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2009 공연실황 DVD 발매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2009 공연실황 DVD 발매
  • 황태환 기자
  • 승인 2010.05.27 1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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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벤트가든 로열오페라하우스 오페라실황

[데일리경제] 베르디, 푸치니와 함께 이탈리아 오페라의 3대 거장으로 꼽히고 있는 로시니의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공연실황 DVD가 한글 자막으로 발매된다.

2009 시즌 영국 코벤트 가든 로열 오페라 하우스 공연 실황인 이번 DVD는 EMI의 오페라 실황 DVD 시리즈 중 ‘도니체티: 사랑의 묘약’, ‘푸치니: 라보엠’에 이은 세 번째 국내 제작반으로, 특별히 공연 중 다리를 다쳐 휠체어를 타고 열연을 펼쳤던 조이스 디도나토와 잊혀진 아리아를 재창조해낸 후안 디에고 플로레스 그리고 지휘자 안토니오 파파노와 무대감독 모세 라이저와 파트리스 쿠리에의 인터뷰가 한글 자막으로 포함됐다.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의 전 이야기이지만, 더 늦게 작곡된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프랑스의 극작가 보마르쉐(Baumarchai)의 원작에 로시니가 곡을 붙여 1816년에 완성되었으며, 같은 해 로마에서 초연된 후 기지와 풍자 가득한 내용과 경쾌한 선율의 풍부한 음악성으로 이탈리아 오페라 최고 걸작 중 하나로 꼽히는 작품이 됐다.

이탈리아 오페라의 전통을 계승▪발전시킨 이탈리아 고전 오페라 최후의 작곡가이며, 벨칸토 오페라의 대표 작곡가인 로시니는 음악을 통해 인간적 광기를 표현한 천재적인 작곡가로 마흔 곡 가량의 오페라를 비롯하여 칸타타, 피아노곡, 관현악곡, 가곡, 실내악곡, 성악곡 등 여러 방면에서 많은 작품을 남겼다.

로시니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의사 바르톨로, 피가로, 알마비바 백작, 로지나 4명의 독특한 캐릭터들이 펼치는 환상적인 희극 오페라로 인간의 본능과 사회적 관계를 코믹하게 그리고 있으며, 비밀과 음모로 인한 각 캐릭터들의 긴장감과 광기가 잘 표현된 작품이다.

2009년 7월, 로열 오페라 하우스 2009 시즌 ‘세빌리아의 이발사’ 첫 공연 1막에서 로지나역의 조이스 디도나토가 ‘Una voce poco fa (방금들린 그대 음성)’을 부르던 도중 무대에서 미끄러져 종아리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한다. 불편한 다리로 목발을 짚고 2시간이 넘는 공연을 마친 조이스 디도나토는 객석의 뜨거운 갈채를 받았고, 그녀의 투혼 소식은 전 세계 팬들을 감동시켰다.

이후 다리에 깁스를 한 채 휠체어에 앉아 남은 4회의 공연을 완벽히 소화해낸 조이스 디도나토는 “지금까지 로지나 역을 여러 번 해왔기 때문에, 그녀에 대해서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줄만 알았어요. 하지만 오히려 휠체어에 앉아 공연을 하게 된 덕분에 로지나의 좌절감과 답답함을 더욱 실감하게 된 것 같아요. 그녀가 바르톨로에게서 얼마나 도망치고 싶었는지, 얼마나 그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했는지 절실히 느끼고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라며 다리 부상이 오히려 로지나를 완벽히 연기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조이스 디도나토 외에도 후안 디에고 플로레스, 피에트로 스파뇰리, 알레산드로 크로벨리의 메인 캐스트는 이 보다 더 나은 캐스트를 생각할 수 없는 최상의 출연진이다.

알마비바의 아리아 ‘Cessa di piu resistere(그만 저항을 멈추시오)’는 캐릭터의 영웅성을 가장 두드러지게 보여주는 곡이지만, 체력이 떨어지는 극의 마지막 부분 8분이 넘는 고난도의 아리아이다 보니 많은 공연에서 삭제되곤 했다. 하지만 이번 공연 실황에서 플로레스는 이 곡을 완벽히 소화해내며 열광적인 환호를 받았다. 타임紙는 ‘로시니 오페라의 마지막 15분을 빛냈던 플로레스의 아리아는 비싼 표 값이 아깝지는 않을 정도로 훌륭했다’고 평했다.

스파뇰리도 ‘세빌리아의 이발사’에서 가장 유명한 아리아인 피가로의 ‘Largo al factotum(나는 이 거리의 만능 일꾼)를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카리스마 넘치게 연기했으며,코르벨리 역시 바르톨로 캐릭터에 엄청난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호연을 펼쳤다.

피오렐로 역할을 맡은 한국의 바리톤 주자 임창한의 연기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이다. 로열 오페라 하우스가 지원하는 젊은 성악가 프로그램인 ‘제트 파커 영아티스트’에 뽑혀 활약하고 있는 임창한은 ‘중저음의 강한 바리톤 가수가 결여하기 쉬운 음악적 표현이 뛰어난 가수’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너무나 파워풀하고 강렬한 나머지 아리아 사이마다 쏟아지는 박수로 인해 공연의 흐름이 끊길 지경이었다’ (인디펜던트 紙), 모든 것이 안토니오 파파노의 지휘봉 아래 완벽하게 진행되었다’ (타임 紙)등 아낌없는 찬사를 받은 이번 공연 실황은 176분의 분량으로 2장의 DVD로 발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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