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커스(AUKUS) 동맹 출범과 한국의 진로
오커스(AUKUS) 동맹 출범과 한국의 진로
  • 박동선 前주핀란드대사/정리=이지연 기자
  • 승인 2021.11.26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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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프간 철수 직후인 금년 9월 15일 영국, 호주 총리와 함께 3국간 안보동맹인 오커스(AUKUS) 결성을 선언했다. 첫 사업으로 미국은 호주에 8척 이상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기술과 핵물질을 지원키로 했다. 미국이 1958년 오직 영국에게만 제공했던 민감한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이번에 호주에 지원하는 것이다.

이로써 호주는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에서 일곱 번째 핵추진 잠수함 보유국이 된다. 핵추진 잠수함 기술 외에도 사이버 기술, 인공지능 및 해저기술들도 3국이 공유함으로써 상호 전력운용의 호환성을 높이게 된다.

3국은 오커스가 인도-태평양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며 들뜬 분위기지만, 이번 합의에 포함되지 못한 미국의 주요 동맹국들은 불만이다. 유럽연합(EU)은 자체적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하며 자강론을 내세웠고, 그 중에서 프랑스는 거세게 항의했다. 프랑스로서는 오커스동맹으로 인해 그간 호주가 프랑스 군수업체와 추진해온 900억 달러(한화 약105조원) 규모의 디젤 잠수함 12척의 건조 사업이 무산되기 때문이다.

특히 갈등이 고조되는 와중에 불의의 일격을 당한 중국이 강하게 반발했다.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소그룹, 소집단을 만드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며, 미국과 영국이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을 지원키로 한 데 대해 ‘지극히 무책임하고 편협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환구시보는 사설에서 “호주가 중국의 적으로 변모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동맹선언으로 미국은 한국, 일본, 호주와의 양자 방위동맹 체제와 더불어 영어권 5개국 정보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 미국·일본·인도·호주등 다자 안보 협의체인 '쿼드', 유엔사를 강화한 안보 협력체인 영국, 프랑스, 캐나다등 ‘유엔 참전 다국적군’에 이어 이번 ‘오커스’ 까지 포함하는 여려 겹의 ‘안보동맹 및 안보협력체’를 촘촘히 구축한 것이다. 미국이 이처럼 ‘안보동맹 및 안보협력체’을 구축한 이유는 중국의 군사력 증강과 위협이 전 방위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전 인도-태평양 사령관인 필립 데이비슨 대장은 중국이 비밀섬 기지 구축과 인공섬 건설 등 군사적 확장을 통해 사실상 남중국해를 장악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2019년 4월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증언에서 “현재 중국은 미국과 전쟁을 제외한 모든 시나리오에서 남중국해를 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 국방부가 11.3 공개한 ‘중국을 포함한 군사안보 전개 상황’ 제하의 의회 제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30년까지 핵탄두를 최소 1000개까지 늘릴 수 있다고 전망한다. 미 국방부가 지난해 작성한 보고서에서는 중국 핵탄두가 2030년까지 2배인 400개로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었다. 불과 1년 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중국의 핵군비 증강 속도가 훨씬 빨라진 것이다.

또한 보고서는 중국이 지상 발사 탄도미사일과 공중 및 잠수함에서 발사할 수 있는 미사일 등 육·해·공에서 핵탄두를 운반할 수 있는 3대 핵전력도 이미 갖췄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국이 최소 3곳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수 있는 수백 개의 지하 격납고 건설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북·중관계와 관련해 중국이 국경 근처에 미군이 없는 한반도를 목표로 하며, 한반도 유사시를 대비한 군사훈련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이날 애스펀 연구소 주최 포럼에서, ‘중국은 미국이 직면한 제1의 군사적 도전’이라고 언명했다. 또한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고 음속의 5배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등 최근 중국의 군사기술의 발전은 전 세계를 전략적 불안정의 시대로 접어들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은 현재 1250기 이상의 ‘중거리 미사일(INF)’ 을 지상에 배치해 역내 미 군사력의 접근을 원천차단하고 있다. 반면 미군은 이 지역에 중거리 미사일이 하나도 없는 실정이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미국은 오키나와와 필리 핀을 연결하는 ‘제1 도련선(쿠릴열도~일본~대만~필리핀~말라카 해엽)’ 인근 지역 뿐 아니라 일본과 한국에도 ‘중거리 미사일망’을 구축할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제2의 사드사태’ 우려까지 나온다.

이러한 중국의 위협은 특히 대만해협에서 노골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올해 들어 중국 전투기의 대만 방공식별구입 진입 횟수는 183일간 총 694차례에 달한다. 금년 10월에만 총196대가 183회 침범했다. 한편 시진핑 주석은 10월 9일 신해혁명 110주년 기념식에서 “대만과의 통일을 반드시 실현해야 하고 실현 될것”이라고 언명했다.

아울러 최근에는 중국이 미국과 국제사회에 대해 중국의 핵심이익을 건드리지 말라며 레드라인을 대내외에 선언한 상태다. 이 레드라인에는 하나의 중국 원칙, 대만, 홍콩, 신장, 티베트 그리고 남중국해 등이 포함된다. 이 선을 침범하면 중국은 ‘이에는 이’로 응징하는 이른바 전랑(戰狼)외교로 대응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강압외교를 의미한다.

이와 같은 중국의 군비증강, 대만 침공훈련, 전랑외교 등 전방위적 위협은 자유민주주의 진영 국가들을 결집시키고, 오커스동맹 등의 결성을 가져왔다. 이로써 중국은 이전보다 안보상황이 오히려 악화되는 안보 딜레마를 겪고 있다.

중국의 전방위적 위협과 이에 대응하는 미국의 오커스동맹 결성은 미·중간 패권경쟁의 일환이다. 이러한 패권경쟁이 패권전쟁으로 비화되지 않고, 평화적으로 종결 되도록 미·중 양국은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패권전쟁의 원인에 관해서는 현재 2가지 주장이 대립하고 있다. 종래의 ‘투키디데스 함정론(Thucydides Trap)’과 최근에 나온 ‘정점 강대국 함정론(Peaking Power Trap)’이 바로 그것이다.

이미 잘 알려진 ‘투키디데스 함정론’은 기존의 패권국인 미국이 자신에게 도전하려는 도전국 중국을 선제적으로 제압하려는 전쟁 유혹에 빠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정점 강대국 함정론’은 국력의 상승이 이미 정점에 도달해서 국력 하강을 앞두고 있는 도전국 중국이 오히려 기회의 문이 닫히기 전에 패권국인 미국에 도전해서 이익을 추구하려는 전쟁 유혹에 넘어 갈 우려가 있다고 분석한다.

‘정점 강대국 함정론’을 주창한 미국 정치학자 할 브랜즈(Hal Brands)와 마이클 베클리(Michael Beckley)는 중국이 바로 이 함정에 놓인 것으로 진단한다. 즉, 중국은 미국과 달리 이미 국력이 정점에 다다랐고, 쇠퇴가 시작됐기 때문에 중국이 더욱 문제라는 주장이다. 일례로 중국의 2007년도 성장률은 14%였으나 2019년에는 6%로 축소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성장률이 2%에 불과했다는 연구도 있다고 한다. 설상가상으로, 시진핑 정권은 안으로는 시장경제로 성장을 촉진하던 기존 정책대신 공동부유 라는 새로운 기치 아래 기업 국유화등 전체주의를 향해 치닫고 있다. 밖으로는 일대일로 정책으로 약소국을 빚더미에 놓이게 하고, 가차 없는 전랑외교를 전개함으로써 도처에 반중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더욱 위협적인 대외 정책을 추진하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현대의 핵무기 시대에 중국이 무모하게 패권전쟁을 도발할 가능성은 지극히 희박하다. 핵전쟁으로 상호 공멸을 초래 할 수도 있는 패권전쟁은 상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과거 냉전 시대에 미·소 간에 벌어진 패권 경쟁이 전쟁 없이 종료 된 것도 양국의 핵전쟁 공포 때문이 아닐까.

사실 냉전 시대의 미국과 소련은 동서 양대 진영으로 나뉘어 상호 무역이나 경제교류가 없었지만, 지금의 미국과 중국은 WTO 체제하 시장에서 서로 교역하고 투자함으로써 상호 의존도가 매우 높은 관계다. 이를 통해 미·중 양국은 호혜적 관계를 유지하며 중국의 국력이 엄청나게 신장했다. 따라서 미·중 양국은 기존의 전략대화 채널등을 활용해서 공멸을 피하고 공존공영하는 호혜적 관계를 회 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점에서 지난 11월 16일 미·중 양국이 화상으로 정상회담을 개최 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비록 공동성명이나 기자회견은 없었으나 양국 정상이 모든 현안에 대해 3시간 이상 솔직하고 건설적인 대화를 가진 것은 의미가 있다.

미·중정상 회담 모두 발언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중국의 체제 전환을 추구하지 않으며, 동맹 관계 강화를 통해 중국을 반대하는 것을 추구하지 않으며, 중국과 충돌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이에 시 주석은 “새로운 시기에 중·미는 공존을 위한 세 가지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며 “첫째는 상호 존중, 둘째는 평화 공존, 셋째는 협력 및 상생”이라며 “지구는 중·미가 함께 발전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크다. 제로섬 게임을 하지 말자”고 강조했다.

특히 대만문제에 관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장기적으로 일관되게 시행해 왔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의 현상 변경엔 반대한다”며 “대만해협과 지역의 평화와 안정 유지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시 주석은 “대만 당국이 ‘미국에 기대 독립을 도모하고’, 미국 일부 인사가 ‘대만으로 중국을 제어’하려는 의도가 있다”며 “이 추세는 매우 위험한 불장난으로, 불장난하는 자는 스스로 타 죽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이 도발하고 레드 라인을 넘으면 우리는 부득불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이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 문제의 현상 변경, 즉 무력에 의한 통일을 반대한다고 밝혔지만, 시 주석은 대만 측의 태도에 따라 무력 통일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미·중 패권경쟁에 직간접으로 연류된 우리나라로서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이 향후 한반도와 중동 등을 연결하는 해상교통로를 통제하려고 시도할 경우 심각한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다. 다행히 미국을 비롯한 오커스, 쿼드, 파이브 아이즈, NATO 동맹국들은 중동 지역으로 연결되는 핵심적 항로에서 항해의 자유를 지키는데 중대한 전략적, 경제적 이익을 한결 같이 공유하는 국가들이다. 특히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의 중요성”과 이 지역 번영에 있어 “항해와 항공의 자유”를 강조했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오커스에 참가한 호주처럼 미국과의 양자 동맹을 강화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안보동맹 및 안보협력체’에 가능한 범위내에서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국가안보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위는 필자의 개인적 견해로 본 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박동선 대사(dosupa@naver.com)는 미국 컬럼비아대학원에서 국제정치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주핀란드대사(주에스토니아 대사겸임), 주청뚜 총영사, 주OECD차석대사, 국제경제협력대사, 국회의장 외 교 수석비서관 등을 역임하였다. 현재 APEC 인적자원개발 실무그룹 의장, APEC 국제교육협력원 이사장 겸 부산대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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