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온갖 병, 장(腸)이 안 좋은 탓?
아이 온갖 병, 장(腸)이 안 좋은 탓?
  • 박진화 기자
  • 승인 2011.05.18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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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의원을 찾은 현민(만 6세)은 오랜 비염과 축농증을 함께 갖고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아토피피부염과 잦은 감기로 고생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학령기가 되자 비염으로 연신 콧물과 코막힘을 달고 살았다. 감기가 와도 늘 코감기였다. 그런데 엄마는 “장부터 치료하자”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안 그래도 애가 평소 찬 것을 많이 먹고 대변 보는 일도 힘들어하긴 했다. 그런데 코 때문에 왔는데 장이라니? 고개를 갸우뚱 할 수밖에 없었다. 

장과 피부, 호흡기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한의학에서는 장과 피부를 하나로 본다. 장이 뿌리라면 피부가 잎사귀이기 때문에 장 건강이 나쁘면 그 증상이 피부로 발현된다. 변비에 걸린 여성이 피부에 뾰루지나 여드름이 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한 ‘폐주피모(肺主皮毛)’라 하여 폐, 즉 호흡기가 피부를 관장한다고도 보았다. 그래서 장과 호흡기의 건강이 좋지 못할 때 알레르기 질환이 생길 수 있는데, 즉 폐나 장이 허약하면 아토피나 비염, 천식, 만성 기침 등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가령 ‘새는장증후군’은 아토피피부염이 잘 낫지 않는 원인중 하나로, 소화기관, 그중에서도 장내 이상 문제를 치료해야 한다고 본다. 새는장증후군은 여러 원인으로 인해 장의 점막이 손상되면서 외부 혹은 장내에서 발생하는 각종 독성물질, 소화가 덜 된 음식물(특히 단백질계통) 등이 유입되어 몸의 면역체계가 교란되고 몸 곳곳에 각종 염증과 질병이 발현되는 증후군이다. 

새는장증후군, 식적(食積) 등의 여부 따져 봐야

‘식적(食積)’은 말 그대로 음식물이 체내에 쌓여 있는 것으로, 오랜 기침, 코막힘, 발진 등의 원인이기도 하다. 음식물이 흡수되어 정(精), 기(氣), 혈(血)과 같은 몸에 필요한 영양원으로 변환되어야 하는데 제대로 변환되지 못하고 불완전연소와 같은 상태로 쌓여서 독한 가스를 발생시키고 더부룩한 불쾌감을 준다. 식적이 있으면 위장의 기운은 점점 약해진다. 소화를 시키지 못한 음식을 장으로 전달하고, 장에서는 그 음식물 찌꺼기를 소화시키기 위해 평소보다 더 많은 세균을 만들게 된다. 많아진 세균은 음식물을 소화시키기 위해 나쁜 가스를 많이 만들어내게 되고, 그것이 아이의 배를 올챙이처럼 볼록하게 하고 수시로 방귀를 뀌게 만든다. 속열도 심해져 수분이 거의 없는 염소똥, 토끼똥 같은 변을 본다.

아이누리한의원 마포점 조형준 원장은 “식적을 방치하면 소화기계의 기능이 나빠지며 호흡기, 피부 등에도 영향을 준다. 식욕부진, 소화불량, 복부팽만은 물론 오랜 잔기침이나 코막힘, 가래가 생기고, 두드러기나 발진, 가려움증이 생길 수 있다”며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영유아기 때부터 올바른 식습관 필요

아이누리한의원 마포점 조형준 원장은 “장은 우리 몸에 존재하는 면역세포의 약 70%가 존재하는 곳이다. 장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온 몸의 건강이 흔들린다. 필요한 영양분을 흡수할 수 없어, 식욕부진, 성장발육의 문제도 생기며, 면역력 또한 약해져 잔병치레나 알레르기 질환 등이 쉽게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때문에 아이가 알레르기 질환이나 잦은 감기, 오랜 기침 등으로 고생한다면 증상의 개선과 함께 원인이 되는 허약한 장부를 치료해야 만성 질환의 사슬을 끊을 수 있다.

평소 배앓이가 잦고 변비나 설사가 반복되는 아이라면 식습관 개선도 필요하다. 맵고 짠 음식, 너무 기름지거나 딱딱한 음식, 과식 등을 멀리하고, 적절한 신체놀이 활동을 통해 소화능력을 향상시킨다. 덥다고 너무 찬 음료나 빙과류 등을 많이 먹이지 않도록 주의한다. 또한 소화기능이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영유아기에 이유식(특히 단백질음식)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 반면 고형음식을 먹어야 할 시기에 여전히 우유 등으로 배를 불려서도 안 된다. 이유식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야 장이 건강해진다. 이유식 재료는 한 번에 하나씩 추가하며 아이의 상태(전반적인 신체 상태, 대변의 냄새, 복부가스 팽만도, 피부상태, 설태 형성 여부 등)를 살펴보면서 그 음식물에 대한 적응도를 판단해 진행한다. 아토피 소인이 있는 임산부가 유산균제를 복용하면 아기의 아토피 발병률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도 기억해두자.
 
<도움말: 아이누리한의원 마포점 조형준 원장>

[본 자료는 참고 자료로 본 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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