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세계 민간 경제계, 아직 세계경제 회복 낙관 이르다”
전경련“세계 민간 경제계, 아직 세계경제 회복 낙관 이르다”
  • 이지연 기자
  • 승인 2021.07.05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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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日, 獨 등 주요 18국 경제단체·국제기구 대상 ‘코로나 2년차 세계 전망’ 조사
- 코로나 국지적 발발 반복(84.1%)으로 장단기 경제회복 지연(57.9%)
- 올해 경제성장률 IMF 전망(6%)보다 낮을 것(52.4%), 마이너스 성장 전망도(38.1%)
- 포스트-코로나 기업 줄도산 우려(38.2%), 재정정책은 기업살려 일자리 창출해야(80%)
- 세계화·다자주의 앞으로도 회복 안 돼(57.2%), 미중 경제질서 주도권 경쟁 심화(90.5%)

글로벌 민간 경제계는 올해 반복적인 코로나의 국지적 발발로 인해 경제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보고 정부·국제기구보다 비관적으로 세계경제를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은 4일 5~6월에 걸쳐 실시한 [세계경제 결정적 순간: 코로나 2년차 전망]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고 밝혔다. 설문에 참여한 국가들은 미국, 일본 등 전 세계 GDP의 52%를 차지하는 주요 18개국과 EU와 OECD 등 경제권을 대표하는 국제기구 3개이다.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전망] 세계 경제회복 낙관 섣불러... 코로나 국지적 발발 반복(84.1%)으로 장단기 경제회복 지연(57.9%), 마이너스 성장 전망도 38.1%에 달해

코로나 델타 변이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민간 경제계는 올해 세계경제를 국제기구의 예측에 비해 훨씬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세계경제의 코로나 회복 양상과 관련, 대다수(84.1%)가 코로나의 반복적인 국지적 재발이 올해 세계경제를 특징지을 것으로 보았다. 절반 가량(47.4%)이 “코로나의 국지적 발발로 인해 단기적으로 경제성장이 지연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10.5%는 “장기적으로도 경제회복이 늦춰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절반이 넘는(52.4%) 세계경제단체가 IMF가 예상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6%보다 낮은 경제성장률을 전망했으며, 마이너스 경제성장을 예상한 경제단체도 38.1%에 달했다.

이는 세계경제단체들이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의 경우 향후 1년 반 안에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경제가 회복(71.4%)되는 반면, 백신 배포가 늦은 국가의 경우는 3년 이상이 소요(52.4%)되는 등 낙관론 일색인 정부 기관들의 전망에 비해 경제회복 속도의 격차가 있을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또한 ▶경제단체들이 각 지역별·국가별 경제 현황과 세계경제와의 격차를 파악하고 있는 점, ▶기업 현장에 직접 접해있는 점 등 글로벌 경제단체들의 현실적인 체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무역질서] 코로나 이후에도 세계화·다자주의 회복 안 돼 57.2%…수출한국 적신호 세계경제 양분화 전망(첨단산업-美 vs 제조 공급망-中) 47.6%…한국입장 난처

코로나19 타격 이후 세계화와 다자주의가 손상을 입은 가운데, 세계경제단체들은 앞으로 자국중심주의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어 수출 위주의 한국 경제에게는 위험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응답 국가의 47.7%(약한 자국중심주의 38.2% 및 강한 자국중심주의 9.5%)가 다자주의·세계화가 향후 계속해서 악화일로를 걸을 것으로 예측했으며, 9.5%는 코로나19로 훼손된 작년·올해 수준의 현상 유지, 42.8%(약한 다자주의 33.3% 및 강한 다자주의 9.5%)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미중갈등을 둘러싼 글로벌 경제질서와 관련하여 절대다수인 90.5%(디커플링 심화 42.9% 및 첨단 산업 미국, 공급사슬 중국 양분 47.6%)가 미중 경제대립 첨예화를 예상하여 미중 사이의 한국기업의 입장은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응답 국가의 47.6%가 첨단산업은 미국이 주도하고 전통제조업의 공급사슬은 중국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세계경제가 양분화될 것으로 예상하였으며, 42.9%는 전방위적인 중국과의 디커플링 심화를 전망하였다.

바이든 주도로 미국이 리드하는 세계 경제질서가 강화될 것으로 본 응답자는 9.5%에 머물렀다. 한편, 중국이 세계적으로 주요국 중 유일하게 작년 코로나 시국에서 플러스 경제성장을 이룬 점이 코로나 발생 이후 가장 예상치 못했던 사실 중 2위(22.6%)로 꼽혀, 세계 각국이 중국의 부상을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공급망] 오프쇼어링(29.2%), 니어쇼어링(25.0%), 리쇼어링(16.6%) 등 공급망 탄력성 확대 노력

코로나 강타 이후 글로벌 공급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자국 공급망에 다소 변화가 있었다는 응답이 57.1%로 과반을 넘었고, 별다른 변화가 없다는 응답은 38.1%로 나타났다. 공급망 변화의 형태는 다양하게 나타났는데, 국내기업이 해외로 진출하는 오프쇼어링(29.2%), 제조시설이 본국에 인접한 국가로 재배치되는 니어쇼어링(25.0%) 등 해외 공급망이 적극적으로 개척· 다변화되고 있었으며, 기업이 본국으로 되돌아오는 리쇼어링(16.6%) 형태도 다수 조사되었다.

[재정정책] 확장재정 운영 방향은 기업 살려 일자리 창출해야 (80.0%)

세계 주요국 경제계는 각국 정부의 코로나 대응 기업 지원책이 실제로 도움이 되었다(71.4%-매우 도움 됨 38.1%, 다소 도움 됨 33.3%)고 평가하였으며, 이에 따라 재정정책 운용 방향을 올해까지는 긴축재정으로의 전환(25.0%)보다는 확정재정 기조를 지속(75.0%)시켜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이를 위해 향후 효과적인 재정정책 운용을 위해서는 절대다수가 근로자에 대한 직접 지원(20.0%)보다 기업을 우선적으로 지원하여 일자리를 창출하라는 의견(80.0%)에 힘을 실었다.

[기업] 정부지원 종결 후 기업 줄도산 우려 (38.2%) [조세] 정부정책 한계, 세금으로 기업 전가 (36.4%)

세계경제단체들은 코로나 이후 예상되는 실업, 금융불안정, 빈곤 심화보다 기업의 생존 문제를 가장 큰 위협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코로나 부양책 종료 후 드러날 가장 심각한 문제점으로 응답자의 38.2%가 ‘정부 인공호흡으로 버텨 온 기업들의 도산’을 1순위로 꼽았다. ‘막대한 유동성 공급 후 금융과 실물의 괴리와 부작용(17.7%)’, ‘고용지원 제도 종료 이후 실업 전면화(17.7%)’ ‘빈곤·불평등 심화(17.6%)’ 등이 뒤를 이어 정부 부양책 종료 이후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편, 최근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는 글로벌 최저법인세, 탄소세, 디지털세 등 기업 대상의 각종 세금에 대해서 ‘정치 리더십이 한계에 부딪힌 재정 이슈를 각종 세금의 형태로 기업에 전가한다(36.4%)’고 지적했다.

[노동] 코로나 이후 근무형태 영원히 바뀐다…원격근무 활용 100% 예상

세계 각국은 코로나 이후 도입된 원격근무가 영구히 정착할 것으로 판단했다. 원격근무와 현장근무가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이 운영되는 가운데 오피스 근무 비중이 더 커질 것이라는 응답이 81.0%, 원격근무 비중이 더 커질 것이라는 응답이 나머지 19.0%를 차지했다. 코로나 이전과 같은 오피스 중심의 근무방식으로 돌아가거나 완전한 원격근무 형태로 전환할 것이라는 응답은 전무했다.

전 세계적 백신거부 놀랍다(35.5%), 세계경제 허를 찌른 중국 경제성과(22.6%)

한편, 지난 1년간 코로나19를 겪으며 드러난 가장 예상치 못했던 사실로 ‘전 세계적인 백신 접종 거부 현상(35.5%)’이 1위로 꼽혔으며, ‘중국의 세계 유일한 플러스 경제성장(22.6%)’이 뒤를 이었다.

금번 조사 결과에 대해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기업들과 접촉이 많은 주요국 경제단체에서 느끼는 체감 경제전망이 국제적인 공식 통계보다 비관적으로, 올해 세계경제 회복에 대한 낙관은 아직 조심스럽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심리라는 관점에서 기업의 활력 제고를 위한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코로나 정부지원 종료 후 기업의 줄도산이 예상된다는 점을 보면 실물경제 현장은 예상보다 심각할 수 있다”며, “기업 생존 지원을 위한 정부 정책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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