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재건축아파트 5년만에 하락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5년만에 하락
  • 데일리경제
  • 승인 2007.12.0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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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재건축아파트 5년만에 하락

2007년 서울·수도권 재건축아파트 시장은 대출규제 강화, 분양가상한제 시행 등 정부의 강력한 규제가 이어지면서 3년 만에 내림세를 나타냈다. 특히 강남권 4개구(강남, 강동, 서초, 송파)는 두드러진 매수약세를 보이면서 거래가 실종된 가운데 최근 5년간 처음으로 모두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부동산1번지 스피드뱅크(www.speedbank.co.kr)가 2007년(12월1일 기준) 서울·수도권 재건축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서울은 -1.32%, 경기는 -1.99%를 각각 나타냈다. 급등세를 보였던 지난 해 동기간 상승률(서울 20.48%, 경기 25.89%)과 비교해 크게 하락한 것은 물론 서울과 경기가 동시에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04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강남권 4개구(강남, 강동, 서초, 송파)가 이례적으로 모두 내림세를 나타냈다. 이들 지역이 모두 하락한 것은 2003년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한편 이 기간 재건축을 제외한 일반 아파트값은 서울 1.65%, 경기 0.56%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말 11.15대책 이후 급등세가 한 풀 꺾이기 시작한 재건축아파트 시장은 연초 1.11대책이 더해지면서 침체에 가속도가 붙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더욱 강화된데다 분양원가 공개 및 채권입찰제 적용 방침으로 재건축 사업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3월 들어 건교부가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발표함에 따라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서 6억 이상 아파트가 많이 포진한 강남권 4개구(강남, 강동, 서초, 송파)는 두드러진 내림세를 보였다. 이어 4월에 주택법 개정안 국회 통과로 낙폭은 더욱 확대됐다. 분양가상한제, 분양가 내역 공시 등이 개정안의 핵심인 만큼 조합원들의 추가부담이 커져 사업성 악화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후 매수자들의 바닥인식 확산으로 개포주공을 비롯한 강남권 저층단지들의 거래가 조금씩 늘면서 내림폭이 크게 둔화됐다. 특히 6월 1일 종부세 과세기준일을 전후해 매물을 회수하는 매도자들이 늘면서 잠시 상승 반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7월 중순 콜금리 인상으로 자금압박이 커지고 제2롯데월드 사업이 전면 백지화되면서 송파구를 비롯한 강남권 매수자들은 다시 관망세로 돌아섰다. 게다가 과천주공3단지와 반포주공2단지가 잇따라 평형배정소송 무효판결을 받으면서 거래시장은 급격히 위축됐다. 판결이 확정되면 대형 면적 보유자에게 우선권이 주어졌던 통상적인 틀이 송두리째 바뀌면서 재건축 사업의 혼란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9월 1일 분양가상한제 시행과 이후 건축심의 개선대책 발표로 재건축 내림세는 줄곧 이어졌다. 추석을 전후해 재건축 규제 완화 공약 및 강남구 용적률 상향 움직임 추진으로 잠시 회생 분위기가 감돌기도 했지만 서울시의 용적률 상향 반대입장이 워낙 강경하고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여전해 거래시장은 다시 싸늘한 분위기로 돌아섰다. 현재는 대선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저가 매물을 제외하곤 좀처럼 거래가 되지 않는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한편 국지적 개발호재, 저평가 인식 등으로 올해 큰 호응을 얻었던 강북권은 재건축시장도 거래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용산, 마포 등지를 중심으로 오름세를 기록해 강남권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나타냈다.

서울에서는 송파구가 -9.62%로 내림폭이 가장 컸다. 이어 △강동구(-7.31%), △강서구(-5.10%), △관악구(-3.06%), △금천구(-2.06%), △강남구(-1.78%), △서초구(-1.78%) 순으로 내림세를 보였다.

수도권 재건축아파트값 내림세를 주도했던 송파구의 경우 금리인상 여파와 잠실 제2롯데월드 건립 무산으로 아파트값의 하향 조정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특히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소문이 무성했던 상업용지로의 변경추진을 포기하면서 약세를 보였다. 119㎡(36평형)의 경우 2억5000만원 떨어지면서 13억5000만~14억원 선의 시세를 형성, 올 한해 동안 가장 큰 내림폭을 나타냈다.

고가 아파트가 많이 포진한 강남구는 대출규제 강화로 매수부담이 커지면서 대형 위주로 거래가 실종됐다. 강남구 대치동 청실2차 161㎡(49평형)의 경우 1억2000만원 하락한 18억8000만~19억70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됐다.

경기지역도 서울과 마찬가지로 올 한해 대출규제, 개발이익환수제 등의 여파로 전반적인 침체 양상을 나타냈다. 특히 평형배정무효 판결로 거래공백상태가 장기화 된 과천일대가 약세를 주도한 가운데 대형 아파트의 내림세가 두드러졌다.

경기에서는 과천시가 -11.69%로 가장 낮은 변동률을 나타냈고, △성남시(-4.20%), △안양시(-1.72%), △부천시(-1.56%), △고양시(-0.36%), △군포시(-0.31%)가 그 뒤를 이었다.

과천시는 평형배정무효 판결 여파로 지역 전반에 걸쳐 약세를 면치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원문동 주공2단지 52㎡(16평형)의 경우 6억8000만~7억3000만원 선으로 1년간 1억6000만원 하락했다.

성남시도 연이은 규제로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내림세를 나타냈다. 매수자들의 가격하락 기대감이 커 현재도 거래는 원활하지 않은 모습. 신흥동 주공 102㎡(31평형)가 1억500만원 하락한 6억1000만~6억30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됐다.

올 한해 재건축아파트 시장은 분양가상한제를 비롯한 강도 높은 규제책이 이어지면서 전반적으로 두드러진 약세를 나타냈다. 특히 고가 아파트가 많은 강남권의 경우 대출규제에 따른 매수자들의 자금압박이 커지면서 거래공백이 장기화 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침체돼있고 재건축을 옥죄고 있는 규제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닌데다 대부분 강남권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당분간은 이러한 약세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과거 급등세를 보였던 시기와 비교했을 때 내림폭이 크지 않고 정권 교체가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향후 안정세를 낙관할 수 만은 없다. <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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