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중견패션그룹 송도 이전, 글로벌 패션 특구 지정 등 도약의 기회
[기고] 중견패션그룹 송도 이전, 글로벌 패션 특구 지정 등 도약의 기회
  • 문병인 인하대학교 산학협력단 전문위원
  • 승인 2022.08.25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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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패션그룹 형지의 송도 신사옥이 준공됐다. 이후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 5월부터 6월에 걸쳐 형지그룹의 전 계열사의 이전이 마무리 되었다고 한다. 송도 이전이 마무리 되면서 형지그룹은 세계적 패션 기업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해외진출 전초 기지로서의 의미뿐만 아니라, 글로벌 패션도시로의 도약의 기회로 삼을 것을 제시하고자 한다.

패션 하면 떠오르는 도시들이 있다. 뉴욕 맨하탄, 런던, 밀라노, 파리와 같은 도시들이 그렇다. 이러한 도시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몇 가지 특징들이 있다. 첫째, 패션고등 교육기관 혹은 도재식 교육기관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뉴욕에는 FIT(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 Parsons가 런던에는 London College of Fashion이, 밀라노에는 Marangoni Fashion Institute을 비롯하여 수많은 도재식 공방이, 파리에는 ESMod International 등이 도시의 일부로서 그 역사를 함께하고 있다. 이런 도시들은 자연스럽게 프리랜서 디자이너 혹은 소호 창업 디자이너들의 인재풀을 형성하고 있다. 둘째, 의류 혹은 섬유산업의 산학교류 및 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 패션관련 유통시설 혹은 집적화된 패션 거리가 활성화 되어 있고 패션을 주재로 한 다양한 패션쇼, 박람회 페스티벌이 개최되고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패션의 체험 및 쇼핑을 목적으로 하는 관광객이 몰려든다는 점이다.

패션의 도시들은 멋스럽다. 패션산업의 종사자들은 도시의 구성원임과 동시에 도시를 멋스럽게하는 걸어다니는 랜드마크이며, 이는 도시의 브랜드를 높이고 스스로 관광상품이 되기도 한다.

패션도시는 물리적인 시설물과 외형적 경관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멋진 시설물과 경관에 다양한 문화가 채워질 때 비로소 국제도시의 진정한 면모를 갖추게 된다. 송도 국제도시는 더 많은 문화와 컨텐츠의 도입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형지의 인천 이전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보며, 세계적 패션도시들의 성공요인을 통하여 ‘송도+남동공단’이 결합한 패션 특구를 위한 요소별 전략을 생각해 본다.

패션 특구에 있어 중요 주체 중 ‘교육기관‘이란 요소는 송도에 이미 자리를 내린 FIT와의 적극적인 교류가 이루어지는 것을 기대해 본다. 또한, 지역의 거점대학인 인하대·인천대는 각각 의류디자인학과와 패션산업학과를 두고 있다. 이들 대학과의 산학협력을 위한 인천시의 행정지원은 물론 인프라 구축 등 재정지원도 적극 추진하여야 한다.

다음은 생산 제조업체, 디자이너, 판매시설의 연계발전이다. 뉴욕이 어느날 갑자기 패션도시가 된 것이 아니다. 지금의 가먼트센터(Garment Center) 또는 패션 디스트릭트(Fashion District)는 1955년 급속한 의류 제조단지로부터 발전했으며, 현재는 세계의 패션 트랜드를 이끌어가는 디자이너들의 경쟁 무대이지만 여전히 봉제, 섬유 도매 및 유통이 이루어지고 있는 생산 기지이기도 하다.

송도와 인접한 남동공단에는 적지않은 관련 제조업체들이 입주해 있다. 이러한 지정학적 잇점을 활용하여 수많은 소호 디자이너들을 키워낼 수 있을 것이다. 패션 디자이너 하우스를 남동산단에 유치하는 방안과 함께 형지가 보유한 잔여 오피스텔을 활용하는 방안도 좋을 것이다. 이와 함께, 형지 신사옥 주변이나 남동산단에 지식산업단지 조성 등을 통해 ‘청년패션 창업거리 혹은 창업타운’으로 조성하는 것은 어떨까.

한편으론 패션관련 유통시설 혹은 집적화된 패션 상가거리 조성 전략도 필요하다. 남동산단의 노후화된 공장 시설을 재건축, 리모델링을 통해 새로운 패션단지로 재조성함은 물론 송도에 분포되어 있는 현대아울렛 등 기존 유통시설과의 연계·협업을 시도한다면 시너지가 배가될 것이다.

패션 및 쇼핑을 목적으로 관광객의 집객을 위한 다양한 관광상품의 개발과 홍보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영종도 복합리조트 3개소와 연계 관광 상품 구성, 인근에 위치한 천혜의 자연자원인 소래습지생태공원과 소래포구을 엮는 관광 상품과의 결합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송도 플러스 남동’의 「패션산업 클러스터 조성」은 패션산업의 유치는 물론이고 경제자유구역 패션 특구의 문화 콘텐츠 확보, 나아가 국제관광도시의 조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송도에 자리하는 형지글로벌패션복합센터가 한정된 역할에 머물지 않고 명실공히 생산 제조업체, 디자이너, 판매시설 등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글로벌 패션타운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송도를 넘어 남동산단으로의 과감한 확장을 시도해야 한다.

이를 통해 송도국제도시는 물론 인천지역 연관 산업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고 나아가 글로벌 패션 인천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다.

문병인 인하대학교 산업협력단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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