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의원 "한미FTA 안되는 이유 더욱 분명해져"
심상정 의원 "한미FTA 안되는 이유 더욱 분명해져"
  • 데일리경제
  • 승인 2007.05.27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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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의원 "한미FTA 안되는 이유 더욱 분명해져"
협정문 공개로 정부의 장밋빛 환상이 얼마나 허황된 것이지 속속 드러날 것이다. 협정문을 얼핏 훑어보기만 해도 지금까지 정부의 주장이 은폐, 축소, 과장, 말재주부리기, 등으로 점철돼 있음이 드러났다. 또한 외세를 불러 국내제도를 개혁하겠다는 발상도 다수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미 드러난 굵직굵직한 사안만을 보더라도 그렇다. 앞으로 내용이 검토되면 한미 FTA가 얼마나 문제가 많은 협상인지 국민들이 곧 알게 될 것이다.

○ 은폐

정부는 협정문 영문본을 국회에 비치하면서 한글본은 번역 중이기 때문에 제출할 수 없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한글본이 이미 존재하고 있음이 알려지고 있다. 정부는 국회가 FTA 협정문의 평가를 제대로 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 자료를 컴퓨터 모니터로만 보게 하고 한글본은 제출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협상 관계자들은 국회에 허위보고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 과장

세이프가드를 10년에 단 한번만 사용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내용은 지금까지 정부가 설명하지 않았던 것이다. 세이프가드란 수입이 갑자기 급증했을 때 관세를 일시적으로 높여 자국산업을 보호하는 제도이다. 세이프가드를 이렇게 제한해서는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얘기다. 한마디로 정부는 무늬만 세이프가드인 것을 무슨 큰 것이나 얻은 것처럼 과장해서 홍보했을 따름이다.

○ 빼먹기

정부는 개성공단 역외가공 지정을 한미 FTA의 큰 성과로 홍보했다. “한반도 역외가공지역 위원회”에서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역외가공지역(OPZ: Outward Processing Zone)을 지정할 수 있다고 했다. 그 조건의 하나로 “노동·환경기준 충족”을 들고 들었다. 문제는 환경과 노동 기준에서 국제규범을 따르도록 한 단서가 붙어 있다는 사실을 빼먹었다는 점이다.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은 사실상 “국제규범”을 따를 수가 없다. 즉 개성공단을 역외가공지역으로 지정할 수 없다는 얘기다.

○ 말재주 부리기

협정문은 국민을 현혹시키기 위한 여러 말재주 부리기를 포함하고 있다. 예들 들어 협정문 금융부문 부속서한 가운데 금융서비스 이니셔티브 부분을 보자. 여기에는 “자국을 금융허브로 확립하기 위한 전략의 일부로서 이행하기 위하여 대한민국이 취하고 있는 긍정적인 조치를 인정하면서 미합중국은 진행 중인 대한민국의 세 가지 주요 이니셔티브를 환영한다”는 표현이 나온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이니셔티브를 예시하고 있다.

가. 금융서비스 분야에서 예외목록 규제방식으로 전환
나. 방카슈랑스 규제의 제2단계의 이행,
다. 보험서비스 공급에 있어 외환보유 요건의 추가적 자유화

여기에서 “금융서비스 분야에서 예외목록 규제방식으로 전환”한다는 얘기는 “자본시장 및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일명 자통법)”을 통과시키겠다는 얘기다. 이것을 미국이 “환영한다”고 표현함으로써 교묘한 말재주부리기를 하여 문제점을 숨기고 있다..

○ “떡 본 김에 제사지내나?” 외세 불러 국내제도개폐

자본시장통합법 통과나 방카슈랑스 규제의 제2단계의 이행은 국내의 수많은 이해관계자의 이해가 걸려 있는 문제이다. 예를 들어 방카슈랑스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당장 보험 플래너 7만 5천명이 실직할 것으로 예상됨(보험개발원 자료)

정부는 한미 FTA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이 문제를 협정문에 포함시킴으로써 정부의 의도대로 문제를 쉽게 해결하려 한 것이다. 그러나 외부의 힘을 빌어 국내 개폐를 성공시킬 수는 없다. 그런 사례도 없다. 아무리 어려운 문제이더라도 국내 이해 관계자들 사이의 민주적인 조정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올바른 길이다.

○ 남은 문서도 공개해야

협정문 공개로 정부의 한미 FTA 홍보가 얼마나 허황된 것이었는가가 속속들이 드러날 것이다. 그러나 협상의 전모를 알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자료의 추가적인 공개가 필요하다. 관료들이 청와대와 정부청사에 죽치고 앉아 한미 FTA 실체의 왜곡과 부풀리기에 담합하고 있다.

숨겨놓은 자료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마늘협상이 재연되어서는 안 된다.

한미 FTA 협상 기간 동안 진행된 각종 기술협의 회의록도 즉각 공개해야 한다.

아울러 한미 FTA 협상과 관련하여 작성한 서류를 3년 동안 공개하지 않기로 했는데 이렇게 한 법적 근거가 없다. 한미 FTA 관련 모든 서류의 즉각적인 공개가 필요하다.

오늘부터 한미FTA협정문의 독소조항을 면밀히 검토, 분석해 한미FTA 실상을 국민 앞에 낱낱이 공개하겠다. 오늘은 문서가 공개된 날이 아니라, 망국적 한미 FTA 체결 중단 국민운동이 힘차게 새 출발하는 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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