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문채형이 만난 사람]"전영미 대한디베이트 지도사협회장"
[인터뷰 : 문채형이 만난 사람]"전영미 대한디베이트 지도사협회장"
  • 문채형
  • 승인 2015.03.25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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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토론문화 정착의 선봉장

이 되겠습니다!

▲ 전영미 회장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한다. 먼 장래까지 내다보고 세우는 큰 계획이라는 뜻으로 단기간에 성과를 기대하는 대한민국 교육현실에서 되짚어 볼만한 말이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 자녀를 교육시키다보면 한국과 다른 점이 많다. 그 중에서도 많이 듣게 되는 단어가 ‘크리티컬 싱킹(critical thinking: 비판적 사고)’이 가장 대표적이다. 암기중심의 교육을 받아 온 한국의 부모들에게 이 같은 단어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또 실제로 자녀교육에 반영할 수 있는지에 대해 전영미 대한디베이트지도사협회 회장에게 들어봤다.

[캡션] 전영미 대한디베이트지도사협회 회장이 지난 13일 호서대학교 창업센터 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4년 12월 29일 대한민국 최초의 비영리법인으로 충청남도 교육청으로부터 법인허가를 승인받은 전영미이사장은 데일리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변화·가치·소통 추구’의 이념을 토대로 우리나라의 올바른 토론문화 정착을 위해 토론 교육의 질적 향상에 앞장서는 선봉장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문채형 기자

-디베이트란 무엇입니까.

 “디베이트는 토론입니다. 찬반의 쟁점이 분명하고 확실한 주제를 두고 일정 수의 학생들이 찬성과 반대편으로 나뉘어 발언의 순서와 시간이 정해진 토론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어떤방식으로 토론한다는 겁니까.

“디베이트를 하려면 학생들은 우선 주제와 관련된 자료를 조사하여 쟁점을 찾아내고 자신의 입장을 세워야 합니다. 그리고 디베이트에 임해서는 자신의 입장을 논리적이고 분명하게 표현하며, 상대의 견해를 경청하여 반박의 논리를 생각해내고 이를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합니다.”

-그럼 디베이트 지도사란 무엇입니까.

“위의 디베이트 과정을 평가하고 교육적 피드백이 있는 ‘대립토론’을 지도하는 교육 멘토를 디베이트 지도사라 합니다.”

-디베이트 지도사를 양성하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교육 현장에서 제대로 알고 지도하는 것과 주먹구구식으로 지도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전문적인 지도사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디베이트 지도사는 학생들에게 논제에 대해 적절하고 타당한 논증이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명확하게 판단해서 올바른 피드백을 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토론을 지도하는 선생님들조차 논증에 대한 판단능력에 대해 의구심을 많이 가집니다. 자신이 판단한 평가가 과연 정당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자신감이 적기 때문입니다.  토론은 이론도 중요하지만 실제 토론수업을 많이 경험했을 때 지도사로서 자신감과 교육에 대한 확신이 생깁니다. 지금이 토론 교육이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 안타까워 실력 있는 디베이트 지도사를 양성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디베이트 지도사가 주로 진출하는 곳은 어디입니까.

“디베이트 지도사 학교 방과 후 교실, 개인 학습센터 개설, 교육기관인 도서관, 평생학습센터, 문화센터 등 다양한 곳에서 디베이트 지도사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지도사 자격증을 따게 되면 얼마정도의 수입을 올릴 수 있습니까.

“지도사 자격증 취득 후 개인이 어느 곳에서 활동하는가에 따라 수입은 차이를 보입니다. 기존의 독서지도사나 논술지도사 보다는 많은 수입을 보장한다고 생각합니다. 디베이트 수업은 개인이 아닌 그룹으로 수업이 이루어지고, 아직 전문적인 디베이트 지도사의 공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수입 면에서도 경쟁력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디베이트 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한 지도사들이 몇 명이나 됩니까.

“현재 사단법인 대한디베이트 지도사협회의 디베이트 지도사 자격증 취득자는 300여명이 됩니다. 본 협회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민간등록 되어 있는 ‘창의디베이트’의 지도사들이 모체인 협회입니다. 올해는 협회로 승인되어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전국적으로 400여 명의 디베이트 지도사가 양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디베이트에서 기대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디베이트 활동을 통해 참여 학생들은 협동력을 기르고, 해당 주제에 대한 심화된 이해를 가지며, 사안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되고, 사회에 대한 비판적 성찰의 능력을 계발할 수 있게 됩니다. 디베이트 교육 프로그램은 주입식 교육의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우리 교육현실에서 지식의 수동적인 수용자에 머물던 학생들을 학습의 능동적인 주체로 변화하도록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디베이트 교육 프로그램은 논술교육과 병행할 수 있으며 학생의 논술 역량을 강화하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논술이 글로 쓰는 논증이라면 디베이트는 말로 하는 논증인 점에서 논술과 디베이트는 그 핵심요소를 같이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디스커션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디스커션과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둘 다 한국말로 하면 토론입니다. 하지만 이 두 가지는 다른 점이 많습니다. 그래서 디베이트가 영어임에도 불구하고 그냥 디베이트라 불러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크리티컬 싱킹(critical thinking)의 개념을 우리말로 '비판적 사고'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 개념을 잘 전달해주는 것이 바로 디베이트 측면입니다. 그래야 디베이트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의미가 살아난다고 봅니다. 게다가 현재 토론은 지나치게 광범위한 의미로 혼용되고 있습니다. 예컨대 백분토론이나 끝장토론·독서토론·자유토론 등 토론이란 말에서 디베이트를 떠올리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디베이트라 불리면 좋겠습니다. 디베이트의 의미가 정착되고 나서 한국어로 어떻게 불러야 할지 결정하면 좋겠습니다."

-이번에 사단법인 대한디베이트지도사협회로 허가 승인을 받은 걸로 알고 있는데 간략하게 소개해 주세요.

"본 협회는 작년 12월 충청남도 교육청으로부터 허가 승인을 받아 우리나라 최초로 교육부 소관이 된 비영리법인입니다. 협회 회원은 디베이트 지도사 1급과 2급 자격증을 취득한 지도사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변화· 가치· 소통 추구’라는 이념을 토대로 우리나라의 올바른 토론문화 정착을 위해 선봉장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협회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핵심 역량은 무엇입니까.

 "본 협회는 역량 있는 디베이트 지도사를 양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디베이트 교육의 저변확대를 위해 우선, 능력을 갖춘 디베이트 지도사가 양성되어야 합니다. 자칫 자격증만 취득하고 교육 현장에 나가면 교육 현장에서 즐겁고 알찬 수업이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이에 우리 협회는 지도사간의 지속적인 교류의 장을 마련하여 디베이트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지도사들이 자발적으로 재능기부를 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할 뿐만 아니라 한 달에 두 번 공개적으로 디베이트 배틀도 진행합니다. 꾸준하게 공부하는 디베이트 지도사를 양성하는 것이 본 협회의 자랑거리가 될 것입니다."

-다른 디베이트 교육기관 또는 협회와의 차별성은 무엇입니까.

"본 협회는 디베이트 지도사 자격증으로 지도사의 진로를 개척하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자 합니다. 즉 자격 취득 후 사후 관리에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교육기간 중에 배운 내용만으로 바로 수업을 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배운 것을 실습할 수 있는 곳을 제공해 주고, 지도사들이 참고해서 지도할 수 있는 교재를 개발했으며, 디베이트 수업을 희망하는 곳을 연계해 주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자격증을 취득한 지도사 양성만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자격증으로써 실력 있는 디베이트 지도사의 많은 참여를 이끌어 낸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입니까.

"디베이트 하면 ‘싸워서 이겨야 하는 게임’이란 부정적인 선입견이 있습니다. 그런 인식을 바로 잡는 것입니다. 디베이트는 쟁점이 분명한 논제에 대해 찬반의 입장에 따른 주장을 논증하는 것입니다. 쟁점이 분명하면 결코 싸울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입증과 반증의 책임에 충실하기 위해 적절하고 타당한 논증을 펼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과정은 제대로 보지 않고 결과만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해석은 무척 아쉬운 부분입니다. 디베이트는 그 어떤 교육보다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교육입니다. 교육 본래의 의미를 제대로 안다면 싸움을 떠올리기보다 정당한 주장을 상대에 대한 존중 속에서 당당하게 펼치는 것이라는 인식으로 바로 잡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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