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칼럼니스트 [ 변연배의 와인과 함께하는 세상 67 ] 포트 와인(Port Wine)
와인칼럼니스트 [ 변연배의 와인과 함께하는 세상 67 ] 포트 와인(Port Wine)
  • 변연배 칼럼전문기자
  • 승인 2021.06.10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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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은 서쪽으로는 대서양, 남쪽으로는 지중해, 동쪽은 유럽 대륙으로 이어지는 스페인과 맞닿아 있다. 이러한 지리적 배경에 따라 기후도 지중해성과 아열대, 온대 기후가 혼재해 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속한 이베리아 반도에서 최초로 포도나무가 재배되기 시작된 시기는 기원전 7세기경으로 그리스인들을 통해 전파됐다. 기원전 12세기에 이미 페니키아인들이 포도재배를 시작했다는 설도 있다. 그러나 포도재배와 와인 양조가 체계적으로 시작된 것은 기원전 2세기경 로마인들이 이베리아 반도에 진출하면서부터 이다. 로마는 그후 500년간 이 지역을 지배하면서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양조하였다. 포르투갈에만 현재 250여개의 양조용 토착 포도품종들이 있다. 

포르투갈은 좋은 와인도 많이 생산하지만 포르투갈 하면 포트 와인이 먼저 생각난다. 포트 와인은 포르투갈어로 “포르투(Porto)” 와인 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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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북부의 도루(Douro)강 유역에서 와인에 알코올 도수가 높은 주정을 첨가하여 생산하는 주정 강화 와인을 지칭한다. 17세기 후반 포르투갈 도루 강 하구에 있는 포르투(Porto) 항구에서 수출되었기 때문에 유래한 이름이다. 유럽연합의 원산지 보호정책에 따라 오직 포르투갈에서 생산된 강화 와인에만 “Port 혹은 Porto”라는 이름을 쓸 수 있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강화와인도 영어로는Port와인이라 표기하지만 Porto라는 명칭을 쓸 수는 없다.    

포트 와인의 유명한 브랜드를 보면 Taylor, Scot, Graham’s, Cockburn, Sandeman 등의 영어 식 이름이 많은데 이는 포트 와인이 탄생한 역사적인 배경과 관련이 있다. 포르투갈은 포르투갈 왕국이 수립된 1174년부터 다른 나라로 와인을 수출하기 시작했는데 주요 교역국은 영국이었다. 대서양을 끼고 있는 지리적 이점상 해상무역이 용이했는데 와인의 수출은 특히 기후 환경 등으로 포도의 재배가 어려웠던 영국과 상호 이해 관계가 맞았다.       
 
영국이 프랑스와 백년전쟁으로 와인의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1386년 두 나라는 윈저 조약으로 불리는 정치적, 상업적 동맹관계를 맺는다. 이 조약에 따라 15세기 중엽까지 대규모의 포르투갈 와인이 영국으로 수출되었다. 영국은 교환 무역형태로 와인 대금을 바칼라오(Bacalao)로 불리는 소금에 절인 대구로 지급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포르투갈 와인을 ‘Port’와인이라고 부른 것이 처음 기록에 나타나는 것은 그로부터 한참 후인 1678년이 되어서 이다. 1755년 베어슬리(Bearley)라는 영국인이 처음 도루의 와이너리를 매입하여 Taylor’s Port라는 브랜드로 와인을 생산한 이후 많은 영국인들이 직접 와이너리를 현지에다 설립하여 포트 와인을 영국으로 수출하였다. Talyor’s Port는 현재에도 여전히 창업자의 후손들이 운영하고 있다.  

포트 와인은 와인의 발효과정에서 77도 정도에 달하는 브랜디 등 알코올 도수가 높은 주정을 첨가하여 발효를 강제로 중지시킨 후 숙성한다. 보통 자연상태에서의 와인은 글루코스라 불리는 포도당이 계속 공급되면 알코올 도수가 최고 16도 정도에 달할 때 까지 발효가 계속되지만 그 보다 높은 알코올이 인위적으로 첨가되면 효모가 죽어 발효가 중지되면서 미처 발효되지 못한 당분은 와인에 그대로 남는다. 포트 와인의 알코올 도수가 보통 19~22도로 높고 달콤한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포트와인을 ‘강화 와인(Fortified Wine)’이라고 부르는 것은 알코올을 강화했다는 뜻이다. 강화와인이 처음 탄생하게 된 것은 선박에 의한 장기간의 해상 운송기간 중 와인의 변질을 막기위해 브랜디를 첨가한 것이 배경이다.  

포트 와인의 색깔은 포도품종, 사용하는 오크 통, 숙성 기간에 따라 여러가지 색깔이 난다. 레드 품종 포트 와인은 어두운 적색부터 엷은 갈색까지 여러가지 다양한 색깔이 있다. 화이트 품종으로 만드는 포트 와인은 ‘옅은 베이지 색(pale white), 밀짚 색(straw white), 황금색(golden white)등의 색깔이 있다.  그리고 당도는 ‘매우 달콤한(very sweet), 달콤한(sweet), 중간 정도 드라이한(half dry), 아주 드라이한(extra dry)’ 으로 구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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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포도 품종과 숙성의 형태에 따라 구분하기도 한다.

. 화이트 포트(White Port): 하비가투(Rabigato), 비오시뉴(Viosinho), 구베이우(gouveio), 말바지아(Malvasia)등의 
포도 품종으로 만든다. 보통 7년 정도 숙성하는데 당도가 높지 않은 편이다. 

. 루비 포트(Ruby Port): 와인의 과일향과 덜 숙성된 풋풋함의 정도와 품질의 정도에 따라 “Ruby, Reserva, Late Bottled Vintage(LBV: 4~6년 정도 숙성)등으로 세분하기도 한다. 토리가 프란카, 토리가 나시오날, 틴타 바호카 등 레드 와인용이 대표적 품종이다. 보통 숙성연도가 3년정도로 길지 않은 탓에 가격도 비싸지 않아 가볍게 마실 수 있다. 2년 정도 숙성한 경우 당도가 매우 높다. 병입 후에는 숙성이 중지된다.    

. 토니 포트(Tawny Port): 오크통이나 대형 보관통에서의 숙성정도에 따라 적갈색, 갈색, 혹은 옅은 갈색 등 색깔이 난다. 오래될수록 견과류나 목재향이 난다. ‘Tawny, Tawny Reserve 및 숙성기간에 따라 Tawny 10년/20년/30년/40년 등으로 표시한다. 사용하는 품종은 루비 포트와 비슷하다.

. 빈티지 포트(Vintage Port): 토니와 루비 포트와 같은 레드 품종을 사용하나 주로 엄선된 토리가 나시오날과 토리가 프란카를 블렌딩 한다. 오크통에서 보통 2~4년간 숙성한 후 병입 한다. 병입 후에는 10~40년간 숙성한다. 전체 포트 와인 중 2%를 넘지 않을 정도로 생산량이 제한적이다.   

포트와인을 양조하는데 쓰이는 포도품종은 80 가지가 넘지만 토리가 나시오날, 틴타 바호카, 틴다 까옹, 틴타 호리스, 토리가 프란카의 5 가지 품종이 주로 사용된다. 

참고로 대한항공의 퍼스트와 비지니스 클래스 에서 서빙되는 포트 와인은 역시 도루에서 생산되는 “Founder’s Reserve Porto, Sandeman”이다. 아시아나 항공의 퍼스트와 비즈니스 클래스에서는 “Taylor Port 20년” 을 서빙 한다. 델타 항공은’’Ferreira Dona Antonio 10년”의 토니 포트를, 포트 와인의 본 고장인 포르투갈 항공은 “Graham’s 10년” 토니 포트를 서비스한다.

유럽에서는 포트와인을 주로 식전주로 내는데 비해 영미권에서는 와인의 달콤한 특성상 보통 식후주로 내놓는다. 안주로 치즈, 견과류는 물론 초콜렛도 어울린다. 

휴가 가는 기내에서 포트 와인을 마시고 싶다.

 


■ 와인칼럼니스트 변연배

▣ 경력
ㆍ우아한 형제들 인사총괄임원/경영학박사(현)
ㆍCoupang 부사장ㆍDHL 부사장
ㆍMotorola 아시아태평양지역 인사담당 임원
ㆍHI Solutions, Inc. 대표이사
ㆍ두산 Seagram㈜ 부사장
ㆍ주한 외국기업 인사관리협회 (KOFEN) 회장
ㆍ연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ㆍ중앙공무원 연수원 외래교수
ㆍ칼럼니스트
ㆍ와인 바/ 와인 관련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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