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파산, 글로벌 금융시장 위기 고조..전문가 " 위기 확산 가능성 낮아, 미 기준금리도 베이비스텝 가능성"
SVB 파산, 글로벌 금융시장 위기 고조..전문가 " 위기 확산 가능성 낮아, 미 기준금리도 베이비스텝 가능성"
  • 박기영 기자
  • 승인 2023.03.13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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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경제, 금융현안 관련 정례 간담회/기재부 제공
거시경제, 금융현안 관련 정례 간담회/기재부 제공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10일 SVB 파산 소식이 전해졌다. SVB 는 미국 서부에서 벤처기업들과 주로 금융거래를 해온 은행으로 작년 12월 말 연결 기준 총자산이 2,090 억 달러로 추산된다. 대형은행 중 16위 정도로 이번 SVB 파산 선고는 2008년 워싱턴 뮤추얼 이후 미국 은행 중 가장 큰 규모의 파산 으로 평가하고 있어 유동성 위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키움증권 김유미 연구원에 따르면,  SVB 의 파산은 채권포트폴리오 매각으로 18 억 달러 손실이 났다는 발표 이후 유동성 위기 우려가 높아졌고 이에 대응한 고객들의 예금 인출이 급증한 결과로 보인다. SVB 는 증자를 실시했으나 유치에 실패하면서 이틀만에 파산선고를 받게 되었다.

김 연구원은 "SVB는 일반적인 상업은행들이 가계 예금을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과 달리 벤처 캐피탈 산업에 집중하며 주로 기술 및 헬스케어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주요 고객이어서 특정산업에 초점을 맞춘 은행이라는 한계로 예금의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면서 "특히, 작년부터 진행된 연준의 긴축으로 벤처기업의 투자 및 유동성 사정은 위축되기 시작, 벤처기업을 통한 예금 유치 의존도가 높았던 SVB 은행의 자금 유입 역시 감소하였고, 자금 조달이 악화된 벤처기업의 예금 인출 압박은 커지는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벤처기업의 예금 인출과 이에 대응한 SVB 의 보유자산 매각, 그리고 손해라는 과정이 반복되었고 결국, SVB 유동성 부족에 대한 우려가 예금 대량 인출로 이어지면서 파산까지 이르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우려하고 있는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의 재현이 될 지 여부에 대해서는 "이번 사태로 금융시장에서는 리먼사태를 언급하고 있으나 은행 전체 시스템 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며 그 이유로 "일단, SVB 은행은 고객이 스타트업 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반면, 대형은행들은 다양한 포트폴리오와 예금 기반이 다각화되어 있고, 재무상태도 양호하다"고 전했다.

또한, 미국 정부의 발빠른 대처도 금융위기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 정부는 SVB사태 이후 빠르게 은행을 폐쇄시키고 보유 예금을 모두 이전 받아 자산 매각을 추진하는 움직임등이 뒤따르고 있는 점과, 이와 더불어 미국 연준과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SVB 파산 이후 다른 은행의 예금을 지원할 수 있는 기금 조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외신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미국 연준의 빅스텝 금리인상 전망에도 불구하고 이번 SVB사태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했다.

김 연구원은 "물가가 둔화되는 과정에서 실물 지표 둔화와 신용시장에서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점을 시사하기에 3월 FOMC 에서 금리인상폭을 베이비 스텝인 25BP 로 진행하며 최종금리 수준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국내 금융·실물경제에 미칠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2일 기획재정부와 한은은 이날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거시경제·금융현안 관련 정례 간담회를 열고 SVB 파산 사태가 국내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정부는 미국 은행 등 금융권 전반의 위기로 확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시각이 우세하지만, 시장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국내외 금융시장은 물론 실물경제에 대한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이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은행은 이번 사태와 관련이 없고 자본 건전성도 강화된 상태라,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글로벌 금융긴축으로 시장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SVB 폐쇄가 국내외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관련 상황을 24시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경우 신속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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