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내년에 고용훈풍 꺾인다
대한상의, 내년에 고용훈풍 꺾인다
  • 이지연 기자
  • 승인 2022.10.3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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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제공

최근 성장을 웃도는 취업자 증가로 인해 내년에는 고용훈풍이 꺽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지난 30일‘최근 노동시장의 현황과 특징’보고서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서는 한국은행(8월) 전망치에 따르면 금년 경제성장률은 2.6%, 취업자 증가율은 2.7%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했다.

보고서에서는“경제성장률과 취업자증가율 전망을 바탕으로 올해 고용탄성치를 계산해 본 결과 1.04로 추정된다”며, “이러한 수치는 취업자 통계가 제공되기 시작한 1963년 이래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고용탄성는 취업자증가율을 경제성장률로 나눈 값으로 고용탄성치가 높을수록 경제성장에 비해 취업자수가 많이 늘어났음을 뜻한다.

또한, 보고서에서는 내년의 경우 취업자 증가율이 0.5%에 머무르며 고용탄성치 역시 0.24까지 급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것은 올해 고용탄성치인 1.04에서 크게 하락한 수준이며 장기평균치인 0.34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라는 설명이다.

대한상공회의소 SGI 김천구 연구위원은 “올해는 청년·고령층 취업 증가, 디지털전환 관련 일자리 확대, 외국인 근로자 입국 감소 등 영향으로 성장을 웃도는 고용회복세가 나타났다”며, 내년에는“수익성 악화, 자금시장 경색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이 채용 규모 축소와 인력구조를 조정해 갈 가능성이 높아 구직자들이 취업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보고서는 ‘코로나가 촉발한 노동시장 미스매치’ 등 최근 호조세인 노동시장에도 일부 부정적 측면이 관찰된다고 전했다.

SGI는“코로나 충격 이후 IT 부문 중심으로 새롭게 생겨난 일자리는 소프트웨어 설계와 코딩 등의 스킬을 많이 요구하는데, 이것은 기존 취업자들이 보유한 능력과 차이가 있다”며“현행 교육제도로 길러지는 인재와 기존 취업자의 재교육 시스템으로는 산업의 일자리 수급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충격이 컸던 대면서비스업은 로봇·키오스크 등 기계가 기존 일자리를 대체하며 고용 부진이 고착화되고 있었다. SGI는 “현재 대면서비스업의 생산은 코로나 이전 수준을 12.9% 상회하지만 취업자수는 △4.4% 밑돌고 있다”며, “대면서비스업의 생산과 고용 간 괴리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되며 격차도 점차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내년에는 경기둔화와 기저효과 영향으로 취업자 증가세가 꺾일 가능성이 크다”며 “단기적으로 노동시장이 위축될 경우 생산가능인구 감소, 취업자 고령화 문제 등 국내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점도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SGI 김천구 연구위원은“단기적으로 내년 노동시장의 위축에 적극 대응하되 장기적으로는 국내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점 해결과 기업들의 인력 수요가 늘고 있는 분야에 대한 일자리 창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SGI는 취약계층의 고용 보호 강화를 언급하며 “줄어드는 재정지원 일자리 사업 참여자가 민간일자리로 원활하게 이행하도록 직접일자리 수행기관과 고용센터의 연계 강화 등을 통한 취업 지원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며, “특수형태근로자, 프리랜서, 영세 자영업자 등 일자리 이동 잦고 고용 보호 필요한 계층에게 역량 진단, 직업훈련, 취업알선, 재교육 지원 등 직업능력개발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서는 민간의 고용창출력 확대도 주문하며,“고용창출력은 젊은 기업(young firm)에서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는데 최근 높아진 경제불확실성과 자금조달 비용 증가 등으로 창업 활동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며“TIPS(Tech Incubator Program fo Strartup- 세계시장을 선도할 기술아이템 보유한 창업팀을 민간주도로 선발하여 미래유망 창업기업을 집중 육성하는 제도)와 같은 기술혁신형 창업 지원 프로그램 확대, 스타트업과 대기업 간 기술교류 및 판로연계 등을 통해 민간의 역동성이 유지되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일하는 방식 변화에 맞는 근로시간제도 개선 등 노동개혁 필요성도 제기했다. 보고서는 “경제의 서비스화·IT화 진전되면서 일의 시·공간 경계 의미가 약화되고 ‘근로시간=성과’가 비례하지 않게 되었다”며 “획일적 근로시간 규율체계를 ‘노사 자치영역 넓히되 휴식 보장’하는 자율적 규율체계로 전환해 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 양성도 강조했다. SGI는“코로나 이후 4차산업혁명, 디지털 전환 등이 가속화되며 기업이 원하는 인재와 대학이 배출하는 인력 간 간극이 존재한다”며“차세대반도체, 빅데이터, 바이오·헬스, 미래자동차 등 분야에 대한 진로·교육·취업 연계 사업을 활성화하여 기업 수요에 맞는 인재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향후 새롭게 편입되는 고령층의 학습 능력과 축적된 경험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를 마련하되 자기개발 의지가 높은 사람을 집중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교육과 훈련 프로그램 개발이 병행되어야 한다"며, “변하고 있는 인력구조를 고려하여 임금체계를 호봉제에서 맡은 업무의 성격과 난이도에 따라 보상을 받는 직무급제로 점진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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