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루블화 폭락 다소 진정..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러시아, 루블화 폭락 다소 진정..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 조민우 기자
  • 승인 2014.12.27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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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경제]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서방의 경제 제재와 국제유가 급락, 그에 따른 러시아 루블화 가치 하락에 기인한 러시아 금융불안이 다른 신흥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급기야 디폴트 우려까지 낳은 바 있다.

반면 러시아 정부는 "루블 위기가 끝났다"는 발표를 했다. 하지만 러시아를 바라보는 세계의 시각은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5일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루블 폭락에 따른 극단적 유동성 압박 징후가 약해졌다”면서“루블 가치가 균형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루블은 지난 16일 한때 달러당 80루블선까지 가치가 떨어졌지만, 25일에는 달러당 50루블 초중반 선까지 오르며 다소 진정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러시아 금융시장이 추세적으로 안정화된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S&P는 러시아 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대상으로 편입해 정크등급 강등 가능성이 높아졌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최근 현 경기침체가 2년 정도는 지속될 것이라며 어려운 경제 상황을 인정한 바 있다.

한때 러시아는 서방의 경제 제재로 대외 자본 유출이 지속되며 루블화 가치가 급락하고 환율 방어에 나선 러시아 중앙은행의 준비자산은 빠르게 감소했다.

하지만 오히려 투기세력 확대로 루블화 기반은 더욱 취약해졌고, 러시아 중앙은행은 당초 내년 도입 예정이었던 자유변동환율제를 2개월 앞서 채택했다.

급격한 금리 인상과 유동성 부족으로 민간은행 구제금융이 발생하는 등 민간부문 디폴트 위험도 확대되고 있다.

또 유가 하락에 서방 국가들의 제재로 실물 경기 또한 크게 위축되었다. 러시아의 원유, 석유제품, 천연가스 등 에너지 관련 수출은 총수출대비 3분의 2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에너지에 의존하는 취약한 경제구조로 저유가 상황이 지속된다면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하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풍부한 외환보유고에 외채상환으로 인한 어려움은 없어 당장 디폴트 가능성은 크지 않으나 러시아 금융불안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유럽으로의 수출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수준에 이르는 등 유럽에 크게 의존하는 지정학적 특성도 유럽의 러시아 경제 제재가 이어지면서 대 EU수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어 러시아의 앞날은 험난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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