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사탄", "빨갱이 잡아들이면 촛불집회 끝날 것" 발언은 기독교정신에 위배
"촛불집회 사탄", "빨갱이 잡아들이면 촛불집회 끝날 것" 발언은 기독교정신에 위배
  • 데일리경제
  • 승인 2008.06.08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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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사탄", "빨갱이 잡아들이면 촛불집회 끝날 것" 발언은 기독교정신에 위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72시간 릴레이로 이어지는등 촛불이 꺼질 기미가 안보이는 상황에서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촛불집회를 유발하는 세력은 사탄"이라고 발언해 물의를 빚고 있다.

또, 현직 목사가 설교중 "국정원, 검찰, 경찰, 보수단체등이 합심해 빨갱이를 잡아들이면 촛불집회는 끝날 수 있다"고 말하는등 섬뜩한 군부독재에나 있을법한 발언을 잇따라 해 파장이 일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추부길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지난 5일 한국기독교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기도회에서 축사를 통해 최근의 촛불집회에 대해 언급하면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따른 촛불집회가 이제 정치세력과 이익단체의 개입으로 정치집회로 변질되었다"고 주장하며, "(모종의 배후 세력이)순수한 학생들에게 촛불을 쥐어주며 거짓으로 이 세상을 움직이고 이 나라를 흔들고 있다"고 말하고 '일부 방송과 세력'을 배후로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비서관은 또 "너희중에 누가 아들이 떡을 달라는데 돌을 주겠으며, 생선을 달라고 하는데 뱀을 주겠는가"며 마태복음 구절을 인용하고, "이 말씀이 곧 대통령의 마음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비서관은 이어 "이명박 정부는 왜곡과 과장으로 무장한 배후세력에 의해 큰 위기에 놓여있다"며 "사탄의 무리들이 이 땅에 판을 치지 못하도록 함께 기도해 주시기를 감히 부탁드린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추비서관은 언론보도를 통해 자신의 발언이 문제가 되자  "그런 발언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사탄의 무리' 는 기도문 마지막에 통상적으로 하는 용어"라며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는 지난 5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 100주년 기념관 소강당에서 열린 기도회에서 "경찰, 검찰, 기무사, 국정원을 동원해 대공 분야를 강화시켜서 빨갱이들을 잡아들여라"며 "그러면 그 사람들(촛불시위 하는 사람들)이 쑥 들어가고 국민들 지지율이 다시 올라온다"고 말했다고 기독교 전문 인터넷매체 '뉴스파워'에서 보도했다.

그러면서 김홍도 목사는 "나처럼 이명박 대통령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겠나. 당신을 밀어준 사람이 우파지 좌파가 아니다"라며 "왜 MBC, KBS 저러는데 가만히 있느냐. 빨갱이 잡아들이면 쑥 들어가버린다. 눈치보니까 더 기승을 부리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김홍도 목사는 뉴라이트 전국연합에 몸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망언에 가까운 잇따른 보수집단의 말에 정부는 물론, 한나라당에서도 곤혹스러워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말을 함부로 해대는 사람들때문에 국민이 더 분노하고 있는 것 같다"고 토로하고,"차라리 입을 다물고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여론도 들끓고 있다.

상지대 홍성태 교수는 인터넷신문 '프레시안'을 통해 “한나라당, 조중동, 뉴라이트 등 이명박 세력 전체가 미국산 쇠고기를 옹호하고 나섰다"고 말하고 "한국의 보수세력은 국민을 존중하지 않는 부패 무능세력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그 중 가장 큰 배후는 기독교 보수 목사들”이라고 주장하고 구체적인 교계 목사들의 이름까지 밝혔다.

홍 교수는 “순복음교회의 조용기 목사는 ‘마귀’가 촛불시민들의 ‘배후’라고 설교하고, 금란교회의 김홍도 목사는 ‘빨갱이’가 ‘배후’라고 주장하며 두레공동체 김진홍 목사는 촛불시위를 ‘촛불난동’으로 규정했다"고 비판하고 이 목사들은 예수의 가르침과 정반대로 가는 사람들이라고 맹비난했다.

홍교수는 또 “이 자들이 매일 저지르고 있는 ‘혐오 설교’로 인해 위대한 기독교를 혐오의 대상으로 전락시키고 있다.”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향린교회는 "개신교인들이 절대다수가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기독교는 세계 정의를 위해 싸우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덧붙이며 일부 보수 목사에 대해 성토했다.[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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