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근 칼럼 길 이야기5] 사람이 중요하다..인재철학의 한수!
[김홍근 칼럼 길 이야기5] 사람이 중요하다..인재철학의 한수!
  • 김홍근
  • 승인 2015.07.08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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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만물에는 각각의 위치가 있고 서로 유기적으로 질서를 유지한다. 이러한 위치와 질서가 무너지면 혼란이 생기고 재앙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인간도 각자의 위치가 있기 마련인데 자의에 의해 스스로 정하기도 하고, 타의에 의해 정해지기도 한다. 가장 이상적인 위치는 저마다 타고난 능력에 맞는 위치에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위치에 걸맞게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때 자신이 속한 곳에서 필요한 인재가 된다. 이런 인재가 많을수록 혁신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이 이루어진다.

‘세상사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요즘 우리 사회가 자리의 주인을 잘못 만나 혼란과 비능률로 인한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 4월에도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이라는 총리가 70일 만에 여론의 뭇매를 이기지 못하고 내려오면서 인사의 난맥상이 도마 위에 올랐다. 총리가 공석인 상태에서 때마침 메르스가 창궐해 초기대응 미흡으로 온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고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인사문제는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인사문제로 혼란과 반목이 계속됐다.

능력 위주의 인사보다 보은인사나 측근의 회전문 인사가 국민의 갈등과 불신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와 같은 인사는 자기를 도왔다는 이유만으로 중책을 주는 지극히 후진적인 인사 시스템에서 시작된다. 국민의 재산과 삶의 질을 책임지는 중차대한 자리를 단지 측근이라는 이유로 객관적 검증 없이 발탁하니 부작용이 생기는 것이다. 청문회는 이러한 인사의 자질을 검증하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정치적 이해관계로 과거 지향적 폭로전이 난무하고 언론은 자극적이며 선정적인 문구로 여론의 주목만 받으려 하니,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사소한 것에 사로잡히는 본말(本末)이 전도(顚倒)되는 셈이다.

한 국가 수준은 그 나라의 인사시스템에서 나온다. 인사시스템이 낙후되면 적재적소(適材適所)에 맞는 인재선발이 어려워 결국 국가 브랜드와 경쟁력이 덩달아 떨어진다. 인사는 곧 사람운영(People Operations)을 의미한다. 이를 운영하는 사람에게는 자유와 재량권을 부여하고 객관적 데이터에 의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제도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제도 속에서 공정한 인사가 객관성을 담보로 이루어질 때 설득력이 있다. 국가의 인사시스템이 투명하고 건강해야 기업의 인사시스템도 건강하게 이루어진다. 공정한 인사로 승진한 유능한 인재들이 국가 공직을 수행하고, 공기업과 대기업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기업의 인사문화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기업에서는 인사를 이야기할 때 에디슨이 설립한 GE(General Electric Company)의 잭 웰치(Jack Welch)회장을 빼놓을 수 없다. 잭 웰치는 인적자원관리(HRM)도 세션(Session)C 프로세스를 활용했다. 세션C는 개인별 성과를 기반으로 엄격한 등급 구분을 갖춘 인사관리 시스템으로서 ‘20-70-10’의 상중하로 성과 평가를 매기되, 상위 20%는 스톡옵션과 같은 보상을 하고, 하위 10%는 해고를 했다. 이를 통해 잭 웰치는 냉정하고 합리적인 인사관리로 훌륭한 경영성과를 이루어 낼 수 있었다. 그러나 CEO가 잭 웰치에서 제프리 이멜트(Jeffrey Immelt)로 바뀌자 세션C의 집중력도 사라지게 되었고 이로 인해 GE의 인사제도도 예전 같지 않다. 이는 CEO의 성향과 초점이 기업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충분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또 다른 기업은 바로 구글(Google)이다.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Larry Page)와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은 기업가의 도덕적 책임과 선행에 대한 확고한 인식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어떤 인재를 채용할 것인가를 한 두 사람의 관리자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집단이 의사결정을 내리는 게 옳다는 생각을 고집하고 있다. 5만 명이 넘는 직원을 채용하는 것은 ‘날마다 상대방에게 사랑을 받아야 하는 결혼 생활’에 비유할 정도로 인재육성보다 인재채용에 많은 정성을 쏟는 이유다. 이것이 구글의 성장 동력인 인재철학이다. 

국가나 기업의 가치는 인재등용에서 찾을 수 있다. 어떤 인재를 어떤 방식으로 등용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한다. GE의 최연소CEO 잭 웰치의 성공도 인사관리였으며, 20대 초반의 젊은 학생 두 명이 창업한 구글의 눈부신 성장도 사람운영이다. 국가나 기업을 경영하는 지도자의 성패를 확인할 수 있는 덕목은 인사에 달려있다. 새로운 지도자의 첫 번째 인사성향을 보면 그 지도자의 안목을 읽을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는지도 짐작하게 한다.

우리는 지도자에게 전문가와 또 다른 식견을 요구해야 한다. 그것은 그 분야에서 뛰어난 전문 인재를 등용할 줄 아는 안목을 갖추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 투명한 인사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고, 철저한 운영관리를 통해 책임을 다하게 하는 것이다. 적합한 인재를 찾는 것도 어렵지만 찾은 인재를 떠나보내지 않는 것이 더 어려운 이유는 이 때문이 아닐까.

■김홍근 교수 프로필

-호서대 벤처경영학과 부교수
-호서대 벤처기술 경영학 박사
-세종대 경영학박사
-연세대 경영학 석사(MBA)
-IBK최고 경영자클럽(충청지회) 회장
-(사)한국프랜차이즈 경영학회 부회장
-(사)한국벤처 창업학회 부회장
-한국파스너공업 협동조합 이사
-(사)중소기업융합 대전세종충남 연합회 수석부회장
-(현)주식회사 드림텍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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