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익 칼럼]우크라이나전쟁 출구 전략이 필요하다
[정태익 칼럼]우크라이나전쟁 출구 전략이 필요하다
  • 정태익 한국외교협회 고문(前 주러시아대사)
  • 승인 2023.01.19 12: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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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탈군사화와 탈 나치화를 목적으로 지난 2월 침공을 강행했다. 현재까지 해결 전망이 보이지 않고 치열한 전투가 계속 되고 있다. 러시아는 핵전쟁 가능성을 자주 내비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초기 전격전략 목표는 실패했다. 러시아는 점령지 4개주(루한스크 주, 도네츠크 주, 자포리 주, 헤르손 주) 합병을 작년 9월말 선언했으나, 국제사회는 승인을 거부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세계에 미친 악영향은 심대하다. 에너지 및 식량위기 등으로 러시아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러시아는 서구가 이룩한 자유주의적 규범에 기반한 질서보다 러시아, 미국, 중국 등이 세계를 다극 체제로 분할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금년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정상회의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논하고, 우크라이나 지원책과 더불어 종결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지배권을 회복하여, 유라시아 지역의 패권국으로 재 부상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한편, 러시아를 지원하는 중국과 인도 등을 견제하는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NATO까지 동원해 전체주의 세력에 대처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핵무장을 더욱 강화하고 있으며, 핵무장 법제화와 더불어 핵 선제공격까지 공언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70여년 간 세계주요민주진영의 핵심으로 성장한 국가로 자유진영 승리를 위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 되면 될수록 핵전쟁 가능성이 증대되어, 전쟁종결을 위한 타협이 요구된다.

한국은 자유진영의 일원으로 정의를 위한 역할을 하는 한편, 핵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 북한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고무되어 핵도발하는 것은 우리의 안보를 심대하게 위협하는 것임을 직시하고 출구전략을 강구해야 한다. 한`미`일 협력을 강화해 핵 대비 노력을 하는 한편,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을 얻어 평화적 국제 핵질서 확립을 고민해야 한다.

세계적 석학인 촘스키는 전쟁종결 방안으로 우크라이나 연방안을 제시하고, 미국 같은 강대국이 중재에 나서고, 국제사회가 이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촘스키교수의 주장은 궁극적으로 평화와 반전을 지향하고 있다. 이는 한세기 전 톨스토이나 간디가 이야기한 것과 다르지 않다.

미국은 이미 슈퍼파워이다. 더 이상의 양분된 세계를 막기 위해서는 패권경쟁보다는 전 세계가 평화 공동체 구축을 위해 힘을 써야 한다는 것이 반전주의자들의 주장이다. 미국은 슈퍼 파워의 위상을 유지하면서 전 세계 국가들의 다극체제가 형성될 수 있도록 지금까지와 다른 행동을 취해야 한다. 러시아는 오래 동안 미국 중심의 일극 체제를 비판하고 다극 체제를 주장해 왔다. 이번 전쟁을 계기로 경제 제재를 비롯한 러시아를 고립시키는 미국의 전략은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달러기축통화가 가지고 있었던 맹점이 드러나고 있다.

세계는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있는 140여개국과 미국, 서유럽을 중심으로 하는 나라 간에 양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대립보다는 통합의 리더쉽을 보여야 한다. 세계 평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모든 UN회원 국가와 세계 시민사회가 종전을 위해 언론 자유를 향한 진정한 민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해 공동노력을 펼쳐야 한다. 미국은 세계평화공동체 형성에 중심에 서야 한다. 그래야 강대국간 세력다툼에 낀 대부분의 나라가 안심하고 평화롭게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

글로벌 외교를 주창하고 있는 한국과 같은 중진국은 힘을 모아 세계평화라는 공동선을 추구하여, 국제적 거버넌스 확립에 힘써야 한다. 자국 중심의 각자도생의 국제환경은 세계를 질서보다는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결되어야 한국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재건에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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