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보톡스 유사물질 개발…정신질환 치료제 활용 전망
안전한 보톡스 유사물질 개발…정신질환 치료제 활용 전망
  • 배원숙 기자
  • 승인 2010.12.07 11: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일리경제]국내 연구진이 효과는 보톡스와 같지만, 먹거나 만져도 인체에 전혀 해롭지 않은 안전한 보톡스 유사물질을 개발했다. 크기도 보톡스의 1/1000 수준으로 매우 작아 정신질환 치료제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7일 권대혁 성균관대 교수가 주도하고 신연균 미국 아이오와주립대 교수와 윤태영 카이스트 교수가 참여한 연구팀이 보톡스 유사물질 개발에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7일자로 세계적 권위의 과학 전문지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온라인 속보에도 게재됐다.

보톡스는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강력한 독 중 하나로 미생물(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이 만드는 신경독이다. 특히 주름제거 및 사각턱 등 효과가 뛰어나 미용제품으로 널리 쓰여왔다.

권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것은 보톡스를 대체할 저분자 화합물(미리세틴, 델피니딘, 시아니딘)이다.

보톡스는 뉴런 말단의 단백질 복합체(스네어, SNARE)만을 절단하는 단백질 분해효소로, 뉴런의 스네어가 절단되면 신경전달물질을 담고 있는 주머니가 세포막과 막융합(membrane fusion)을 이루지 못 한다.

스네어는 원래 막융합을 이루는데 필수적인 힘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단백질이 절단되면 그 힘을 만들어내지 못 한다.

즉, 스네어가 절단되면 신경전달물질이 밖으로 방출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신경의 지배를 받는 근육도 수축되지 못한다. 근육이 이완된 상태에서 마비되는 것이 바로 보톡스의 주름 제거 원리이다.

권 교수팀은 스네어가 막융합을 이루는 과정을 연구하면서, 몇 가지 저분자 화합물이 스네어의 형성을 저해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보톡스가 스네어를 절단하여 신경전달을 중지시키는 것과 달리, 연구팀은 일부 저분자 화합물이 스네어 내부로 들어가 그 기능을 저해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규명한 것.

이번 연구결과로 보톡스 화장품과 보톡스를 이용한 정신질환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교과부에 따르면, 보톡스는 각종 질병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복용하거나 제대로 사용하지 못 하면 생명을 위협할 만큼 매우 위험하다. 또한 크기가 상당히 커서 정신질환 치료제로는 적합하지 못 하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저분자 화합물은 복용하거나 만져도 안전한 식물(녹차 등)의 폴리페놀 성분에서 찾아냈다.

또한 보톡스의 1/1000 크기로 기존의 보톡스를 대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신질환 치료제로도 활용될 수 있다.

권대혁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새로운 물질은 보톡스의 효능은 그대로 갖춘 반면, 매우 작은 크기에 먹거나 만져도 인체에 전혀 해롭지 않은 안전한 물질”이라며, “이 물질을 이용하면, 주름제거용 화장품이나 다한증 치료제 등을 2, 3년 내에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권 교수는 다만, “간질 등 정신질환 치료제 개발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경제일간 - 데일리경제 www.kdpress.co.kr <저작권자 ⓒ데일리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