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더 나은 삶의 길을 묻다
복지, 더 나은 삶의 길을 묻다
  • 최선주 창작제작소 선 대표
  • 승인 2022.11.07 12:5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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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제론테크놀로지 세계대회 & 2022 세계사회복지대회를 마치며

복지(福祉), 복 복(福)과 복 지(祉)의 한자를 합한 말로 사전적인 뜻은 ‘행복한 삶’이다. 복지가 행복한 삶이라면 사회복지는 사회 구성원 모두의 행복한 삶일 터, 사회복지는 모든 사람들의 생활 향상과 행복을 목표로 하는 직·간접적인 방책이다.

2019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전례 없는 팬데믹으로 인해 우리의 일상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사회에는 다변화된 문제가 발생했고 그에 따른 각종 사회적 요구에 봉착했다. 불평등, 차별, 실업, 식량불안이 심화되었을 뿐 아니라 장기화된 팬데믹 상황은 심각한 사회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또한 이 기간 동안 비대면·언택트 기술 등의 ‘디지털 전환’은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디지털 기술은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운 노년층에게 불편함을 넘어 공포감을 주기도 한다. 이러한 심각성을 감안해 UN은 2021년 10월 세계 노인의 날 주제로 ‘모두를 위한 디지털 형평성’을 선정하기도 했다.

제론테크놀로지(Gerontechnology)는 노년층의 디지털 형평성 증진을 위해 등장한 개념이다. ‘노인학(gerontology)’과 ‘기술(technology)’ 두 단어의 복합어로, 노년층이 편안하고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도록 그들에게 최적화시킨 기술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한 인공지능 돌봄, 원격진료, 위급상황 시 도움 요청 연계 등 스마트 리빙 서비스는 제론테크놀로지 서비스의 일환이다.

제론테크놀로지는 단일 분야의 연구에서 여러 과학 분야와 융합하여 하나의 기술을 개발하고자 노력했고 이는 1989년 국제제론테크놀로지학회(ISG)의 설립으로 이어졌다. 국제제론테크놀로지학회는 30여 년간 노년층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자 노력하면서, 79억 지구촌의 고령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나이 들어가는 모두의 삶을 보다 행복하고 풍요롭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러한 국제제론테크놀로지학회 세계대회 2022’(이하 ISG 2022)가 지난 10월 24일부터 26일까지 대구 엑스코에서 개최됐다. ‘기술과 삶: 인공지능시대 100세 인생’을 주제로 전 세계 35개국의 200여 명이 넘는 학자들이 최신 연구를 발표했다.

올해는 ISG 2022와 실버산업전문가포럼이 주최하는 국제제론테크놀로지 엑스포&포럼(IGEF 2022)을 하나로 통합하여 진행했다. 고령친화상품업체 및 관련 산업 종사자들을 중심으로 하는 IGEF 2022에서는 돌봄로봇, 인공지능스피커, 첨단 복지용구 등에 대한 제론테크(GT) 전시와 쇼케이스, 포럼으로 진행됐다. 또한 10월 22일부터 개최된 ‘제6회 대구 액티브시니어 박람회‘도 함께 진행하며 고령화시대의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다양한 제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ISG 2022 조직위원장인 박영란 교수는 ISG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를 “주거, 이동성, 안전, 의사소통, 활동 등 삶의 전 영역에서 노년층이 평등하게 자립할 수 있는 삶”이라고 말한다. 또한 “발전하는 사회 문화적 환경에서 노년층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의한 건강과 웰빙을 추구하고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향상시키며 돌봄 제공자를 지원받는 등 삶을 풍요롭게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과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말이다.

3년 간 치열하게 준비해온 ISG 2022는 전 세계의 산학연관 제론테크놀로지스트들이 모여 급격히 다가오는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기술과 삶의 이야기, 제론테크놀로지의 최신 연구개발 동향과 고령화시대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마무리했다.

노년층의 더 나은 삶을 다시금 생각할 수 있었던 ISG 2022가 마무리되던 10월 26일, 서울에서는 전 세계 사회복지 학자와 현장 전문가들이 참여한 사회복지인들의 축제 ‘2022 세계사회복지대회(Joint World Conference On Social Work Education and Social Development, SWESD 2022)’가 열렸다.

이번 대회의 주제는 ‘팬데믹 이후 사회정책과 사회복지실천의 재정립; 기로에 선 사회복지프로그램과 사회복지교육’이다. 본 대회의 주관 기관인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이번 대회의 서울 유치를 위해 이 주제를 가지고 회원국들을 설득했고, 지난 4월 2022년 대회의 한국 유치가 확정되었다. 2016년 첫 행사를 유치한 우리나라는 이로써 두 번의 세계사회복지대회를 개최한 나라가 되었다.

세계사회복지대회의 역사는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런던에서 시작된 세계사회복지대회는 국제사회복지협의회(ICSW), 국제사회복지사연맹(IFSW), 국제사회복지교육협의회(IASSW) 3개 국제단체 대표가 사회복지 학계, 현장 및 관련 기관 전문가들이 교류할 수 있는 대회를 개최하자는데 합의하며 탄생했다. 이번 대회는 국제사회복지협의회, 국제사회복지교육협의회가 공동으로 주최했으며, 한국사회복지협의회를 비롯해 서울시복지재단, 한국사회복지교육협의회와 한국사회복지사협회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보건복지부, 한국사회복지공제회, 현대차정몽구재단,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후원했다.

본 대회의 공동 개최 단체인 국제사회복지협의회는 1928년 파리에서 국제적십자연맹 사무총장 레인 샌드(Rane Sand) 박사의 제안으로 사회복지, 사회정의 및 사회개발에 일조할 목적으로 44개국 대표로 설립된 비영리 민간 국제단체다. 국제사회복지협의회는 빈곤ㆍ복지ㆍ건강ㆍ사회보장ㆍ교육ㆍ경제발전ㆍ인권ㆍ사회참여 등 사회복지, 사회정의, 사회개발과 관련한 정보 제공, 사회복지 정책개발 및 제안, 홍보 등의 활동을 수행하고 있으며 현재 전 세계 65개국 109개 단체 회원을 두고 있는 글로벌 사회복지 단체다.

국제사회복지협의회의 서상목 회장은 “코로나 팬데믹과 그로 인한 사회 변화라는 전 세계적인 이슈를 다루기 위해 국제사회복지협의회 운영진들과 논의해 왔다”며 본 대회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현재 우리가 직면한 다변화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국의 “정책 목표에 ‘성장 속 형평’을 달성하기 위한 계획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성장과 형평성이 공공정책목표의 주요 우선순위가 되어야 하며, 복지와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창출하고 지속시킬 수 있는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이다.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된 이번 대회는 전 세계 40여 개국 200여 명의 발표자 외에도 각국의 정책관계자, 학계, 사회복지사 등 사회개발분야의 여러 구성원들이 만나 극복방안과 전략 등 사회복지계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구체적으로 취약계층, 사회복지교육 및 권한 부여, 위기상황에서의 사회복지실천, 사회복지교육 및 사회개발분야의 디지털화 및 ICT,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기회와 과제에 대한 내용을 다루었다.

서회장은 이번 세계대회가 “사회복지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모색하는 출발점”이자 “국제사회발전분야에서 우리가 직면한 다양한 장애물을 극복하고 그 과정에서 더 큰 인간의 존엄성을 실현하는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나이 들어가는 모두의 삶을 보다 행복하고 풍요롭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ISG 2022,

사회복지 분야에서 팬데믹 이후 발생한 다양한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모인 SWESD 2022,

두 대회는 서로 다른 듯하지만, 서상목 회장이 당부한 인간의 존엄성과 박영란 교수의 모두를 위한 기술은 결국 ‘사람’과 그 한 사람의 ‘삶’으로 맞닿아 있다.

한 사람의 삶은 소중한 것이고, 그 소중한 삶을 만드는 하루는 중요하다. 그 하루를 값지게 빚어갈 수 있도록 사람을 돕는 기술이 제론테크놀로지이고, 사람을 돕는 정책이 사회복지이다.

다시 복지(福祉)의 단어를 바라본다. 그리고 행복한 삶을 생각한다.

상황은 좋아질 것이란 기대보다 악화될 것이라는 불안감만 커져가고 있다.

하지만 각자도생이 아닌 모두도생을 고민하는 ‘사람’이 있기에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련다.

전 인류, 모든 세대를 이루는 개개의 ‘한 사람’,

한 사람의 조금 더 나은 삶을 고민하는 ‘한 사람’

오늘도 79억 지구촌의 ‘한 사람’들은 제각각 자신의 하루를 열심히 빚어가고 있다.

최선주 창작제작소 선 대표

국제제론테크놀로지학회(ISG) 2022 조직위원회 ESG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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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2022-11-07 15:52:22
어렵지만 많이 배워갑니다. 미래세대가 걱정이 되면서도 또 한편으론 끈을 놓지 않게 되네요.

파라솔 2022-11-07 16:01:57
‘기술과 삶: 인공지능시대 100세~~ 인생 흥미로운 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