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두통- 뇌 CT․MRI 검사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소아두통- 뇌 CT․MRI 검사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 데일리경제
  • 승인 2008.04.2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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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두통- 뇌 CT․MRI 검사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아이가 머리가 아프다고 칭얼대는 횟수가 늘어나면 부모에게 찾아오는 가장 큰 걱정은 ‘혹시 뇌종양 아닐까?’하는 것이다. TV드라마에서 숱하게 봐왔던 비극이 갑자기 자신의 일처럼 느껴지면서, CT건 MRI건 아무리 비싼 검사도 일단 해놓고 보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뇌종양은 생각보다 흔치 않은 질병이며, 세심한 병력과 진찰로 어느 정도 감별할 수 있다. 그러므로 무조건 검사를 하거나 또는 안하기보다는 중증질환일 가능성이 높은 경우를 알고 선별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좋겠다.

■ 뇌영상검사 받은 두통환아 2.4%만 중증질환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이건희 교수팀은 2004년 1월부터 2006년 6월까지 강남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에 반복적 두통을 주소로 내원한 15세 이하 환아 311명의 진단결과를 분석, 지난해 12월 대한두통학회지에 발표했다.

이 교수에 의하면, 이 중 뇌영상검사를 시행한 환아는 164명으로 전체 두통 환아의 53%에 달했으나 이중 단 2.4%만이 지속적이고 집중적인 관찰이나 수술이 필요한 중증질환이었다. 또한 두통기간이 짧은 급성형태인 경우와 관련이 있었다.
이처럼 대부분의 반복적인 두통이 있어도 극히 일부분의 환자에서 뇌종양, 뇌출혈 등이 위험한 경우이고, 대부분 두통과 관련이 없는 양성질환이거나 간단하게 항생제 치료를 하는 경우였다.

그러나 많은 보호자들은 소아가 두통을 호소할 때 뇌종양, 뇌출혈 등의 심각한 질환을 걱정하여 뇌전산단층촬영(computerized tomography, CT) 혹은 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 등의 뇌영상검사를 시행하기 원한다. 하지만 실제로 뇌종양의 유병률은 10만 명당 3~5명 정도이며, 뿐만 아니라 뇌종양 환자의 60%만이 진단시에 두통을 갖고 있으며 10명 중 1명에서 유일한 증상으로 두통을 호소한다. 이처럼 설령 뇌종양에 걸렸다 하더라도 두통증상이 주된 증상이 아니기 때문에 두통이 있다고 해서 뇌종양일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할 수 있다.

■ 증상에 따라 선별해서 영상검사 해야

뇌 CT는 뇌 MRI 검사에 비해 가격이 싸고 빠른 시간 내에 검사할 수 있으나, 불필요한 방사선 노출의 위험이 있으며 조영제 과민반응 가능성 등의 단점이 있다. 특히 뇌출혈, 혹은 뇌석회화 등에는 상당히 좋은 검사로 성인 응급환자에서 많이 시행된다. 뇌 MRI는 연부조직 변별력이 우수하며 혈관촬영 등도 가능하여 뇌종양을 발견하는 데는 아주 우수한 장점이 있으나 가격이 비싸고, 검사 시간이 뇌 CT보다 길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뇌영상검사는 선별적으로 시행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런 검사를 통하여 중증질환을 배제하는 것만으로도 환자 보호자에게 안심을 시킬 수 있고, 의료진에게 정확한 진단 하에서 치료할 수 있다. 또한 빠른 진단을 통한 중증환자의 치료는 출혈, 종괴효과, 뇌탈출 등을 줄여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므로 중증질환의 발견 빈도가 낮다는 것만으로 그 역할을 무시할 수는 없다. 따라서 중증 질환의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선별하여 필요한 영상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진단 및 비용절감에 도움이 될 것이며, 이런 검사를 시행하지 않은 환자에서는 지속적이고 세심한 관찰을 해야 한다.

■ 뇌영상검사, 이럴 때 실시해야

두통의 형태가 갑작스럽게 심하게 호소하는 ‘급성두통’이거나, 점차적으로 심해지는 ‘만성진행두통’은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특히 집안에 가족력 상 두통환자가 없는데 아이가 갑자기 극심한 두통을 호소하면 반드시 검사를 권한다. 두통 부위가 후두통인 경우는 뇌종양을 의심해 봐야 한다. 소아기에는 뇌종양이 주로 뇌줄기, 소뇌 등에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머리 뒤쪽이 아픈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비정상적인 신경증상을 동반하는지 잘 관찰해야 한다. 뇌종양 발생하는 부위에 따라 다양한 신경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뇌압이 높아지면서 두통과 함께 구토를 할 수 있고, 머리 둘레가 커지는 경우도 있다. 또한 경련, 성격변화 등이 생기고, 눈이 잘 안 보이거나 보행장애, 음식 삼키기가 어려운 경우 등도 있다. 취학 전 아동에서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 특히 만 5세 이하 아이들에서 두통을 호소하면 두통증상을 자세히 표현하지 못할 수도 있으므로 검사를 고려해 본다. 소아에서 흔하지 않은 군발두통이나 밤에 두통이 심해서 잠을 깨는 경우는 비특이적인 두통이므로 검사를 해 볼 수 있다.

위와 같은 여러 요소들이 있는 경우는 빨리 진찰을 받아 증상의 경과를 자세히 설명해서 신경학적인 이상이 있는지 여부를 알아보고 CT, MRI 등의 정밀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경제적인 이유, 혹은 바쁜 현대사회에서 부모가 모두 직장이 있고 환자에게 세심한 관찰을 하지 못하는 경우 등 다양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상황에 맞게 적절한 판단이 중요하다.

■ 소아두통 학교생활에 지장주고 삶의 질 악화

소아 및 청소년기의 두통은 흔한 질환으로 유치원 연령에서 약 1/3 이상이, 초등학교 시기에는 약 반수 이상이 머리가 아프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통증이 매우 심한 편두통의 유병률은 초등학생 약 3%, 중학생 약 7%로, 학교생활에 지장을 주고 일상생활 등 삶의 질을 악화시키는 가장 흔한 질환 중의 하나이다.

일차두통에는 크게 편두통이나 긴장성 두통이 있다. 특히 소아 두통환자는 성인과 다르게 두통은 심하지 않은데 주기적인 복통, 구토,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등 비전형적인 증상들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끈기 있는 문진과 진찰이 필수적이다.

■ 생활습관 개선과 스트레칭으로 증상 완화

다른 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이차 두통은 원인질환을 치료하면 두통증상도 호전된다.일차 두통의 경우에는 급성기의 통증을 완화해주는 치료가 주가 되며, 자주 발생하는 두통은 예방적인 치료를 함께한다. 심하지 않은 경우는 대개 2~3주 정도면 호전을 보이고 심한 경우 3~9개월간 치료가 진행되기도 한다. 그러나 편두통 등은 완치가 되는 것이 아니고 병을 꾸준히 관리해 주어야 한다. 병에 대한 이해와 생활습관, 약물 치료 방법을 알면 쉽게 병을 이길 수 있다.

수면시간을 일정하게 하고 하루 세 번 식사를 반드시 하는 것이 좋으며, 수분을 충분하게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초콜릿, 카페인이 든 음료, 유통기한이 다 된 햄 등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편안한 자세로 누워서 명상을 하거나,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긴장된 근육을 푸는 것도 도움이 된다.

■ 자료문의 : 한림대의료원 강남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이건희 교수

<배원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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