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기업이 바라는 새정부는 ‘성장 리빌딩(Rebuilding)’ 정부
대한상의, 기업이 바라는 새정부는 ‘성장 리빌딩(Rebuilding)’ 정부
  • 이지연 기자
  • 승인 2022.03.1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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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이 바라는 새정부는 성장리빌딩 정부로, 향후 5년간 중요하게 추구해야 할 가치로 ‘성장’을 꼽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는 10일 대선 직전 국내 기업 450개사를 대상으로 ‘새정부에 바란다 - 기업의견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새정부가 임기 중 가장 중요하게 추구해야 할 가치로 꼽힌 항목은 ‘매우 중요’ 76.9%로 ‘성장잠재력 회복·확충’이었다.

대한상의는 “이러한 기업 요구는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면서 세계경제 전체의 성장률보다도 뒤쳐지는 현 상황을 방증한다”며, “실제 우리의 경제성장률은 역대 정부마다 평균 1.0%포인트씩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세계 경제성장률과의 격차가 벌어져 왔다”고 전했다.

자료=대한상의

이어 ‘공정한 경쟁환경 보장’(71.8%), ‘사회경제적 불평등 해소’(67.8%), 법제도의 선진화(61.6%), ‘국가의 글로벌 위상 제고‘(56.2%)가 순으로 응답했다.

서울에서 중소 광고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미래 성장동력, 글로벌 선도기술 중심의 투자로 각 분야의 글로벌 1등 기업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며 “또 그러한 과실이 중소기업에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소재 IT 기업 관계자 A씨는 설문에서 “창업 및 사업확장 의지를 고무시키기 위해서는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필수다”라고 답했다.

새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성에 대해서는 시장자율이 73.8%로 정부주도 26.2%보다 3배가량 높게 집계됐다. 새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성에 대해 응답기업 네 곳 중 세 곳이 ‘시장·민간 중심의 성장 유도’(73.8%)를 선택했고, ‘정부 주도의 경기 부양 추진’을 꼽은 기업은 26.2%로 조사됐다. 향후 경제정책의 초점이 기업을 포함한 민간 부문의 자율성 보장과 기회 확대에 더 두어져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서울 소재 금융기업 관계자 C씨는 “선진국으로 가는 갈림길에 있는 중요한 시기”라면서, “경제 부양 측면에서 퀀텀점프 할 수 있도록 과감한 개혁 및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만들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바이오기업 관계자 B씨도 설문에서 “자유시장경제 체제를 구축하고 각 분야 전문가들과 기업가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민간주도형으로 국가 경쟁력을 제고해 나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기업활력 위한 정부 역할은 규제개선(40.0%), 정책지원·투자(34.2%), 노동유연화(21.4) 순이었다. 이를 방증하듯 기업들은 경제 회복과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정부의 역할로 ‘법·제도 및 규제 개선’(40.0%)을 첫 손에 꼽았고,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지원과 투자’(34.2%), ‘고용 촉진을 위한 노동시장 유연화’(21.4%) 등이 차례로 뒤를 이었다.

특히 규제 분야에서 차기 정부가 추진해야 할 세부 정책 방향으로 다수 기업이 ‘규제법령 통폐합 및 간소화(45.2%)’, ‘포괄적 네거티브 전환(26.2%)’, ‘입법영향평가 실효성 강화(18.0%)’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부처별로 얽히고설킨 유사·중복 법령을 기업이 알기 쉽고 준수하기 용이하도록 체계를 효율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융복합 시대에 맞게 법에 지정된 것 외에는 모두 허용하는 포괄적 네거티브 전환에 대한 기업 수요도 많다”며, “입법영향평가제도는 입법품질을 제고하고 과잉입법을 방지하는 것이 목적으로, 실효성 확대를 위해 정부발의법안뿐 아니라 의원입법에 대한 입법영향평가제도 확대 적용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결과제로 ‘미래전략산업 선정 및 육성’(39.3%), ‘규제 등 경제적 비효율성 해소’(30.2%)를 꼽았다.

기업들은 산업정책의 세부 정책 방향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디지털 전환 촉진 등 기존 산업 고도화’(33.8%), ‘지역산업 클러스터, 스마트리빙랩 증설 등 미래산업 기반 구축’(28.2%), ‘R&D 지원 및 투자 확대’(23.1%) 등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대한상의는 “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글로벌 경제·산업 구조가 급변하는 데 대한 대응 필요성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고용노동정책에 대한 기업 의견도 주목할 만하다. ‘일하는 방식 변화에 맞게 근로시간제도 개선’(38.4%), ‘합리적 최저임금 등 효율적 임금체계 구축’(32.9%) 등이 응답이 높게 나타났는데, 근로조건의 제도적 통제보다는 각 기업 상황에 맞게 탄력적 운영이 가능하도록 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맞춤형 인재 양성 통한 인력 미스매치 해소’(14.9%), ‘정규직 보호 완화, 비정규직 차별 금지’(12.2%), ‘기타’(1.6%)>

정책목표 성공 위해선 민간 참여·제안 보장하고 이해관계자 소통 시스템 마련해야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기업들은 차기 대통령 취임 즉시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단기과제로 응답기업의 44.4%가 ‘물가·원자재가 안정’이라고 답했다. ‘코로나19 피해 극복’(25.3%), ‘가계부채 관리’(12.9%)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유가를 비롯한 수입물가가 급등하는 데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응답 기업은 차기 정부의 정책 과제들의 성공적 추진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민관협력’이라고 입을 모았다. 기업인의 27.3%가 민간의 참여·제안을 보장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현장 경영여건에 대한 정책당국의 이해(22.0%)’, ‘전문가 의견의 적극 반영(21.3%)’이 그 뒤를 이어, 정부-기업-이해관계자 간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대한상의 강석구 조사본부장은 “대한민국은 대전환기에 놓여 있다. 성장잠재력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미-중 갈등,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마저 높아져 미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엄중 상황”이라며, “차기 정부는 떨어지는 잠재성장률을 올리고 민간의 창의와 혁신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규제개혁, 노동개혁, 교육개혁 등을 차질 없이 완수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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