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우 칼럼]미국, 새로운 긴축 시기의 도래... 미국 시장 금리 급등하나?
[최인우 칼럼]미국, 새로운 긴축 시기의 도래... 미국 시장 금리 급등하나?
  • 최인우
  • 승인 2015.06.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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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버냉키 전 美연준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시사에 세계 금융 시장은 큰 요동을 쳤다. 신흥국의 통화가치는 급락했고, 급격한 자본 유출에 따른 증시 폭락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금융시장은 이 현상을 'Taper Tantrum'이라 표현했다.

그로부터 2년이 흐른 지금 미국의 고용시장과 주택 시장은 호조세를 지속하면서 경제 상황의 점진적인 개선을 알리고 있다. 이러한 경제 상황을 반영해 美연준은 결국 지난해 양적완화를 종료했고, 2008년 제로금리 시대 진입 이후 약 7년만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예고하고 있는 중이다. 시장은 올해 9월 또는 12월에 기준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고 있다.

리먼브라더스 사태의 충격으로 미국은 유례없이 길었던 완화정책 시기를 거쳤다. 美연준은 기준금리를 10차례 인하하며 연준 설립 이래 최초로 '제로' 기준금리 국면을 경험했고, 이에 양적 완화 정책까지 더해지면서 그 강도 또한 이전의 사례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였다. 그렇기에 시장 일각에서는 이러한 강도 높은 완화정책 이후 첫 기준금리 인상은 다시 한번 2013년의 'Taper Tantrum'과 같은 시장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시장은 버냉키의 양적완화 축소 시사 시점부터 美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준비와 대응을 해 왔다고 볼 수 있다.

2000년대 중반 연준은 인플레이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데 실패하며 기준금리를 17차례나 인상해야 했다. 2000년대 초 상대적으로 길게 시행됐던 완화정책 이후, 경기는 강한 호조세를 보였고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조짐에도 불구 연준은 적절한 선제 대응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 결과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물가목표치를 크게 웃도는 상황이 전개됐던 것이다.

이러한 경험을 지닌 연준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보다 중요하게 인식하기 시작했다.또한 정책 변화의 시장에 대한 충격을 방지하기 위해 경제 상황에 대한 진단과 그에 따른 향후 정책 방향을 미리 금융시장에 알리는 의사 소통을 적극적으로 단행해 오고 있다. 버냉키의 양적완화 축소 시사가 그러한 노력의 대표적 사례라고 볼 수 있다.

美 채권 시장의 대표적 벤치마크인 美국채 10년 금리의 경우, 버냉키의 양적완화 축소 시사 직후 1.6%대에서 3%까지 급등했다. 이후 2년간 국채10년 금리는 미국의 두차례 한파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그리고 그리스 유로존 탈퇴 우려와 유가 급락 등 영향으로 다시 1.6%대까지 반락한 후, 경제지표 호조세 지속과 유가 안정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가시화 등에도 불구하고 2% 중반까지 반등하는데 그쳤다.

연준과 금융시장이 모두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예측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 금리는 2013년 양적완화 축소 시사 때 만큼은 반응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금융시장은 올해 말 美국채 10년 금리를 2.5%대로 전망하고 있으며, 현재 美국채 금리는 2.4% 수준이다. 이러한 컨센서스는 시장 참여자들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 충격이 과도하지는 않을 것이라 전망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옐런 美연준 의장은 연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내는 동시에, 기준 금리 인상 결정은 전적으로 경제지표의 향방에 달린 것이라 강조하고 있다. 이는 연준의 금융시장의 쏠림 현상과 충격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으로, 美 금리는 단기적으로는 요동을 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랜 기간 동안의 연준의 시그널링 작업과 그에 대한 시장의 대응으로 그 충격의 정도는 크지 않을 것이라 전망한다.

 

■최인우 프로필

밀양고 졸업

고대 경제학과를 졸업

연대 경영전문대학원 경영학 석사

호서대 밴처대학원 경영학 박사

신한생명 증권운용부 총괄 및 펀드메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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