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담 주경숙 작가의 12번째 전시회 ‘A kind of Magic’
소담 주경숙 작가의 12번째 전시회 ‘A kind of Magic’
  • 오석주 기자
  • 승인 2022.08.0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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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 정선 미술관 제공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겸재 정선 미술관’은 소담 주경숙의 열두 번째 개인전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문인화와 서예에도 조예가 깊은 작가의 한층 더 깊어진 꽃의 정글과 아이처럼 해맑은 호랑이가 담긴 작품을 만날 수 있다고 1일 밝혔다.

전시관계자에 따르면, 호랑이는 사람에게 닥칠 수 있는 세 가지 재해를 몰아낸다는 ‘호축삼재(虎逐三災)’의 동물이다. 정초에 신년을 기리고 새해를 기쁘게 맞이하는 의미로 주변인들과 서로 나누던 그림을 「세화」라고 하는데, 이 세화에 주로 등장하는 동물도 호랑이다.

임인년을 맞이하여 호랑이를 주제로 여는 전시가 연일 성황을 이루고 있다. 여름방학을 맞은 가족 나들이 관람객에게 재미난 경험을 선물할 수 있는 호랑이 그림 전시를 소개한다. 알록달록한 꽃들이 가득 피어 서로 쌓이고 포개어져 울창함을 이루는 화폭에는 마치 즐거운 상상에라도 빠져있는 듯 까만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리는 귀여운 호랑이가 앉아 있다.

소담 주경숙의 그림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이게 무슨 꽃일까? 어떤 꽃이 또 있나? 호랑이는 왜 주인공이 되었을까? 라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작가는 그녀가 아주 어릴 적에 할아버지께 들었던 호랑이 이야기를 어린이 관람객에게 들려주며 자신의 예술철학을 쉬운 언어로 소통하고 있었다.

주경숙 작가는 “호랑이가 꽃을 피운다는 게 무슨 뜻인가?”라는 질문에 “매일 매일 온갖 재미있는 상상이 생겨나서 머릿속이 몽글몽글해지는 경험을 한다”며, “마치 더 충전할 수 없는 배터리처럼 머릿속이 꽉 찬 기분이 들고 수많은 꽃을 피우고 싶은 에너지가 생성되었다고 느껴진다”고 답했다.

이어 작가는 “‘꽃을 피우다’라는 개념은 호모루덴스로서의 본성을 탐하는 놀이와도 같다”고 설명했다.

오랜 시간 동안 품고 살아온 할아버지의 재담(才談)을 이어받아 예(藝)의 싹을 틔우고 잘 자라나도록 정성스럽게 술(術)을 배우는 것이 무척 즐거웠다고 작가는 상기된 채 이야기한다. 몽상가를 자처하는 작가의 자유로운 상상과 몽환적 판타지(fantasy)를 꿈꾸는 그녀의 무의식적 공간에는 속세로부터 때 묻지 않은 천연한 얼굴의 호랑이가 분분히 꽃을 피우며 살고 있다. 꽃이라는 감각적 이미지에 초감각적 관념을 심어 내는 작업의 결과를 보는 내내 작가의 내면을 짐작할 수 있는 흥미로운 감상 요소를 찾아 꽃을 탐닉하는 재미가 있다. 소담 주경숙의 전시는 최근작 ‘A kind of Magic’으로 시작하여 한 쌍의 호랑이가 사랑을 위해 유희하는 대작 ‘호랑이 판타지’까지 흥미로운 20여점의 작품으로 꾸려졌다.

소담 주경숙의 전시가 열리는 겸재 정선 미술관은 진경산수 화풍을 창안하여 한국 미술의 정체성을 끌어낸 화성 겸재 정선을 기념하는 미술관이다. 겸재 정선이 양천현령(현 강서구청장)으로 있으면서 걸작을 다수 남긴 업적을 생각하며 아울러 미술관 2층에서 소장하고 있는 겸재 정선의 원화를 둘러보기를 권한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미술관에서 궁산이 이르는 아름다운 산책길을 따라 올라 소악루에 이르러 한강 변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소담 주경숙 개인전은 7월 30일부터 시작하여 8월 6일 토요일 오후 5시까지 3층에서 관람할 수 있으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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