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벨리노 각막이상증 치료 길 열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치료 길 열려
  • 편집부
  • 승인 2011.02.2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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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특별한 치료법이 없던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의 치료 가능성이 제시됐다.

세브란스병원 안과 김응권·최승일 교수팀은 멜라토닌(melatonin)과 리튬이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을 유발하는 산화스트레스와 TGFBI 유전자 발현을 억제한다고 최근 밝혔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검은자위(각막)에 흰점이 생기면서 실명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이 병은 유전질환으로 부모에게 받은 한 쌍의 유전자 중 한 쪽이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유전자를 가진 사람을 이형접합자라 부르는데, 이들은 약 12세부터 각막에 흰 점이 생겨 60세부터 급격히 시력이 나빠지는 경우가 많다. 양쪽 모두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유전자를 보유한 동형접합자는 6세 경 실명할 수 있다. 김응권 교수팀에 따르면 한국인 870명당 1명이 이형접합자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인으로 조사된 바 있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산화스트레스 때문에 세포가 손상돼 나타난다. 산화스트레스는 노화과정을 설명하는데 가장 유력한 이론으로, 사람이 음식을 섭취해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활성산소가 발생하고 이 산소가 산화스트레스의 원인이 된다. 산화스트레스가 많아지면 세포에 노화와 질병을 초래한다.

이 병은 완치가 어려워 일단 진단받으면 병의 진행을 최대한 늦추면서 자외선 등 외부 자극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알려져 왔다.

하지만 김응권·최승일 교수팀이 연구한 결과 멜라토닌이 산화스트레스를 억제해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실험에서 멜라토닌은 세포 손상을 일으키는 PQ(paraquat, 파라콰트) 시약에서 세포를 보호하고, 활성산소 수치를 감소시켰다. 활성산소 역시 세포 손상 유발인자다.

실제 PQ 시약을 처리했을 때 정상세포는 83%,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세포는 62%로 생존력이 감소했다. 하지만 100 μM(마이크로몰) 멜라토닌을 미리 처리한 경우 세포의 생존력이 향상됐다. 정상 각막세포와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세포를 12시간 동안 50, 100, 300μM의 멜라토닌에 노출시킨 후 PQ 처리했을 때 정상 세포의 생존력은 각각 93%, 94%, 97%까지 눈에 띄게 증가했다. 마찬가지로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세포도 각각 86%, 87%, 89%까지 높아졌다.

특히 멜라토닌은 각막세포에서 활성산소를 유발하는 과산화수소 수치도 약 40%감소시켰다.

리튬 역시 각막이상증 치료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확인됐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돌연변이에 의해 생성된 비정상적인 TGFBIp 단백질이 분해되지 못하고 축적돼 나타나는데, 리튬은 비정상적인 TGFBIp 단백질 생성을 억제한다. 실험에서 세포에 리튬 10mM(미리몰)을 처리했을 때 TGFBIp 수치가 67%까지 줄었다. 리튬이 TGFBIp 생산을 줄여 각막이상증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발견된 것이다.

김응권 교수는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나이가 들면서 악화되기 때문에 고령화가 진행되는 지금 치료법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그동안 치료방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에 멜라토닌과 리튬의 잠재적 치료효과가 입증되면서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이 열렸다”고 말했다.

김응권·최승일 교수팀은 리튬에 대해 특허를 출원했으며, 앞으로 멜라토닌과 리튬에의 효용에 대한 동물실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김응권·최승일 교수팀의 이번 멜라토닌 연구는 Journal of Pineal Research 인터넷 판에, 리튬연구는 Investigative Ophthalmology & Visual Science 인터넷판에 실렸다. [데일리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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