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진 칼럼]이대로 우리 젊은이들을 절망케 할 것인가?
[전하진 칼럼]이대로 우리 젊은이들을 절망케 할 것인가?
  • 편집부
  • 승인 2011.02.08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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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경제]설 명절에 아이들이 들은 덕담 중에 가장 많은 것은 ‘부모님 말씀 잘 듣고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가라’는 것이었을지 모른다. 나는 16세 된 조카에게 ‘지금부터 10년간 정말 잘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최선을 다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라’는 덕담을 해 주었다. 그리고 대학은 더 이상 기대하는 만큼의 보상을 해 줄 수 없으니 대학가는 것을 목표로 살지 말라고도 했다. 또한 조카가 사회생활을 하게 될 10년 뒤의 세상은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될 것임을 주지시켰다. 처음에는 좀 당황하더니 이내 밝은 표정으로 자신의 꿈을 찾아 봐야겠다고 했다.

대학은 산업사회의 기능적 인재를 육성하는 데 적절한 시스템이었는지 모르지만 미래인재 육성차원에서는 투자대비 기대효과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종합선물세트같은 지식을 일정기간에 일정량을 투입하여 머리에 제대로 주입 되었는지 평가하고 그 수준에 따라 우수한 인재라고 라벨을 붙여주는 공산품 같은 인재육성으로는 결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을 의식 있는 교육관계자들은 이미 다 알고 있는 이야기다.

고교졸업자의 84%가 대학을 가는 현실에서 이들이 소비하는 교육비 부담은 대학등록금만 어림잡아도 수 천 만원에 이르며 기회손실까지를 감안한다면 아마도 수 억 원대 이상의 투자 없이는 대학입학은 물론이고 졸업장을 받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많은 가정에서는 어쩔 수 없이 학자금 융자를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들이 사회에 첫발도 내딛지 못하고 빚쟁이로 전락할 확률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0년 대졸 실업자는 34만6천 명으로 관련 통계작성이후 가장 많았다고 한다. 매일경제가 추정한 바로는 이른바 일할 생각도 그렇다고 훈련이나 교육을 받을 의사도 없는 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의 수가 갈수록 증가하여 지난해 100여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NEET족은 사실상 실업상태이나 이들을 취업자(무급가족종사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실업률통계에서도 제외되고 있다.

우리 젊은이들의 꿈과 희망과 열정은 다름 아닌 우리의 미래다. 그들이 꿈꿀 때 우리사회도 꿈을 꾼다. 그들이 열정을 불사르며 희망을 노래할 때 우리는 그 곳을 향해 힘차게 나아 갈 수 있다. 이런 젊은이들에게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가. 미래의 꿈과 희망을 어떻게 만들어가고 있는가. 이미 세상은 빠르게 스마트시대로 내달리고 있는데 아직도 산업사회의 성공DNA를 젊은이들에게 강요하는 사회라면 우리에게 과연 미래가 있는 것인가. 우리의 젊은이들이 맨 앞에 나서 미래를 향해 앞서가지 않으면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세상이 되었다.

레이저 총으로 전쟁을 치러야 하는 병사들에게 창, 칼 다루는 교관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나이가 어리다고 새로운 세상에 대한 경험이 적은 것이 아니다. 그들은 오히려 그들 부모보다 훨씬 빠르게 미래에 적응할 수 있다. 이들이 미래를 만들지 않으면 결코 미래를 제대로 만들 수 없다. 어쭙잖게 미래를 약속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들에게 맡겨야 한다. 그들이 열정을 가지고 희망을 가지고 도전하게 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유일한 미래 전략이다. 그들의 상상력으로 그들의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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