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금융기관, 리스크관리 인식 부족하다"
금감원 "금융기관, 리스크관리 인식 부족하다"
  • 이원섭 기자
  • 승인 2010.02.2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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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종화기자] 금융감독원이 금융기관의 리스크관리 중요성에 대한 인식부족을 질책하고 나섰다.

이장영 금감원 부원장은 25일 "그동안 학계와 감독당국 등에서 리스크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강조해왔지만 금융회사의 경영현장에서는 아직도 이에 대한 인식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부원장은 이날 금감원이 한국금융연구원과 공동으로 개최한 '금융회사의 리스크 지배구조 개선 심포지움' 기조연설에서 이 같이 지적하고 "리스크 지배구조를 공고히하고 리스크 전담 임원이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고경영자의 독단적 경영으로 위기관리 시스템이 가동되지 않는데다 감독당국의 권고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리스크관리가 안된다는 따가운 질책이다.
 
실제로 최고경영진의 독단적인 행동을 견제하는 리스크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위기를 맞은 사례가 적지 않다.
 
일례로 메릴린치의 경우 최고경영자가 '부채담보부증권(CDO)'의 위험성을 경고한 최고위기관리자(CRO : Chief Risk Officer)를 해고해 리스크관리 체제가 작동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메릴린치는 이번 금융위기 극복과정에서 최악의 적자를 헤어나지 못하고 BOA(Bank of America)에 매각됐다.
 
반면 JP모건은 모기지 연체율 증가에 따른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는 리스크 관리 파트의 조언에 따라 CDO 시장의 수익성이 좋음에도 모기지 시장에서 철수, 금융위기의 파고에서 살아 남았다.
 
금감원은 형식적인 스트레스 테스트도 문제 삼았다.
 
이 부원장은 "대부분의 국내 금융기관에서도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지만 그 결과를 이사회나 경영진에서 위기상황대비 등 중요 의사결정에 충분히 활용하지 않는다"면서 "귀중한 자료가 무용지물이 되는 측면이 있다"고 비판했다.
 
리스크 전담 부문의 독립성이 지켜지지 않고, 국내 은행의 리스크 전담 임원의 짧은 근속기간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그는 "지난 5년간 CEO의 평균재임기간은 42개월인데 비해 CRO의 임기는 18개월로 CEO의 절반도 안되는 실정"이라면서 "강력한 리스트관리 문화구축과 리스크 전담 임원의 독립성, 전문성 확보는 리스크관리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심포지움을 개최한 배경에 대해 금감원은 관계자는 "리스크관리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더욱 공고히하고 실효성 있는 리스크 지배구조 및 리스크 관리문화 확립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움에서는 김명직 한양대 교수가 '금융위기와 리스크 관리', 한국금융연구원 구정한 연구위원이 '바람직한 리스크전담임원(CRO)의 권한 및 역할', 한국개발원(KDI) 이건호 교수가 '우리나라 금융회사 리스크 재배구조 현황 및 개선방안' 등을 발표했다.
 
뉴스토마토 김종화 기자 just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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