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기침과 가래, 알고 보니 천식?
만성 기침과 가래, 알고 보니 천식?
  • 배원숙 기자
  • 승인 2011.06.1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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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와 흡사한 천식 증상, 초기에 발견하면 치료 쉬워

양모 씨(56세)는 몇 년 전부터 계단을 오를 때마다 심한 고통을 느꼈다. 가족들 뒷바라지에 정신없던 양씨는 목이 칼칼하고 따끔거리며 기침이 나와도 그저 감기라 생각하며 병원을 가지 않고 감기약만 먹어왔다. 최근에는 가슴의 통증이 더욱 심해지고, 숨이 차는 증상이 잦아졌다. 도저히 안 되겠다 생각한 양씨는 병원을 찾았고, 기관지 천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천식의 초기 증세는 감기와 상당히 흡사하다. 그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은 기침 등의 천식 초기 증상이 나타나도 감기라 생각하고 마는 경우가 많다. 흔히 감기를 방치하면 천식이 된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사실은 조금 다르다. 감기로 인해 천식 발작이 일어날 수 있고, 천식 환자가 감기에 잘 걸리긴 하지만 감기가 천식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

천식은 감기와 달리 한번 시작하면 연속적으로 기침이 나오고, 마른기침과 함께 천명(쌕쌕거리는 호흡음)이 일어나면서 끈끈한 가래가 생긴다. 밤이나 새벽에 증상이 악화되며, 스트레스와 기온의 변화에 따라 심해지기도 한다. 찬바람에 의한 천식 증상은 오한이나 미열이 나타나고, 담(가래)으로 인한 때에는 가슴이 답답하고 가래 끓는 소리가 나타난다. 선천적으로 폐가 약한 사람은 숨이 가쁘고 기운이 달리며 식은땀이 난다.

천식이 심하면 호흡 곤란이 오고, 호흡 부전으로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 그리고 천식을 방치하면 만성이 되어 비염과 습진, 기관지 확장증, 폐기종 등 합병증을 가져올 수 있다.

천식전문 병원 편강한의원 명동점의 박수은 원장은 “천식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합쳐져서 생기는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이다. 한의학에서는 폐 기능에 이상이 발생한 상태에서 찬 기운이 폐를 상하게 할 경우, 수착과 팽창운동이 원활하지 못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환경적인 요인으로는 꽃가루와 집먼지진드기, 특정 식품 등 알레르기 유발 인자를 들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원장은 “천식은 말 잘 듣는 어린아이와 같다. 관심을 두고 예뻐해 주고 사랑을 주면 얌전해지지만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내버려두면 제멋대로 행동하고 반항하는 악동으로 돌변한다. 잠시 증상이 사라졌다 하더라도 기도의 염증은 그대로 남아 있으므로 방심하지 말고 치료를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급성천식인 경우는 단기간 천식을 가라앉히는 약물요법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만성 천식일 경우 약물요법과 함께 침이나 뜸 요법을 병행해 기혈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주고 폐와 신장 기능을 강화시키는 치료를 5개월가량 꾸준히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천식 증세가 있을 때는 거담사폐, 즉 담을 제거하고 폐의 나쁜 기운을 내보내는 데 중점을 둔다. 그리고 몸속의 기운을 정상화시키고 기를 받아들이는 기능을 높여주는 보신납기 치료를 한다. 이에 더해 면역 기능을 조절하여 저항력을 길러야 한다.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면 폐는 부드럽고 윤택해지며 가래가 없어질 뿐만 아니라 급박한 호흡과 발작적인 증상도 사라진다. 즉, 몸이 전반적으로 건강해지는 치료가 이루어져하는 것이다. 천식을 한방으로 치료하면 천식 증상의 개선뿐만 아니라 오장육부의 기능을 전체적으로 활성화한다. 그리고 인체의 면역 체계를 강화하여 다른 질병에 대한 자연 치유력을 높여준다.

충분한 수분섭취는 가래를 묽게 해 기도에서 가래가 쉽게 배출되는 것을 돕는다. 과식은 발작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소식을 하는 것이 좋다. 특히 늦은 시간에 식사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알레르기성 천식환자의 일부는 음식물 섭취 후에 발작이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발작을 일으키면 신속한 응급 처치가 필요하다. 우선 환자를 안심시키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상체를 비스듬히 세우면 숨이 덜 차오른다. 발작이 일어난 장소가 실내라면 환기를 시키고 미지근한 물을 마시게 하거나 환자가 숨을 내쉴 수 있게 도와준다. 그리고 10분 간격으로 환자의 호흡과 맥박을 잰다. 발작 시간이 길어지거나 약을 먹어도 좋아지지 않는 등 호흡 곤란 증세가 심하면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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