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크림 합병은 '서방 대 러시아 치킨게임'
러시아 크림 합병은 '서방 대 러시아 치킨게임'
  • 최은경 기자
  • 승인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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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경제]우크라이나 크림 자치공화국의 러시아 합병 찬반투표가 진행되는 16일(현지시간), 친 러시아 성향상 러시아 귀속에 찬성표를 던질 것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러시아와 미국 유럽의 경제, 정치적 대립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유럽 및 미국등 서방국들은 유엔 안보리에 크림 자치공화국 주민투표는 불법이라며 결의안을 제출했지만 이사국인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결의안이 좌절됐다.

러시아는 우선, 지정학적 요충지인 크림 반도의 주도권을 이어가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친서방화로 나아가고 있고, 이로 인해 러시아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크림반도까지 잃게되면 정치, 군사적 타격이 심화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크림공화국은 주민 67%가 러시아인으로, 크림반도를 러시아로 반환하라는 입장을 꾸준히 전개해왔다. 사실상 러시아 영토라는 것이다. 또, 크림반도에는 러시아 흑해 함대가 주둔해 있다. 군사요충지이며 유럽과 연결되는 관문이다.

우크라이나는 EU 가입을 희망하며 러시아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서부와 러시아와의 합병을 원하는 동부지역간 대립이 심했다. 이 과정에서 친러시아계 정부는 지난해 11월 EU와의 협상 체결을 중단했고, 이는 곧 반정부 시위로 이어졌다.

반정부 시위가 확산되면서 친러시아파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대통령직에서 퇴진했고, 러시아는 크림반도에 대한 사수의지를 보여주듯 무력으로 우크라이나를 강압했다.

이로인해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의 무력시위 중단을 요구하며 경제적 압박을 가하기에 이르렀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무력 진입에 따른 경제적 위기를 감수해야 했다. 우크라이나에 개입한 직후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 가치는 폭락했고, 증시도 급락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긴장상태가 지속되고 서방의 경제적 제재가 이어지면서 러시아 경제는 파산위기에 놓이게 됐다.

우크라이나 현지 기업들에 투자한 러시아 국영은행들의 연쇄 파산도 예상할 수 있고, 외국 자본의 탈러시아 현상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어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최근 쿠드린 러시아 재무장관은 '서방이 러시아에 대한 본격적인 경제제재가 이루어질 경우 한 분기에만 약 500억달러의 자본이 러시아를 이탈할 수 있다'고 해 사실상 러시아가 파산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또, 러시아의 경제성장이 급전직하할 수 있다.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루블화 가치는 지속적으로 폭락해 러시아 경제 전반을 뒤흔들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유럽 역시 피해가 가기는 마찬가지다. 유럽은 천연가스로 대표되는 에너지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유럽연합이 러시아에 대해 제재를 이어갈 경우, 러시아는 천연가스 공급 중단이라는 보복카드를 꺼내들 것이다.

이 경우 유럽은 에너지 파동에 직면하게 되고, 전세계 에너지 시장과 유가, 금융위기등 여러 경제적 변수들이 부각되면서 전세계적인 경제공황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현재 우크라이나 사태로 신흥국 금융시장이 위태로운 상황이 이어지는 것도 유럽에게는 반갑지많은 않다.

따라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개입이 어느 정도 합리적인 방향에서 위기를 봉합하는 수순으로 나아가지 않을 경우, 서방이나 러시아 양쪽다 얻을 것이 없는 치킨 게임으로 내몰릴 위험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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