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라법 국무회의 통과..양육의무 저버린 부모 상속권 상실된다
구하라법 국무회의 통과..양육의무 저버린 부모 상속권 상실된다
  • 최세영 기자
  • 승인 2021.06.1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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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0일 구하라법 폐기와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구호인씨와 서영교 민주당 의원등/자료사진=서영교 의원실 제공
지난 5월 20일 구하라법 폐기와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구호인씨와 서영교 민주당 의원등/자료사진=서영교 의원실 제공

자녀에 대한 중대한 양육의무의 위반 내지 학대 등의 경우 상속인의 상속권을 상실시키는 제도의 도입을 골자로 하는 일명 구하라법으로 알려진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법무부는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을 18일경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그동안 ‘구하라법’이라고 불려지던 상속권상실제도는 상속에 있어서 망인의 의사를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부양의무의 해태나 학대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다.

이번에 개정되는 민법 일부 개정 법률안에 따르면, 먼서,  민법 제1004조의2 상속권상실제도를 신설한다.

 상속권 상실제도는 상속인이 될 사람이 피상속인에 대하여 중대한 부양의무의 위반, 중대한 범죄행위, 학대 그 밖의 심히 부당한 대우 등을 한 경우 피상속인이나 법정상속인의 청구에 따라 가정법원이 상속권상실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상속관계의 중요성에 비추어 가정법원으로 하여금 상속인 및 이해관계인의 입장 등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도록 하고 피상속인의 의사가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했다.

민법 제1004조의 3 용서제도 신설도 눈에 띈다. 상속권상실 사유가 존재하는 경우에도 피상속인이 용서를 통해 상속권을 계속 인정할 수 있도록 했다.

다음으로, 현행 대습상속제도가 정비된다. 대습상속(代襲相續)은 상속인이 될 자가 사망 또는 상속결격으로 상속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에 그의 배우자 및 직계비속이 대신 상속을 하는 제도로  상속인에게 상속권을 상실시키면서도 그 배우자나 자녀에게 대습상속을 인정할 경우 상속권상실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고, 피상속인의 의사에 반할 수 있어 상속권상실의 경우 대습상속사유로 추가하지 않는다.

같은 취지에서 「민법」 제1004조의 상속결격도 대습상속사유에서 제외하였다.

법무부는 "이번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심의를 통과하여 공포‧시행되면 가정 내 학대 등 부당한 대우를 방지하고,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상속에 있어서 피상속인의 의사를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구하라법은 걸그룹 카라 출신 고 구하라의 친모가 상속을 받게 되는 것과 관련, 오빠인 구호인씨가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비롯됐다.

구씨는 20대 국회에서 구하라법이 폐기된 것과 관련,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등과 기자회견에 나서  "21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통과되기를 호소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구 씨는 "친모는 하라가 9살 때, 제가 11살이 될 무렵 가출해 거의 20여년 동안 연락이 되지 않았다. 그 기간 동안 아버지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전국을 전전하였고, 저희들은 할머니와 고모의 보살핌 속에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며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다."면서 "저희들에게는 엄마라는 존재가 없었다기 보다는 엄마라는 단어가 없었다. 부를 수 없는 단어였기 때문"이라고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구 씨는 "하라는 겉으로는 항상 씩씩하고 밝은 동생이었지만. 항상 아프고 약하고 사랑을 갈구하고 외로움을 많이 타는 동생이었다. 저는 그런 하라를 보면 항상 마음이 아팠다. 그 이유는 하라의 모습이 제 모습이기도 했기 때문"이라며 "하라는 평생을 친모로부터 버림받았던 트라우마와 친모에 대한 뼈에 사무치는 그리움과 싸우며 살아갔다. 하라는 생전에도 자신을 버린 친모에 대한 분노와 아쉬움, 공허함, 그리고 그리움을 자주 저에게 토로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라의 장례를 치루던 중 친모가 갑자기 장례식장에 찾아와 우리 가족들의 항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상주역할을 자처하겠다고 소리를 지르고, 장례식장의 대화를 녹취하고, 조문 온 연예인들과 인증샷을 남기려고 하는 등 상식적으로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행동을 했다"고 폭로하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자신의 친딸의 장례식장에서 연예인들과 인증샷을 남기려고 하는게 정말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분개한 바 있다.

그러면서  "구하라법이 만들어진다고 하더라도 소급입법의 원칙 상 저희 가족들이 진행하고 있는 상속재산분할사건에는 개정된 법이 바로 적용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구하라법 입법청원을 노종언 변호사와 함께 적극적으로 추진한 이유는 어린 시절 친모에게 버림받고 평생을 외로움과 그리움으로 고통받았던 하라와 제 가족 같은 비극이 우리 사회에서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였다."고 전했다.

구 씨는  "이 구하라법의 통과가 평생을 슬프고 아프고 외롭게 살아갔던 사랑하는 동생을 위하여 제가 동생에게 해줄 수 있는 어떻게 보면 마지막 선물이라고 생각한다"며 "비록 20대 국회에서는 구하라법이 만들어지지 못하였지만,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21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통과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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