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하반기에도 '적신호'…"수급 악화는 물론 미국 유럽경기 침체"
해운업계, 하반기에도 '적신호'…"수급 악화는 물론 미국 유럽경기 침체"
  • 이원섭 기자
  • 승인 2011.07.09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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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는 해운업 시황이 하반기에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해운업체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하반기 해운업계의 가장 큰 위협은 역시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미국, 유럽 경기다.

이들 지역의 소비심리가 살아나야 세계의 공장이 집결돼 있는 중국과 인도에서 만들어 내는 생산품들을 이들 지역으로 실어나르는 해운업도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

국내 해운선사들도 자구책 마련에 고심이다. 효율적인 선박 운영으로 수익성을 조금이라도 개선하는 동시에 새로운 사업 구상으로 수익 창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회복과 더불어 수급, 환율, 유가 등 여러 외부 요인들이 우호적으로 변하지 않는 이상 해운사들의 이 같은 노력의 수고가 거둬들이는 결실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크다.

◇수익성 악화…일부 노선 중단

한진해운은 이달부터 유럽 일부 노선의 선박운항을 중단했다.

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이 포함된 글로벌 몇몇 선사들의 동맹체 'CKYH 더 그린 얼라이언스'는 지난 1일부터 광양을 출발해 북유럽으로 향하는 NE5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

유럽 지역 수요는 크게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대형선사들이 1만8000TEU급 이상의 초대형 선박들을 투입하면서 공급량을 늘리자 운임이 낮아지면서 선사들의 수익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실제 6월 마지막주 기준 아시아 유럽간 1 TEU당 운임은 849달러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절반수준이다. 초대형 선박의 이달 운임은 TEU당 700달러대까지 낮게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상가상으로 유가도 치솟아 해운사들의 수익성을 더욱 악화시켰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NE5 노선을 중단하는 대신 미주 노선을 확대하거나 아프리카 노선 등을 검토하고 있어 전체 매출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업 약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수급밸런스를 무너뜨렸던 초대형 선박인도가 하반기에도 줄줄이 예정돼 있다. 이에 더해 그리스발 유럽 재정위기가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글로벌 경기불안으로 선진국 물동량이 크게 증가하지 않는 상태에서 장기적으로 선박 공급량만 증가하게 되면 해운사들이 받을 수 있는 운임은 떨어지고 실적이 부진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美, 이란제재 한국동참 요구…해운업 영향받을 듯

미국의 이란제재도 국내 해운선사들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달 24일 이란혁명수비대의 무기 공급을 도왔다며 이란 항만 운영사 '타이드워터미들이스트컴패니'를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국적의 개인이나 기업, 단체 등이 이 회사와의 거래를 금지하고 이 회사가 관리하는 '반다 아바스', '반다 코메이니' 등의 항만으로 물품이 오가는 것을 금지했다.

문제는 미국이 국제사회도 이란제재에 동참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1위 컨테이너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는 타이드워터미들이스트가 운영하는 이란 항만을 찍는 노선 운항을 지난달 말부터 중단한 상태다.

홍콩 선사 '오리엔탈 오버시즈'도 지난주 반다아바스 항으로 들어가는 노선을 중단했다. 글로벌 2, 3위 컨테이너 선사인 스위스 'MSC'와 프랑스 'CMA CGM'은 이번 제재 발표 이후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

한국 해운선사들 역시 미국의 제재로 이란 노선 운항이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할 전망이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반다아바스 항만을 들르는 일부 이란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7일 미국 재무부 데이비드 코언 차관보가 한국을 방문해 핵무기 생산 프로그램을 계속 추진하고 있는 이란에 대해 보다 엄격한 경제 제재 조치를 취하도록 압박해 해운사들의 노선 운영에도 적잖이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주 1항차로 이란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법률 자문을 구해서 문제없이 운항하고 있으며 당장 운영 중단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강제적으로 노선 운영을 올스톱하라는 상황은 아니라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현지 하역업체들이 문제가 되면 하역업체들을 변경하든지 여러 가지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STX팬오션은 직접적으로 선박을 투입하는 이란 노선은 없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란 주위 국가 항만에서 피드선이나 육상운송을 통해 이란 화주에 건네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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