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한국 산업 탄소감축 여건 5중고”
전경련, “한국 산업 탄소감축 여건 5중고”
  • 이지연 기자
  • 승인 2021.12.09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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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전경련

한국 산업의 탄소감축 여건이 5중고에 처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9일 국제비교를 통해 한국 산업의 탄소감축 여건을 분석한 결과, 한국 산업은 제조업 중심의 불리한 산업구조, 짧은 감축기간으로 높은 감축부담 발생, 주요 업종의 최고수준 효율성으로 추가 감축 여력 부족, 차세대 핵심 탄소감축 기술의 수준 열위, 재생에너지·그린수소 경쟁력 부족이라는 5중고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국 산업은 제조업 중심의 불리한 산업구조라는 분석이다. 한국의 제조업 비중은 2019년 GDP(부가가치 기준) 기준으로 28.4%이며, 철강, 화학, 정유, 시멘트 등 탄소다배출 업종의 GDP 비중은 8.4%이다. 이는 G5 국가 평균 제조업 비중(14.4%)와 탄소다배출 업종 비중(4.2%)의 약 두 배 수준이다.

전경련은 “단기간 내 획기적 탄소감축 기술 확보가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제조업 분야에서 탄소를 감축하려면 생산량을 줄이거나 해외로 사업장을 이전하는 것 외에는 마땅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며, “한국은 주요국에 비해 탄소감축에 따른 경제위축과 일자리 감소 충격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상대적으로 짧은 감축기간이 한국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 산업부문 탄소배출량 정점 연도는 2014년(OECD 데이터 기준)이다. G5는 독일 1990년, 영국·프랑스 1991년, 미국·일본 1996년이 정점 연도로 2050년까지 감축 기간이 54년~60년이다. 2050년 기준 한국의 감축기간 36년으로G5 평균 57.2년보다 20년 이상 짧은 기간 안에 탄소감축을 추진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주요 업종의 에너지소비·탄소배출 효율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추가적 감축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의 주요 다배출업종인 철강, 정유 업종 등은 현재 기술과 설비 기준으로 세계 최고의 효율성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은 “철광석에서 철을 생산할 때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활용하여 탄소배출을 저감하는 기술인 수소환원제철, 석유가 아닌 사탕수수와 같은 바이오매스 원료에서 추출해 만드는 바이오납사 대량 생산기술과 같은 획기적 감축기술이 개발·도입되지 않는 이상 추가적 감축 여력이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은 탄소감축 기술 개발에 뒤늦게 뛰어들었다. 그 결과 기존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바이오·폐자원 에너지화 기술과 산업 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포집·이용·저장하는 기술(CCUS) 모두 세계 최고수준 대비 약 80% 수준에 머물러 있고 기술 격차도 4~5년가량 벌어져 있는 상황이다. 향후 산업부문 탄소감축은 획기적 탄소감축 기술 개발 여부에 달려있다.

신재생에너지 역량에서도 한국은 재생에너지안정성, 그린수소 생산잠재력 등이 세계 최저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재생에너지와 같은 무탄소 전력과 그린수소의 원활한 공급은 미래 산업부문 탄소감축에 핵심적인 요건이다. 한국은 주요 42개국을 대상으로 한 지리·자연환경에 따른 재생에너지 전력공급안정성 분석 결과, 좁은 국토면적과 부족한 일사량·풍속으로 42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한국 산업은 높은 제조업 비중, 짧은 감축기간, 최고 수준의 효율성, 차세대 탄소감축 기술 수준 열위, 신재생에너지 역량 부족으로 주요국에 비해 탄소감축에 불리한 여건”이라고 지적하고 “획기적 탄소감축기술 확보를 위한 정책지원을 강화하고 무탄소 에너지원인 원전 활용을 확대하는 한편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의 현실성도 재검토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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