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지역주거복지 활동을 통한 주거복지 실현, 인천서구 주거안정망구축사업소
[탐방]지역주거복지 활동을 통한 주거복지 실현, 인천서구 주거안정망구축사업소
  • 행복홍보단 권수연, 김희원, 윤효석
  • 승인 2021.09.15 1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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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을 꾸려가는 터전, 내 집 마련은 현대사회에서 가장 화두에 올라 있는 키워드다. 이유가 무엇일까? 그 답은 우리 삶의 각각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함으로써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건강’이라는 요소가 우리 삶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생각해 보자. 건강함은 일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 능력은 지속적인 생활 능력이 되고, 돌봄과 교육 또한 가능하게 한다. 이때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필수적인 요소가 바로 ‘안정된 주거’이다.

안전하고 따뜻한 보금자리는 건강뿐 아니라 대부분의 삶의 요소들을 유지하는 토대가 된다. 이처럼 삶의 기초가 되는 주거가 불안정하다면 그 삶은 단단히 서 있지 못하고 흔들릴 수밖에 없다. 공공에서 담당하는 사회보장제도는 주거 불안정에 놓인 사람들에게 지속가능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공공의 지원이나 제도가 모든 주거 불안정을 포용하는 것은 아니다. 주거가 불안정함에도 제도가 정한 기준에 맞지 않아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 또한 존재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주거복지 사각지대에 불을 밝히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여기 그 해답을 찾기 위한 시민단체의 활동을 소개한다.

# 1. 인천서구 ‘주거안정망구축사업소’ 개소식

지난 6월 14일, 행복홍보단은 민간시민단체인 주거복지연대 인천서구지부의 소규모 공공임대주택 입주자와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주거복지 제공 거점, ‘주거안정망구축사업소’ 1호 개소식 현장을 찾았다.

주거복지연대 인천서구지부는 주거안정망구축사업소 안에 ‘우물가빨래터’와 ‘그린사랑방’을 두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주거복지연대 관계자에 따르면 우물가빨래터와 그린사랑방은 인천 서구 연희동의 LH매입임대 소규모 주택의 오랫동안 방치된 빈집 두 곳을 주거복지연대가 자체적으로 수리하여 마련하였다.

현장을 방문하니 두 공간은 각각 빨래터와 사랑방으로, 빨래터에는 충분히 큰 세탁기와 건조기 총 3대, 세제 및 섬유유연제 등의 여러 비품, 쉴 수 있는 의자와 책상, 우물가 빨래터를 상징하는 아름다운 그림이 전시되어 있었다.

사랑방에는 주민들의 편안한 휴게공간으로 족욕기 3대와 발 안마기가 마련되어 있으며, 우물가 빨래터를 상징하는 그림이 마련되어 있었다. 실제 사랑방을 이용한 신 씨(58)는 “발이 너무 시원해서 편하게 쉴 수 있을 것 같다. 사용법에 대한 설명이 있으면 더 좋겠다.”고 사용 소감을 전했다.

두 공간 모두 고급 도료와 벽지, 장판으로 반지하임에도 곰팡이 냄새가 전혀 나지 않고, 충분히 밝고 쾌적한 환경이 마련되어 있었다.

개소식 현장을 찾은 인천서구의회 의원들은 “공공에서도 하기 힘든 민간주도의 사업”이라며 그 의미를 높이 사고, 공공의 전문적인 사업으로 발전해야 함과 그에 따른 조례나 예산의 정책적인 부분에서의 주민들과 함께 논의하여 결실을 볼 것을 약속했다.

# 2. 인터뷰 : 주거복지연대 남상오 이사장, 인천서구지부 조성직 지부장

Q : 주거안정망구축사업소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나요?

남 : 임대주택 입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큰 어려움은 공동체 커뮤니티가 이뤄지지 못해 자신의 집에 대한 정주의식을 가지기 어렵다는 점과 경제적인 부분이 잘 갖춰져 있지 못해 쾌적한 주거환경을 유지하기 힘든 것이에요. 주거복지 공간창출과 주거서비스를 통해 해당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목적이 되어 주거안정망구축 사업소라는 결실을 본 겁니다.

Q : 주거안정망구축 사업소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조 : LH매입임대주택에는 대개 평수가 작은 곳에 거주하시고, 경제적 여건이 좋지 못하거나, 몸이 불편하신 주거취약계층분들이 살고 계십니다. 하지만 이분들을 위한 주거서비스 및 주거복지를 실천해줄 관리사무소와 같은 곳이 부재합니다. 주거안정망구축 사업은 이러한 분들을 위한 주거복지프로그램이며 동시에 주거취약계층과 서비스 제공자 간의 소통, 지역주민과 만남의 장으로도 활용되는 공간입니다.

Q : 우물가 빨래터와 그린사랑방의 구체적 내용은 무엇인가요?

조 : 우물가 빨래터는 경제적 여건이 좋지 못하거나 몸이 불편하신 취약계층 입주민이 부담을 느끼는 큰 부피의 이불 빨래 등 대형세탁물을 무료로 봉사자들이 직접 수거, 세탁, 건조의 과정을 거처 배달까지 진행함과 동시에, 집을 방문하여 주거 상담 및 욕구조사를 진행함으로 실질적인 주거복지실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합니다.

Q : 우물가를 형상화한 것이 인상적인데 왜 우물가(정)를 모티브로 삼으셨나요?

남 : 정이라는 글자에는 우물 정(井), 깨끗할 정(淨), 인정을 뜻하는 정(情)의 의미가 있어요. 첫 번째 우물을 뜻하는 정(井)은 과거 어머니들이 함께 모여 빨래를 하며 소통하던 공동체의 공간이었던 우물가를 다시금 빨래터로 형상화하여 현재의 마을 공동체의 회복을 의미합니다.

두 번째 깨끗할 정(淨)의 의미는 이불 빨래 같이 대형세탁물이 부담인 입주민에게 수거, 세탁, 건조, 배달의 무료세탁 서비스를 제공하여 주거위생을 개선하고 주거방문과 주거상담이 자연스레 이어지는 사업의 내용을 의미합니다.

마지막 인정의 정(情)은 돌봄의 역할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휴게공간에서 마을 사람들이 소통하면서 인정을 나누고 서로의 돌봄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합니다.

# 3. 청년의 눈으로 바라본 ‘주거안정망구축사업소’

지역 내에 소규모 LH 공공임대주택들은 여타 건설임대아파트에 비해 직접적인 주거복지 서비스 혜택을 받기 어렵다. 이러한 소규모 주택동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거복지연대에서는 ‘지역주거복지’를 주장, 관련 사업을 시도하고 있는데 인천서구 주거안정망구축사업소의 우물가 빨래터, 그린 사랑방 설립이 그 시도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주택의 공급에만 초점을 맞춰왔던 기존의 정책이 최근 거주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면서, 국가는 주거 뿐 아니라 일자리, 건강, 돌봄, 교육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주거복지 제도를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 국토 전 지역 구석구석 마다 사무실을 설치하기에는 비용을 비롯해 지역 및 시민 이해도의 부족, 비효율성, 참여 저조 등 여러 현실적인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타개 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지역 내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풀뿌리 민간 주도의 주거복지 공급이다. 높은 지역 이해도와 전문성과 열정을 바탕으로 효율적인 주거복지 사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인천서구의회와 LH는 주거복지연대의 인천서구 주거안정망구축사업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개인의 삶은 우리 이웃들의 삶과도 연결되어 있다. 주거복지연대의 ‘우물가 빨래터’와 ‘그린 사랑방’은 그 연결을 더욱 단단히 하여, 주거취약계층의 삶이 흔들리지 않고 깊게 뿌리내릴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단순히 주거취약계층의 주거 공간을 마련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들이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그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 주거복지연대가 제공하는 진정한 주거복지다.

인천서구 주거안정망구축사업소, ‘우물가 빨래터’와 ‘그린 사랑방’이 더 많은 지역의 주거안정망 구축을 촉구하는 선례로 남기를 기원한다.

*해당 기사는 주거복지연대와 데일리경제와 크리에이티브 소셜벤처연합의 협력으로 작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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