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근 칼럼 길이야기6]골프, 45.93g 이 주는 삶의 방향성
[김홍근 칼럼 길이야기6]골프, 45.93g 이 주는 삶의 방향성
  • 김홍근
  • 승인 2015.07.23 2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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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전인지 선수가 초청을 받아 처음 출전한 LPGA 제70회 US여자오픈에서 최소타 타이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US오픈은 1998년 IMF의 한파로 온 국민이 암울해 하던 시기에 박세리 선수가 미국 LPGA 역사상 가장 긴 92홀(Hole)까지 연장전을 펼친 메이저 대회다. 맨발의 투혼으로 극적인 우승을 차지하여 우리에게 희망과 용기를 갖게 해 주었던 바로 그 대회여서 지금도 감회가 새롭다. 이를 계기로 골프(Golf)가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였고, 많은 국민이 관심을 갖게 되었다.
 

골프는 네덜란드의 아이스하키가 스코틀랜드로 건너갔다는 설과 목동들의 돌멩이 놀이가 오늘날 골프로 발전되었다는 설이 있다. 16세기부터 메리 여왕이 프랑스에 골프를 소개했고, 영국의 찰스 1세가 대중화에 심혈을 기울였다. 하지만 골프를 즐기려면 30여만 평의 넓은 숲에 잔디와 나무를 심고, 연못과 모래밭을 만들어 약 7.000야드(Yard) 내외의 길이로 18홀을 만들어야 가능하므로 귀족 스포츠로 불리기도 한다.
 
국내 골프 인구는 2000년대 초 약200만 명에서 현재 약470만 명으로 추산된다. 최근 10여 년 사이에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는 개인소득의 증가로 삶의 질이 향상되면서 취미활동으로 골프를 시작하는 인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또한 ‘스크린 골프장’의 등장으로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고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한 것도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마음을 주고받는 교류의 장으로 골프만한 스포츠가 많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골프는 엄격한 규칙(Rule)을 지키는 신사의 스포츠다. 사회적인 지위나 신분보다 실력을 우선시 하는 골프는 이전 홀의 승자(Winner)가 제일 먼저 티샷(Tee Shot)을 한다. 두 번째 샷부터는 홀을 기준으로 멀리 있는 공(Ball)부터 플레이(Play)하도록 배려를 한다. 그러나 승자의 티샷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경기진행과 규칙을 스스로 지키면서 동반자에게 정중하고 품위 있는 매너를 보여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결정한 일에 책임을 지고 그 결과를 인정하는 골프의 규칙과 같은 태도가 삶에서도 필요하다.
 
흔히 골프를 이야기할 때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에 비유하곤 한다. 라운드를 시작할 때의 부푼 희망과 설렘이 두려움과 절망으로 반전을 거듭하다 결국 아쉬움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우리의 삶과 같기 때문이다. 삶의 좋은 습관도 하루하루 노력으로 만들어 가듯, 골프도 기본기를 충실히 다지면서 실력을 쌓아가는 습관의 스포츠다. 특히 샷(Shot)은 순간 동작이므로 머리가 아닌 근육이 기억할 때까지 피나는 훈련이 반복되어야 위기가 와도 흔들리지 않는다.
 
 
골프에서 장타자가 우승할 확률이 낮은 것 또한 젊은 청춘에 비유할 수 있다. 티샷이 멀리 갔다고 두 번째 샷이 반드시 온 그린(On Green)이 되는 것은 아니며, 혹여 온 그린이 되었어도 공을 홀에 넣지 못하면 승자가 되지 못한다. 호쾌한 드라이버(Driver)샷과 정확한 아이언(Iron)샷, 퍼터(Putter)의 정교함이 어우러져야 승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젊은 청춘일 때는 열정만 믿고 정교함을 도외시하다 낭패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우리에게 승리를 안겨주는 것은 호쾌한 장타보다 섬세하고 정교한 퍼터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평생을 함께할 벗이 있는 삶은 성공한 인생이다. 골프에서도 함께 할 동반자가 있다는 것은 삶을 넉넉하게 살았다고 할 수 있다. 동반자는 만나는 사이가 아니라 만들어 가는 관계다. 골프를 즐기려면 건강과 경제적 지원, 함께할 동반자를 갖춰야 한다. 건강과 경제적 지원은 자신이 갖춰야 하는 몫이지만, 동반자는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 오랫동안 유지된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깊은 성찰과 자기 자랑보다 상대를 칭찬하는 것에 익숙한 동반자라면 금상첨화(錦上添花)다.
  
골프와 인생은 같은 상황에서 다른 결과가 도출되는 공통점이 있다. 같은 코스에서 수많은 라운드를 해도 성적은 항상 다르게 나온다. 동반자와 날씨가 매번 변하면 결과가 다른 것은 당연하겠지만 똑같은 상황에서도 늘 다른 결과가 나온다. 이유는 무엇보다 생각이 행동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모든 환경이 변화하기에 결과도 항상 변수가 따른다. 예상치 못한 변수를 극복하기 위해 생각을 멈추고 집중해야 하는 것은 오직 자신뿐이다. 그래서 골프와 인생을 멘탈(Mental)게임이라 부른다. 45.93g의 멈춰있는 골프공도 생각을 붙잡고 컨트롤(Control)해야 승리하듯 인생도 거리보다 생각의 방향을 잘 잡을 때 삶의 승리자가 된다.

■김홍근 교수 프로필

-호서대 벤처경영학과 부교수
-호서대 벤처기술 경영학 박사
-세종대 경영학박사
-연세대 경영학 석사(MBA)
-IBK최고 경영자클럽(충청지회) 회장
-(사)한국프랜차이즈 경영학회 부회장
-(사)한국벤처 창업학회 부회장
-한국파스너공업 협동조합 이사
-(사)중소기업융합 대전세종충남 연합회 수석부회장
-(현)주식회사 드림텍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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