 부모의 권력을 이용해 대기업에 줄을 대는 사태는 우리 사회의 취업난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바로 보여주는 사례다. 역사적으로 매관매직(賣官賣職)으로 인한 사회 문제가 없었던 적은 없다. 그러나 투명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표방하는 지금, 도덕적 규범을 거스르는 취업청탁이 권력과 유착으로 이어지는 것은 현대판 음서제도가 아닐 수 없다.

우리 경제는 2%대의 고용 없는 저성장으로 취업대란을 넘어 취업재앙을 맞고 있다. 오죽하면 ‘7포 세대(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주택구입, 희망, 꿈을 포기한 세대)’를 넘어 ‘N포 세대’라는 자조적인 유행어가 생겨났다. 2014년 공식 실업자는 110만 명에 육박하고, 취업을 희망하는 실질실업자는 310만 명이 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취업과 고용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고자 ‘임금피크제’같은 고용제도를 만들고 있지만, 그 성공여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취업대란과 구인난의 상관관계는 인식차이에서

취업대란과 구인난의 상관관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처우문제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1%의 대기업에 모든 구직자가 몰리는 반면, 중소기업은 구직기피로 구인난이 심화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 알 수 있다. 대한민국 기업의 99%가 중소기업이고, 88%의 종업원이 중소기업에 종사하고 있어 ‘9988’이라는 유행어가 생겨났다. 그런데도 지방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수도권도 생산현장에는 한국인 근로자를 구하기 어려워 외국인 근로자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을 보면 더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외국인 근로자를 구인난 해결의 대책으로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2014년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이 180만 명, 이 중에서 불법체류 근로자가 21만 명이다. 외국인 근로자는 매년 9%씩 증가추세다. 그런데 예전과 달리 외국인 근로자가 허드렛일만 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인이 없는 현장에서 기술적 노하우가 축적된 핵심인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문제는 기술이 축적된 이러한 인재들이 체류기한이 도래하면 떠난다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기업은 물론이고 국가의 기술축적이 이루어질 수 없다. 그렇다면 현재 취업대란을 겪고 있는 내국인 취업희망자가 90만 명이라고 할 때, 지금 기업의 구인난을 해소해 주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가 90만 명이다. 우리는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가?

취업대란의 근본해결은 교육개혁부터

일자리 창출이 곧 확실한 복지라고 할 때, 취업대란의 해결점은 여러 방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그중 하나로 현 교육시스템을 개혁할 필요가 있다. 이론중심에서 ‘취업중심 교육’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현재 전국에 440개의 대학이 있고, 이 중에서 4년제만 184개나 된다. 이것은 고등학교 졸업자 60만이 모두 대학을 가는 비정상적인 구조다. 더욱 심각한 것은 8년 뒤인 2023년에는 고등학교 졸업 예정자가 40만 명으로 줄어들어 수도권 대학만 100% 진학해도 대학이 남아도는 심각한 불균형을 이룬다는 것이다.

 

대학의 사정이 이러한데도 중· 고등학교는 아직도 입시 위주의 교육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대학만 졸업하면 취업하던 고도 성장기와는 다르게 지금은 대학졸업 후 취업이 훨씬 어려워 졌다. 이론중심의 획일적 교육으론 급변하는 세계 경제를 이끌어 가기엔 역부족이다. 전공자가 기업에 입사해도 맞춤형 교육을 또다시 배워야 하는 악순환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적성에 맞는 교육을 받아야 대기업 쏠림현상이 줄어들어 구인·구직의 격차(Gap)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대한민국 교육이 적성에 맞는 취업중심 교육에 중점을 두어 ‘100세 근로 시대’를 대비하는 인식의 대 전환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김홍근 교수 프로필

-호서대 벤처경영학과 부교수
-호서대 벤처기술 경영학 박사
-세종대 경영학박사
-연세대 경영학 석사(MBA)
-IBK최고 경영자클럽(충청지회) 회장
-(사)한국프랜차이즈 경영학회 부회장
-(사)한국벤처 창업학회 부회장
-(사)중소기업융합 대전세종충남 연합회 수석부회장
-(현)주식회사 드림텍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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