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금융' 중국 경제, 세계 경제 화약고?
'그림자 금융' 중국 경제, 세계 경제 화약고?
  • 권혁찬 기자
  • 승인 2014.02.1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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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경제]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이은 신흥국 금융불안 사태 확산, 미국과 중국, 이른바 G2의 경제지표 부진등이 새로운 불안요소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경제상황이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이번 신흥국 금융 불안 사태의 확산 여부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충격의 강도와 관련해 앞으로 특히 주의해서 살펴야 할 국가는 중국인 것으로 판단되고 있는 상황이다.

신흥국 금융 불안에 있어서 중국 경제의 움직임이 차지하는 중요성은 이미 지난해 확인된 바 있다. 지난해 5월 22일 중국의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가 경기위축을 의미하는 50 미만으로 떨어지자 중국의 성장세 둔화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공교롭게 같은 날 이루어진 버냉키의 출구전략 시사 발언과 맞물려 ‘버냉키 쇼크’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름 이후, 여전히 미국의 출구전략 시행이 예고된 상황에서도 신흥국 금융 불안이 진정 기미를 나타낸 것도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완화된 영향이 컸다고 할 수 있다.

LG경제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 세계 경제에 있어서 중국 경제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이러한 현상들은 자연스럽기까지 하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거대 경제권인 중국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세계 경제의 15.4%를 차지했다.

19.3%를 차지한 미국에 이어 세계 2번째이자, 5.5%에 불과한 일본의 3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세계 철 및 구리 소비에 있어서 중국의 비중은 2000년 말에 16.3% 및 12.4%에 불과했지만, 2012년 말에는 44.7% 및 46.2%로 높아졌다. 지난해 여름 인도, 브라질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완만하던 인도네시아의 환율이 갑자기 급격히 절하되면서 금융 불안이 심화 되었던 배경은 중국에 대한 원자재 수출 비중이 높은 인도네시아의 경제 구조였다.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연구위원은 "이번 신흥국 금융 불안에서도 러시아, 칠레, 베네수엘라 등 수출 중 원자재 비중이 높은 국가들이 취약국으로 언급되는 것도 중국의 경기가 둔화될 경우 주요 국제 원자재에 대한 수요가 줄고 가격이 하락하여 이들 국가들의 경제가 우선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 근거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향후 중국 경제의 향방과 관련하여 수출 둔화, 투자 조정 등의 요인들도 중요하겠지만 리스크 요인으로서 그림자 금융의 부실화 가능성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그림자 금융은 중국의 가장 취약한 부실 고리인 부동산 과열, 지방정부 부실, 한계기업 과잉 이슈가 확대된 주된 원인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중국 그림자 금융의 파동이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점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적으로 그림자 금융이 위축되는 추세였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그림자 금융은 급증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3년간 규모가 2배나 증가했고, 심지어 관련 규제가 강화된 지난해 4분기 이후에도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그 결과, 중국의 그림자 금융은 현재 약 23조 위안, 중국 GDP의 약 40%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규모가 이렇게 커지다 보니, 그림자 금융의 축소가 본격화될 경우에 대한 불안감도 덩달아 커지는 양상이다.

중국 내 부동산 경기 하락, 지방정부의 투자 위축, 한계기업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내 자금경색이 심화될 경우 중국의 고정자산투 자가 큰 폭으로 위축되어 중국 구조조정의 촉매가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중국 그림자 금융 부실화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이에 따라 자금 경색 조짐이 나타나 중국내 단기 시장금리가 급등하는 상황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미국의 출구 전략 진전 및 이로 인한 신흥국 금융 불안과 맞물려 중국 내 금융 불안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지난해 6월과 12월에 이어 올해 1월에도 그림자 금융 리스크가 부각되고 일시적으로 자금시장이 경색되는 조짐이 나타났는데, 중국 경기 둔화 우려 고조 및 그림자금융 관련 건전성 규제 강화 등 내부적인 요인과 함께 지난해 6월에는 버냉키 쇼크, 지난해 12월에는 미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개시 결정, 그리고 올해 1월에는 신흥국 금융 불안 등 외부적인 요인들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기 둔화시 우리나라 경기 움직임도 동조화될 수 있어 앞서 언급한 F14 신흥국들뿐만 아니라 중국까지도 금융 불안 및 경기 악화를 경험 하게 될 경우 우리나라는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금융 불안이 일부 취약 국가를 넘어 신흥국 전반으로 확산되고, 이에 따라 세계경기의 회복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들의 경우, 지리적 인접성에 기반한 중국과의 높은 경제적 연관도로 인해 그 충격의 강도가 여타 지역의 신흥국들에 비해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3년 기준 전체 수출 중 신흥국에 대한 수출이 60%인 반면, 선진국에 대한 수출은 40%로서, 대신흥국 수출 비중이 대선진국 수출 비중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이 중 F14 신흥국들에 대한 수출의 비중은 14.4%, 중국에 대한 수출의 비중은 26.1%로서, F14 신흥국들 및 중국에 대한 수출이 전체 수출의 40.5%에 달해 선진국 전체에 대한 수출보다도 많다.

조연구위원은 "F14 신흥국들 및 중국에 대한 높은 수출 의존도는 우리나라의 금융변수들뿐만 아니라 실물경기 움직임까지도 이들 국가와 동조화되도록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이들 국가들의 경기 둔화가 직접적으로는 해당국들의 수입 수요 둔화를 통해, 간접적으로는 세계경기 전반의 경제 활동 위축을 통해, 우리나라의 수출을 둔화시 키고 그 결과 우리나라의 경기도 둔화되는 양상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경기의 급격한 위축이 현실화될 경우, 일부 취약 신흥국들의 금융 불안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글로벌 금융시장불안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이 경우 금융경로를 통해서도 우리나라에 부정적인 충격이 전해질 위험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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