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 '우리 경제의 진단-전망과 과제'
한국경제연구원, '우리 경제의 진단-전망과 과제'
  • 데일리경제
  • 승인 2007.05.27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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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연구원, '우리 경제의 진단-전망과 과제'
 경제의 종합지표인 실질GDP가 2007년 1/4분기에 전년동기비 4.0%, 전기비 0.9% 증가. 지난 해 1/4분기(6.3%)를 정점으로 내려오던 경기국면이 다시 진정되는 모습으로 평가됨. 특히, 그동안 부진하던 내수부문이 빠른 회복세를 보임 . 소비재판매지수가 1/4분기 7.2% 증가했으며 특히 내구재 판매는 2002년 1/4분기 이후 가장 높은 17.0%의 증가율을 기록. 가격이 비싼 내구재 판매의 증가는 경기회복의 진입으로 해석됨

 내수와 관련된 서비스업 활동 지수가 올 1/4분기중 전년동기비 5.5% 증가. 지난 해 3/4분기 이후 증가세 확대 지속 . 설비투자 또한 IT와 반도체 투자가 크게 늘면서 1/4분기중 11.2% 증가. 선행지표인 기계수주도 크게 증가. 향후 설비투자 전망 나쁘지 않음

금융시장도 긍정적인 모습을 보임. 종합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지속

 5월11일 KOSPI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1,600을 돌파한 후 주가급등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5월18일 현재 1,612.3을 기록.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도 개선. 2007년 1~4월중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은 22.1조원으로 지난해 연간금액의 절반을 이미 상회. 대기업 대출도 지난해에는 1.3조원 감소에서 올 1~4월중에는 2.0조원 증가로 반전.

 직접금융시장을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 실적도 호조. 2007년 1~4월 중 자본시장(주식 및 회사채)을 통한 조달금액은 전년동기 대비 31.8% 증가. 특히 주식시장을 통한 조달금액은 165.6% 증가

하지만 금융시장의 활황과 함께 금융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상존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시장에 대한 면밀한 관찰 필요. 가계대출이 크게 증가한 상황에서 최근에는 산업대출의 증가속도가 너무 빨라 은행의 자산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 제기

경제심리도 회복되는 모습

소비자 심리의 점진적인 개선
 한국은행의 1/4분기 소비자기대지수는 103으로 3분기 만에 기준치인 100을 상회. 지난 해 12월을 저점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통계청의 소비자기대지수도 올 4월에는 100.1로 2006년 4월 이후 12개월 만에 기준치 100을 넘어섬

기업들의 심리지수도 2006년 이후 긍정적 기대 가시화
 한국은행의 기업경기조사 전망BSI는 2006년 이후 그 이전에 비해 100을 상회하며 긍정적 판단이 우세하게 나타나고 있음. 특히 2007년 들어 수출 및 내수 부문 전망이 상향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음

2007년 경제전망

회복세 지속 But 완만한 회복세.연간 4%대 중반 성장률. /4분기 이후 회복세 지속

나쁘지 않은 대외여건

2007년 세계경제 성장률은 지난해보다는 소폭 둔화되겠으나 5%에 가까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전망. IMF는 2007년 세계경제 성장률을 4.9%로 전망했는데 이는 과거 10년(1996~2005년) 평균성장률 약 4%를 넘는 수준

국제유가는 최근 중동, 나이지리아 등의 지정학적 위험 요인과 관련한 수급차질의 우려로 상향위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은 지난해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 유효. 수요 증가세 둔화 및 러시아, 아프리카, 브라질 등 비OPEC국가의 원유생산 증대 등이 유가의 하락요인으로 작용 예상

지난해 말에 비해 다소 개선된 대내여건

한·미 FTA는 거대한 시장으로의 접근성 향상, 대외신인도 제고 등. 성장률 제고 등 긍정적 효과 기대. 북핵문제 또한 여전히 수많은 고비를 넘겨야 하는 상황이지만 2.13 합의로 리스크가 크게 완화될 것으로 평가됨

이러한 긍정적인 대내외 여건의 영향 등으로 2007년 우리 경제는 1/4분기를 저점으로 회복세를 확대해 나갈 것으로 기대됨. 물론 약 1년 단위로 정점과 저점을 반복하는 최근의 경기순환주기 그리고 지난 해 성장률이 상고하저(上高下底)였다는 기저효과 등도 회복세 확대 전망의 배경. 또한 내수부문이 회복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 예상되는 수출둔화의 공백을 보충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

하지만 회복속도는 완만. 우선 주력 수출품의 경쟁력 향상, 나쁘지 않은 대외여건에도 불구하고 주요 수출국인 미국경제의 둔화, 중국의 수입수요 둔화, 원화절상 등으로 수출증가세가 둔화될 전망

미국경제는 경착륙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성장둔화는 불가피할 전망. 2006년 기준으로 약 14%의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시장의 경기 둔화는 우리 수출에 부정적

중국의 경우, 부품 및 투자재의 국산화율이 점차 높아지면서 중국의 수입수요가 둔화 . 실제 2003~2004년중 40%에 육박했던 중국의 수입증가율은 2005년과 2006년에는 17.7%, 19.9%로 둔화되었으며 수출증가율에 비해 약 10%포인트 빠른 하락세를 시현. 이는 중간재 중심, 중국진출 한국기업向 중심이라는 대중수출 구조의 특징상 대중수출의 둔화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

또한 원화의 절상 추세도 수출둔화에 기여할 것임. 특히 한미 FTA타결이후 외국인 주식 투자 확대 및 경기회복 기대감 등은 추가적인 원화강세의 요인이 되고 있음. 미국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36개국의 통화가치 분석을 통해 원화가 약 30% 고평가되어 있다고 분석했는데 이는 지난 2004년 말 이후 하락세를 지속한 우리 기업의 수출 채산성을 더욱 악화시킬 것임

수출둔화를 보충해 줄 내수 회복세도 그다지 빠르지는 않을 전망
민간소비가 주택보유자 세 부담 증가, 가계부채의 원리금 상환부담 증가 등으로 제한적인 회복세에 그칠 것으로 예상.  종부세의 경우, 국세청 발표(2007.3.15)에 따르면 지난 해 1조 7,179억 원에서 올해에는 2조 8,814억 원으로 무려 67.7%나 증가할 전망. 2006년 말 현재 550.4조원을 기록하고 있는 가계부채도 주택가격 급락 및 금리인상시 가계구매력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

민간소비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건설투자도 미약한 회복세에 그칠 전망. 기업도시, 민자사업 등 공공건설 투자확대 계획, 2006년 마이너스 증가율에 대한 기저효과 등으로 지난해보다는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만, 수요억제 위주의 부동산 정책의 영향으로 미분양주택이 증가하는 등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한 빠른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움 . 2006년말 현재 미분양주택수는 7만 3,772호로 99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올 2월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2만 8,974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4만 809건에 비해 29.0% 정도 감소

소비자물가, 경상수지 그리고 원화환율

2007년 소비자물가는 원화절상, 국제유가 안정, 집값 안정 등의 영향으로 연간 증가율은 지난해와 유사한 2%대의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 그러나 그동안 국제유가 상승을 반영하지 못했던 공공요금 및 에너지요금 등이 인상되고 있는데다 내수가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어서 하반기로 갈수록 오름세가 빨라질 것으로 보임

경상수지는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적자로 반전될 전망

경상수지는 1998년 약 400억 달러의 대폭 흑자를 시현한 이후 계속 흑자 행진을 보여 왔는데, 서비스수지가 국내 서비스부문의 경쟁력 부족, 해외 서비스 수요증가 등의 영향으로 적자폭이 크게 늘어 상품수지 흑자를 상회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

원·달러 환율은 완만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미국과 일본·유로간 의 성장률 및 금리 de-coupling 등 글로벌 달러화 약세요인과 위안화 절상압력 등으로 하락가능성이 높음. 다만, 최근 수년간 원화의 상대적인 높은 절상률, 경상수지 적자 전환 전망 등이 원·달러 환율 하락의 제약 요인이 될 것임

□ 원·엔 환율은 엔캐리 트레이드(저금리 엔화를 빌려 고금리 통화 자산에 투자) 청산이 쉽지 않아 100엔당 800원선 이하의 환율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음. 미·일간 금리 격차가 축소될 전망이지만 엔캐리 트레이드를 청산시킬 만큼 큰 폭이 되기는 어려운 상황

향후 과제

저성장추세의 반전이 필요. 성장잠재력 제고
살펴본 바와 같이, 2007년 우리 경제는 회복세를 보이겠으나 회복속도는 ‘완만한’ 수준에 그칠 전망. 실제로 주요전망기관들의 2007년 성장률 전망치도 최근의 상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4%대 중반에 그치고 있음. 이는 2007년에도 우리 경제가 저성장 추세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임을 말해 줌. 90년대 6.2%였던 평균성장률이 2000년대에는 5.1%로 하락. 성장잠재력 하락 우려. %대의 저성장으로는 일자리 창출, 양극화 해소, 복지 수요 확충 등에 대처할 수 없음. 오랜만에 회복의 조짐을 보인 경기를 살려 저성장 추세의 역전이 필요

저성장 추세를 당연시하는 태도를 경계

일부에서는 최근 2003~2006년 우리 경제의 성장률(4.3%)이 OECD 국가 평균성장률(3.3%)보다 높으니 이제는 4%대의 성장을 만족해야 한다고 주장. 하지만 같은 기간중 세계성장률은 4.9%였으며 아시아 주요국 중 우리보다 성장률이 낮은 나라는 일본(2.1%)뿐임. 또한 소득이 높다고 성장률이 낮은 것은 아님. 일례로, 아일랜드의 1인당 소득은 2005년 4만7000달러가 넘는 나라이지만 우리나라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임

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한 정책과제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보유한 인적, 물적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고 대폭적인 규제완화 등이 필요한 데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정책적 노력이 요망됨
- 노동시장 경직성 완화
- 법인세 인하와 소득세제 개편
- 출자총액제한, 수도권 규제 등 투자를 저해하는 규제의 완화 및 폐지

노동시장 경직성 완화

경직적인 노동시장은 높은 고용비용으로 이어져 기업들의 고용회피를 유발하는 주요 요인이 됨. OECD는 고용보호법제의 강도로 평가한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높을수록 고용률은 낮은 것으로 분석(OECD, Employment Outlook 2004). 이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가 고용확대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음을 의미.2003년 63.2%인 우리나라의 고용률(15~64세 기준)을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를 통해 일본수준(68.4%)로 높인다면 고용은 약 170만 명 증가할 것으로 추정

법인세 인하와 소득세제 개편

성장잠재력 확충과 세계화에 대응하기 위한 법인세 인하 시급
 세계 각국은 법인세 인하를 통해 자본유출을 막고 해외투자를 적극 유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음. 더욱이 향후 우리의 잠재성장률은 5%이하로 전망되고 있어 법인세 인하를 통한 성장잠재력을 제고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 법인세 인하는 자본수익률을 증가시켜 기업의 투자와 생산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가져옴. 기존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법인세가 1%p 인하되면 실질 GDP는 0.11~0.18%, 투자는 0.13~2.1%, 소비는 0.09% 증가

경제성장을 도모하는 방향으로의 소득세제 개편
 근로소득자와 자영업자간의 형평성 제고를 위해 과표양성화율을 높이는 한편 면세점을 인하하여 근로소득자에 대한 과세베이스를 확대. 이는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이라는 조세제도의 기본 목표와 부합. 과표 양성화율과 과세베이스의 확대로 증가하는 세수는 소득세율을 인하함으로써 근로의욕을 고취시켜 생산성 향상을 통한 경제성장을 도모할 수 있음. 소득세 1%p 인하시 GDP는 약 0.235%, 고용은 0.079~0.14% 그리고 투자는 0.17~3.03%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됨

규제완화

현재의 사전적 규제를 사후적 규제로 전환
기업이 잘못된 행태를 보였을 때에 예외 없이 엄정하게 제재하는 사후적 규제로 전환하여야 함. 현재의 사전적 규제는 부작용을 예단하여 기업의 정상적 경영활동까지도 제약

시대에 뒤떨어진 경제력집중 억제 정책 폐지
 경쟁정책과도 상충되고 많은 예외와 적용제외로 점철된 경제력집중 억제 정책은 폐지. Fortune 글로벌 500대 기업(2003년 기준)에 소속된 우리 기업의 평균자산총액은 373억달러로서 미국(841억달러), 일본(917억달러), 중국(1,816억달러) 등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경제력 집중 억제 정책은 국제경쟁시대에 시대착오적인 발상. 일례로, 출자총액제한 규제는 신규 사업 진출 또는 기존사업 역량강화를 위한 기업의 정상적인 투자활동을 제약

글로벌화된 경제환경에서 경쟁하는 국내 대기업에게 역차별적으로 적용되는 규제는 폐지. 특히 국내 대기업에 차별적으로 적용되는 규제로 인해 경영권 방어의 손발을 묶는 각종 규제는 철폐

내수회복세 유지를 위한 워험요인 대응방안

그 동안 우리경제는 내수 부진이 지속되었고 이것이 성장잠재력 약화로 이어졌음. 이런 관점에서도 내수 진작의 필요성이 큼. 최근 복병이 많아 내수 회복세의 견고성을 장담하기 어려움. 따라서 회복세를 공고히 하기 위한 노력 계속되어야.

고유가, 원화의 상대적 절상 등은 대표적인 불안요인. 고유가가 더 악화될 경우 소비, 투자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유류세 동결조치 고려해야. 우리의 각종 유류세가 높은 점을 감안하면 원유가가 일정 기준 수준을 넘어서면 원유가가 하락할 때까지 유류세를 동결하는 조치를 고려해야. 원유가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이런 감세조치는 자동적으로 한시적이 됨. 따라서 세수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 될 것임

원화의 상대적 강세는 수출채산성을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어 적절한 수준의 대응방안 강구되어야. 미 달러화, 엔화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원화는 강세추세 유지. 이런 추세는 우리 기업들로 하여금 수출가격경쟁력 보전을 위한 해외이전 압력요인으로 작용하여 국내 투자,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 따라서 우선 보다 더 적극적인 해외투자 활성화로 외화수급 사정을 개선하고, 수출기업들의 원화 결제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중소기업에 대한 환위험관리 지원도 지속되어야

기업 환경을 개선시켜야 환율과 같은 외부적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체화된 능력이 배양됨. 환율변동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에 대한 근본적 대응방안은 생산성 개선과 유연한 적응. 노동시장의 임금 및 관행, 금융시장의 다양한 수단제공 등을 통한 경직성 완화. 근본적으로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업들의 능동적이고 유연한 발상과 대응은 경직된 여건에서는 불가능함...<한국경제연구원 허찬국 경제연구본부장 >
 
*본 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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