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외환시장 대대적 개편.."개장 시간 연장, 해외 금융기관에 문호 개방"
정부, 외환시장 대대적 개편.."개장 시간 연장, 해외 금융기관에 문호 개방"
  • 박기영 기자
  • 승인 2023.02.07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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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기획재정부 제공
자료=기획재정부 제공

 

국내 외환시장이 새벽 2시까지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외환시장의 폐쇄적, 제한적 시장구조를 20년 넘게 유지해왔으나, 이를 개선해 빗장을 풀고, 개장 시간도 런던 금융시장의 마감 시간인 한국 시간 새벽 2시까지 연장하겠다고 7일 밝혔다.

우리경제가 선진국 수준의 무역 규모와 자본시장의 성숙도 갖춰오는 동안, 외환시장 성장은 정체되어왔다는 판단아래, 해외에 소재한 외국 금융기관이 국내 은행 간 시장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과 외환시장 개장 시간을 연장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현재 국내 외환시장은 주식 거래소와 같이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시장이 아니라, 금융기관간 외환거래가 일어나는 장외 시장 구조로 이루어져왔다.

원화는 역외 외환시장에서 거래가 불가능하고, 국내 시장에서만 거래해야 하나, 시장참여·거래시간 등에 제약이 있었다.

 현재의 법령상 외국 금융기관간 역외 외환시장에서 원화 거래가 불가능했으며, 외국환 거래규정으로 인해 환투기 방지 등을 위해 비거주자간 원화의 지급·수취 사유를 경상거래(수출입) 등으로 제한해 왔다.

반면, 선진국은 비거주자 지급·수취에 제한을 두지 않아 국제화, 글로벌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국내 외환시장에는 국내 금융기관만 참여가 허용되어 왔고, 거래 중개는 정부의 인가를 받은 외국환중개회사만 가능하다.

이에 반해 선진국은 외국환중개회사에 대한 인가 제도가 없고, 외국환중개회사가 금융기관의 국적, 법적 자격에 관계없이 자율로 참여기관을 결정한다.

거래시간도 국내 외환시장은 한국시간 기준 15시반에 마감하는 것과 달리, 선진국은 외국환중개사들의 글로벌 서비스망을 통해 24시간 시장을 형성하고 있어 국내 외환시장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이같은 점을 감안, 국내외환시장 대외개방과 개장시간 대폭연장, 선진수준 시장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공론화, 법령개정, 국내 금융기관 준비등을 거쳐 이르면 2024년 하반기에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김성욱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은 이날  서울외환시장 운영협의회 세미나에서 "외환은 나라 안과 밖의 자본이 왕래하는 길"이라며 "지금과 같은 낡은 도로로는 그간 비약적으로 확대된 이동 수요를 감당할 수도 없고, 좁은 도로 때문에 안정성이 오히려 위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불편한 도로 여건 때문에 외부로부터의 접근성이 제약받고 이로 인해 국내 시장과 산업의 발전이 정체되고 있다"며 "나라 밖과 연결되는 수십 년 된 낡은 2차선의 비포장도로를 4차선의 매끄러운 포장도로로 확장하고 정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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